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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막무가내 문닫는데…학부모들 ‘정부 대책 못믿겠네’

양선아 2018. 12. 17
조회수 1468 추천수 0
교육청 감사 착수도 늑장인데다 
소개해준 유치원 조건 안맞거나 
국공립 정원 늘려 수용 등 땜질식 
학부모들, 실질 도움 못받아 발동동 
경기도 용인시 ㅈ유치원 학부모들이 지난달 29일 유치원 건너편에서 ‘폐원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이 유치원 설립자는 학부모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지 못해 교육청의 폐원 인가를 받지 못했지만, 내년 3월 유치원 문을 닫겠다는 방침이다. 학부모들은 국공립 유치원 신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시 ㅈ유치원 학부모들이 지난달 29일 유치원 건너편에서 ‘폐원 반대’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이 유치원 설립자는 학부모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지 못해 교육청의 폐원 인가를 받지 못했지만, 내년 3월 유치원 문을 닫겠다는 방침이다. 학부모들은 국공립 유치원 신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치원 3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표류 중인 가운데 이에 반발하는 일부 사립유치원은 막무가내식으로 폐원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특히 폐원 통보 뒤에도 각 시·도교육청이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은 일부 지역에서는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 ㅇ유치원의 경우 지난 4월 고용 원장이 급식비리 등을 내부고발하면서 4천만원 환수 조치를 당하자, 설립자의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폐원 의사를 밝혔다. 학부모와 원장은 폐원에 반대했고, 설립자는 학부모 3분의 2 이상의 동의서를 받지 못했지만 내년 2월 폐원을 강행하려고 한다. 현행법상 폐원을 하려면 학부모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고 유아지원계획서를 마무리한 뒤 교육청 인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기고 무단 폐원을 할 경우 ‘징역 3년 또는 벌금 3천만원’을 물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교육청과 광주하남교육지원청, 하남시 등은 ‘학부모들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치원 무단 폐원 119’ 법률지원단 손익찬 변호사는 “학부모들이 11월초부터 특별감사를 요청했는데 도교육청은 17일에야 감사에 들어간다”며 “설립자가 최근 관련 자료를 무단 반출시켜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속한 감사와 세무조사 등을 통해 무단 폐원 유치원에 강력 대응해야 조금이라도 폐원을 막을 수 있는데 정부 의지가 점점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충남 천안 ㅎ유치원은 지난달 말 불법 가족경영과 회계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충남도교육청이 지난 11일부터 특별감사를 시작하자 폐원 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이 유치원 원장은 폐원을 철회한 뒤 학부모들에게 감사를 하지 말아달라는 탄원서를 써달라고 요청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도아무개 학부모비상대책위원장은 “광주하남교육청은 이미 무단 폐원을 기정사실화하고 다른 유치원을 소개했는데, 비용이 더 높거나 시설이 낙후된 곳들이어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 ㅈ유치원도 학부모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지 못했지만 설립자는 내년 2월까지만 유치원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이 유치원이 폐원하면 인근 국공립유치원에 유아들을 수용하겠다는 방침인데, 학부모들은 기존 국공립유치원의 반별 정원을 늘리는 ‘땜질식 대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 이아무개씨는 “용인 지역은 ‘처음학교로’ 참여율이 전국 꼴찌인데다 국공립유치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교육청은 어떻게든 지금 상황을 넘어가려고만 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국공립유치원을 신속하게 증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유치원 학부모들은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국공립 신증설을 교육청에 계속 촉구할 계획이다.


유치원 학비와 비슷한 비용으로 운영할 테니 어학원으로 진급 신청을 하라며 학부모를 회유하는 유치원도 있다. 서울 마포 ㅇ유치원은 폐원 의사를 밝히면서 어학원 진급 신청서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학부모 손아라(가명)씨는 “주변에 유치원이 없는 상황이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진급 신청서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이 유치원 원장은 어학원 전환을 반대하는 한 학부모가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자 삭제를 요구하기도 해 학부모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관할인 서울서부교육지원청은 매입형 유치원과 국공립유치원 신설·증설을 모색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당장 내년에 진급을 앞둔 유아 학부모들에겐 실질적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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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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