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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사유재산’이냐 ‘학교’냐 불꽃 튄 공방

베이비트리 2018. 12. 04
조회수 996 추천수 0
‘유치원법’ 소위 이례적 ‘생중계’
민주 “학부모 분담금으로 명품백 못 사게”
한국 “사립유치원엔 개인 재산 출연한 상태” 팽팽

바른미래당 ‘절충안’ 제시엔
한국·민주 양쪽 다 ‘시큰둥’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이른바 ‘박용진 3법’ 논의 등을 위해 공개로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이른바 ‘박용진 3법’ 논의 등을 위해 공개로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학부모 분담금은 개인이 개인한테 받은 돈이다. 개인간 거래를 무조건 형사처벌할 수 없다.”(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학부모 분담금을) 교육 목적으로 쓰는지 자율 관리하자는 건 ‘눈가리고 아웅’이 될 수 있다.”(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야가 3일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열어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이른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놓고 격돌했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불거진 뒤, 각 당이 자체 안을 놓고 토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특히 학부모들이 내는 유치원비의 감사 및 유용시 처벌 여부를 두고 대립했다.

회의 초반부터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사립유치원의 ‘근본적인 성격’에 대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민주당이 사립유치원이 사립학교법에 규정된 ‘교육기관’임을 강조한 반면, 한국당은 사립유치원이 ‘사유재산’의 성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사립학교는 학교법인에 전부 재산을 출연한 상태라 사유재산과 무관하다. 그러나 사립유치원은 개인 재산이 제공된 상태라 기본적으로 사유재산을 인정해야 한다. 한국당 법안은 현재 사유재산을 전제로 필요한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통제)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유치원장님이 밥먹고 옷사는 건 가계부 회계다. 유치원이 비록 법인이 아니고 개인이 운영하지만 교육에 사용되는 회계와는 엄밀히 구분해야 한다. 사적 재산을 인정한다는 이유로 가계부 회계와 교비 회계를 섞는 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런 인식 차는 국가 지원금과 학부모 분담금 회계를 분리하는 문제 및 학부모 분담금을 교육 외 목적으로 썼을 때 형사 처벌할 것인지의 논란으로 이어졌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국가지원금과 학부모부담금 회계 분리는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원회 전문위원도 실효성이 없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당 법안은 학부모 분담금에 대한 아무런 처벌 규정이 없고, 명확한 감시 체계가 있지도 않은 학부모에게 감시 권한과 의무를 떠넘긴다. 학부모 주머니에서 나왔든 그건 교비다. 교육용으로 써야지 명품백 사고 내맘대로 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은 국회에서 통과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유치원은 교육기관이므로 (학부모 분담금을) 교육 목적으로 쓰는 게 맞다. 하지만 (학부모 분담금을) 국고횡령과 같이 처리해야 하느냐 문제다. 한국당은 학부모 운영위원회 감시와 에듀파인 시스템 공개로 풀겠다는 것이다. 학부모를 불신하면 학부모운영위원회를 왜 법제화하려느냐”고 했다.

민주당이 처벌 강화를 위해 누리과정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하자는 문제에서도 양쪽 입장이 극명히 갈렸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보조금은 국가가 용도를 지정해 쓰는 재원이고, 누리과정 지원금은 일종의 복지다. 교육부가 제도 설계를 이렇게 해놓고 이제 회계 투명성을 위해 보조금으로 전환한다면 애초 누리과정 설계 취지에 위반된다. 보조금으로 전환하면 사립 유치원의 운영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 보조금은 용도가 세세하게 지정돼있는데, 지금은 유치원에 보조금을 줬을 경우 어떤 용도로 지정할 지 특정할 수 있는 자료도 없다”라고 말했다.

박경미 민주당 의원은 “결과적으로 보면 한국당의 법안은 사립유치원 비리방지법이 아니라 비리 조장법이다. 유치원 회계를 이원화했는데 학부모부담금을 사적용도로 사용해도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이 양쪽의 입장을 반영한 절충안을 제안했다. 임 의원은 “국가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하지 않고 교육 목적 외 사용했을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는 것으로 하자”고 했다. 이 부분은 한국당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임 의원은 “대신 통합회계를 사용해 학부모 분담금도 유용 시 처벌 대상에 넣자”고 했다. 이는 민주당 입장을 담은 것이다. 민주당은 학부모 분담금도 처벌할 수 있다면 보조금 전환 주장은 양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이 학부모 분담금 처벌 반대 의사가 분명해 접점이 찾아질지는 미지수다.

이경미 서영지 양선아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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