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전 세계 사로잡은 그 게임은 어떻게 탄생했나

베이비트리 2018. 12. 07
조회수 1375 추천수 0
‘포켓몬스터’ 개발자 이야기
마치 게임하듯 즐기는 그림책
‘친구들과 함께’가 성공 비결

151마리 몬스터의 숲.exe
주영상 글, 이영환 그림/씨드북·1만2000원

곤충채집을 좋아하는 한 소년이 있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야구나 숨바꼭질 따위를 하기보다 사슴벌레나 풍뎅이를 수집하는 게 더 좋았다. 하지만 살던 동네가 재개발이 되면서 점점 곤충을 보기 힘들어졌다. 그런 아이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게임이었다. 아이의 이름은 다지리 사토시. 세계적인 인기 게임 ‘포켓몬스터’의 아버지다. 포켓몬스터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151마리의 몬스터를 수집해 훈련시키고 친구와 교환하는 내용의 게임으로, 이 시리즈의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3억개를 넘겼다(일본 게임잡지 페미츠 지난해 발표).


<151마리 몬스터의 숲.exe>(이하 <몬스터의 숲>)는 다지리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곤충밖에 모르던 내성적인 소년에서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로 성장한 다지리의 독특한 삶처럼, 이 책은 한눈에도 여느 그림책과 다른 매력을 뿜는다. 우선, 책이 양손에 잡는 휴대용 게임기를 연상시킨다. 오른쪽에서 왼쪽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넘기는 형식의 이 책을 쥐면 게임기를 쥔 듯한 묘한 설렘이 발동한다. 구성도 마찬가지. 넘기는 페이지마다 위에는 이영환 작가의 색연필풍 그림이, 밑에는 성장하는 소년 다지리의 변화가 마치 게임처럼 펼쳐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지면의 양 옆에 배치한 게임 단추 그림은 이런 특징을 더 명확하게 한다. 제목에도 컴퓨터 실행파일을 뜻하는 ‘.exe’가 붙었다.

안 그래도 늘 게임에 붙어 있는 아이가 책 한 자라도 더 봤으면 하는 게 부모 마음인데, 책까지 게임을 닮아간다니 괜찮은 일일까? <몬스터의 숲>은 게임에 대한 흥미를 책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독서를 강요하기보다 게임처럼 재미있는 것으로 다가오게 하자는 것이다. 다지리는 ‘게임에 빠져 놀기만 하는 아이가 너무 많다’는 세간의 우려에 “내가 어렸을 때 열심히 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포켓몬스터는 현재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라’가 <몬스터의 숲>이 말하는 전부는 아니다. 좋아하는 것을 좇아 게임잡지를 만들고 실제 게임까지 만들어 성공을 거둔 다지리지만, 생각하지 못한 시련이 닥친다. 곤충채집의 경험을 결합해 ‘가장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려는 상황에서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한다. 무엇이 재미있는지 가장 잘 안다고 자신하는 그의 고집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홀로 성장해온 다지리는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깨닫고 ‘레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게임하듯 책을 따라가다 보면 그가 터득한 이 교훈이야말로 ‘포켓몬스터’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살 이상.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그림 씨드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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