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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하교시간, 놀이시간…학원들에 맞춰라?

양선아 2018. 11. 22
조회수 521 추천수 0
하교 시간 조정 정책 추진에

학원연합회, 조직적 반대 나서

청와대에 민원 신청 등 부추겨

최근 전라남도교육청이 주최하고 한국학원총연합회 전남지회가 주관한 ‘학원강사 연수교육’에서 강사들에게 준 편람에는 ‘초등학교 1~4학년 방과후 수업 오후 3시까지 의무화 반대 운동’을 펼치라는 공문이 첨부돼 있었다.
최근 전라남도교육청이 주최하고 한국학원총연합회 전남지회가 주관한 ‘학원강사 연수교육’에서 강사들에게 준 편람에는 ‘초등학교 1~4학년 방과후 수업 오후 3시까지 의무화 반대 운동’을 펼치라는 공문이 첨부돼 있었다.

“저도 학원강사지만, 이런 방식은 아니잖아요. 하교 시간을 늦추는 것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렇게 학원이 조직적으로 반대 댓글 달고 서명 운동을 벌이는 건 아니잖아요.”

최근 전라남도교육청이 주최하고 한국학원총연합회 전남지회가 주관한 ‘학원강사 연수교육’에 다녀온 ㄱ 강사의 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고학년 동시 하교 정책’에 대해 정책이 시행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나선 것에 현직 학원강사조차 놀란 것이다.

18조6000억원. 교육부와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이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최대치다.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학원들이 학교 관련 정책까지도 쥐락펴락하려는 시도가 포착된다. 앞서 언급한 ‘초등학교 저학년·고학년 동시 하교 정책’은 본격적인 정책 논의가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학원들이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는 것이다.

‘학원강사 연수교육 편람’에 실린 한국학원총연합회의 정부 정책 관련 반대 댓글 및 서명운동 협조 공문 내용. (* 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학원강사 연수교육 편람’에 실린 한국학원총연합회의 정부 정책 관련 반대 댓글 및 서명운동 협조 공문 내용. (* 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놀이시간 늘려 하교 늦춘 학교에

’놀기만 한다’ 악의적 소문 내기도

’공룡’ 사교육 시장이 정책 흔들기

‘2018 학원강사 연수교육 편람’에 실린 내용을 살펴보면, 학원총연합회는 ‘초등학교 1~4학년 방과후 수업 오후 3시까지 의무화 반대 운동’을 펼쳤다. 하교가 늦어지면 학원 수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것이다. 학원연합회는 각 시·도지회 및 계열협의회에 공문을 보내 “청와대 국민청원, 규제개혁신문고, 저출산고령사회위, 교육부 민원 신청을 통해 본회 입장이 수용될 수 있도록 학원교육자의 참여를 독려해달라”고 했다. 이 공문은 지난해 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1차 간담회의 내용을 토대로 한 언론사가 ‘초등 1~4학년 오후 3시까지 방과후 수업 의무화 추진’을 보도하자, 학원총연합회 운영위와 이사회 논의를 거쳐 작성됐다. 저출산고령사회위는 지난 8월 학습과 휴식을 균형 있고 여유롭게 배치하는 ‘더 놀이학교’ 정책을 공식 제안했다. 사교육 과잉, 아동의 낮은 행복도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인데, 교육과정 개정이 시행되는 2024년까지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국민청원 게시판에 ‘예체능 학원 관계자’임을 자처한 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하교 시간을 늦추는 정책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 저출산고령사회위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아이디어 차원이었는데, 학원·학교·교육청·교사 등이 각자의 이유로 정책에 반대해 진척도 힘들었다”며 “이들의 의견보다 학부모 간담회 등을 통해 당사자 의견을 들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학교장의 적극적인 의지로 수업 사이의 중간 놀이시간을 늘려 하교 시간을 늦춰온 인천 서흥초등학교의 경우에는 이 과정에서 인근 학원가의 반대로 시행에 난관을 겪기도 했다. 장수경 인천 서흥초 전 학부모회장은 “4년 전 중간 놀이시간을 10분에서 20분 늘릴 때, 학원에서 ‘서흥초는 놀기만 하는 학교’라는 식으로 악의적 소문을 내며 불안감을 조성했다”고 전했다. 장 전 회장은 “처음에는 그런 악의적 소문 때문에 학부모들이 불안해했지만 5년째 접어든 지금은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가 놀이시간 연장 정책에 만족하고 있다”며 “학원 입김에 흔들리지 말고 아이 중심의 공교육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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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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