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딸이 23살 때까지 함께 논 비법

권오진 2018. 11. 21
조회수 3751 추천수 0
111028 사본.jpg » 이미지 권규리. 제공 권오진.
이 제목을 읽는 순간, 많은 아빠가 나에게 비난의 화살을 보낸다는 것을 알고 있다. 놀이에 대한 관념을 살펴보면, 유아일 때 거의 끝난다고 생각하며, 초등학생 저학년이라면 다소 이해가 가지만 그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회현상을 14년 전에 ‘49의 법칙’으로 명명했다. 아이가 4살이 되면 아빠가 아이에게 도망가려고 하고, 9살이 되면 오히려 아이가 아빠에게 도망가는 현상을 말한다. 그 이유는 4살이 되면 키도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서 신체놀이가 점점 힘들어지며, 미디어의 다량 노출로 인하여 언어가 발달하면서 떼가 현저하게 증가한다. 결론적으로 놀이를 부재가 원인이다. 그런데 엄마들은 더욱 힘들다. 맞벌이의 경우, 엄마의 가사 분담률이 80%가 넘으며 아빠의 놀이부재가 되면 그 짐도 떠안게 되니 죽을 맛이다. 그래서 생겨난 신조어가 미운 4살이다.   

그런데 나는 아래의 내용과 같이 23살까지 놀았다. 딸이 대학교 4학년까지 놀았다. 그 효과는 대박으로 나타났는데 다음과 같다. 아들이 고3이던 2월, 친척 집에 다녀오면서 차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아들이 ‘아빠, 사실은 아빠가 저의 멘토예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지난 8월 29일, 딸에게 ‘아빠, 고민 상담해주세요’라는 문자가 왔다. 그래서 즉시 딸에게 달려가서 3시간 동안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딸의 마음을 풀어주었다. 전자의 경우, 고 이병철 회장도 평생 자식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고민을 했는데 내가 이 부분을 풀었다. 후자의 경우는 20대의 자식이 부모에게 고민 상담을 하는 비율이 0.8%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직도 나를 아는 지인들은 내가 아이와 잘 놀아주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대부분 초등학교까지 놀아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나의 사례를 통하여 중, 고, 대학교 때까지 놀아준 이야기이며, 이 글을 읽는 아빠들도 따라 한다면 같은 효과가 있다고 장담한다.

먼저 나이에 따른 놀이의 특성을 ‘포포티법칙(4,40)’으로 살펴보자. 
4살이 되면 놀이가 가장 많을 때이고 해마다 놀이의 40%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아이가 3살까지는 부모가 아이와 놀아주기가 매우 수월하다. 아이의 몸무게가 가볍고, 말도 어눌하기며, 떼로 별로 적다. 그래서 이때가 놀이가 가장 쉽다. 그리고 4살이 되면서 아빠가 아이와 다양한 놀이를 많이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이때는 신체놀이, 도구 놀이, 실내놀이, 실외놀이 등 대부분의 놀이를 할 수 있으며, 상상하면 모두 놀이가 된다. 그런데 남자아이가 6~7세가 되면 전혀 다른 아이로 돌변하는데 에너지가 넘쳐서 에너자이저 급이 된다. 아빠가 아이와 2시간 동안 신체놀이를 해도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고 오히려 더 놀아달라고 한다. 

그런데 인지능력이 발달한 여자아이는 2명을 키워도 대부분 집안이 절간같이 조용하다. 그러다 공통으로 9~10세가 되면 아이가 아빠와 심리적, 육체적인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그 증거는 아이와 신체접촉이 점점 어려워진다. 그러면서 고학년이 됨과 동시에 사춘기에 접어든다, 그리고 아이와의 소통과 대화가 병목현상을 느끼게 되고 폭풍 속의 고요함이 소리 없이 다가온다. 그리고 중학생이 되면서 드디어, 중 2병이 창궐하면서 한지붕 세 가족으로 분화한다.

내가 아이들과 23살까지 놀았던 비법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왕거미 전략’이라고 명명했다. 서너 가지 놀이를 동시에 진행했다. 거미의 사례를 보자. 곤충이 거미줄에 걸리면 탈출이 거의 불가능하다. 여러 줄의 거미줄이 사방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양육 전략도 비슷하다. 아이가 중고생은 물론 대학생이 되어도 아빠와 함께 놀 수밖에 없는, 거절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말은 단순히 신체놀이나 여행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동시에 연결되었다는 의미인데 세부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메인 놀이>

1. 놀이

왕거미 전략의 기본은 놀이다. 이것이 충실해야 아래의 놀이에서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아이들과 놀다 보니 10년이 되어서 5,000가지 놀이 자료가 모였다. 놀이를 소분류를 해보면 이불과 베개가 있으면 300가지 놀이, 박스가 있으면 300가지 놀이, 페트병은 150가지 놀이, 신문지는 무려 1,000가지 놀이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빠의 몸만 있으면 500가지 놀이를 할 수 있다. 놀이란 그저 재미만 있으면 모두 놀이가 될 수 있으며, 세상 자체가 놀이터였기에 눈에 보이는 사물을 보고 놀이를 만들고 즐겁게 놀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와 놀지 못하는 아빠들의 특성을 보니 가짜놀이가 그 원인이었다.(관련칼럼:가짜놀이 14가지 유형 분석)

아이들과의 신체놀이, 도구 놀이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한계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놀이를 함으로써 아래의 원격놀이, 서점놀이, 원격인증 놀이, 꿈 점검표 등을 쉽게 할 수 있었다. 이제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아이들과 놀았던 시기가 나의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황금기였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2. 원격놀이

이 놀이는 단순하다. 그저 아이와 하루에 1분씩 통화하는 전화 놀이인데 핵심을 알아보자. 이 놀이는 딸이 5살 때부터 시작했으며, 아들이 중3 때까지 했으니 무려 15년을 매일 놀았다. 이 놀이의 핵심은 아이와 통화를 할 때, 아이의 관심사항을 한 가지만 물어보고 종료하면 된다. 유치원 다니는 아이에게 ‘오늘 점심 무엇을 먹었니?’라고 물으면 ‘아빠, 오늘 돈가스 먹었어요’라고 말하고 그러면 ‘야, 딸이 좋아하는 돈가스 먹어서 좋았겠다’라는 말을 한 후에 종료하면 된다. 아들과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 이 놀이를 했으며, 중학생이 되어서는 역할을 바꾸었다. 그래서 아들이 학교에 갔다 오면 아빠에게 매일 전화를 걸었다. ‘아빠, 학교에 다녀왔어요’라고 하면 ‘수고했다’가 전부였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잠깐’을 외친다. 그러면서 ‘아빠, 오늘은 피자가 먹고 싶습니다’라고 한다. 매일 이렇게 통화를 하니 언로의 문은 항상 개방된 상태였다. 두 아이에겐 사춘기도, 중2병도 일어나지 않았다.

3. 서점놀이

한 달에 한 번 서점에 가서 책을 사는 놀이이며,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하여 최고의 스킬이다. 아이가 유아 때부터 대학교 4학년까지 무려 15년 이상을 매달 서점에 가서 책을 사주었다. 한 번도 인터넷에서 산 적이 없다. 항상 서점에서 샀다. 이 놀이로 인하여 두 아이는 책을 사랑하는 아이가 되었다. 작년에 딸의 집에 가보니 신간이 여러 권 보였다. 26살 딸은 한 달에 3~4권의 신간을 산다고 말했다. 이 놀이 방법은 간단하다. 일주일 전에 아이들과 서점에 가는 날짜를 정한다. 그리고 서점에 들어가기 전에 머무는 시간을 정한다. 보통 1시간~1시간 30분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불과 10분 이내에 자신이 사고 싶은 책을 선택한다. 그럼 50분 이상의 시간은 심심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저 의자에 앉아서 만화책을 읽는다. 그럼 심심한 아이는 아빠 곁에서 책을 읽는다. 그런데 10분이 지나면 심심해지고 다시 서점을 어슬렁거리며 서점의 모든 책을 스캔한다. 그러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의 책을 꺼냈다가 넣었다가를 반복한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책이 마음속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딸은 5학년이 올라가는 2월에 드디어 ‘폭풍의 언덕’이란 소설책을 산다고 말한다. 그래서 웬일이냐고 했더니 ‘아빠, 하도 심심해서 책날개를 보다가 이 책을 사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심심함, 무료함이 스스로 책을 고를 수 있게 만들었다. 

서점에서 나오면 항상 식사했다. 두 아이의 취향이 다르면 가위바위보로 정했다. 그래서 서점가는 날은 아이들에게 작은 축제가 되었다. 딸이 대학생이 되면서 딸과는 분기에 한 번씩 광화문 교보에 갔다. 그러면 먼저 카드를 준다. 상한선 5만원. 그리고 책을 산 후에 딸이 좋아하는 단골 스파게티집에서 식사한다. 식사 후, 딸에게 한마디 한다. ‘딸아, 오늘 혹시 시간 있으면 명동에 가서 옷을 사줄까?’ 그러면 딸은 환호한다. 다시 딸에게 카드를 준다. 딸은 1시간이 되면 돌아오며 ‘아빠, 이 옷 샀어요’라고 하며 카드를 반납한다. 영수증을 보면 항상 5만원 이하다. 아들도 역시 책을 좋아한다. 군인이지만 가끔 엄마에게 읽고 싶은 책을 보내달라고 말한다.(관련칼럼: 책은 서점에서 사라. 거의 공짜다)

4. 원격인증놀이

나도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난관에 부닥쳤다. 점점 할 수 있는 놀이가 고갈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만든 신제품 놀이가 원격인증 놀이다. 이것은 중, 고등, 대학생까지 두루 할 수 있는 최고의 발견이었다. 핵심은 아이가 영화나 연극, 전시회, 공연 등을 공짜로 보는 놀이다. 아빠가 보조해주기 때문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사전에 아빠에게 전화해서 이를 알린다. 그리고 그 다음 날, 금액을 청구하면 지불해 하는 시스템이다. 이 방법을 아이들에게 알리니 환호했다. 그리고 가장 자주 가는 곳이 영화관이었다. 그런데 여기도 3가지 조건이 있었다. 먼저 포스터와 티켓과 영화관에서 사진을 찍에서 문자로 보내야 한다. 

딸이 중학교 1학년 때, 일주일에 영화를 4번이나 본 적도 있다. 물론 두 아이에게 용돈을 주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그리고 이 놀이는 대학생이 되어서도 계속되었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영화나 전시회를 마음껏 다녔다. 때론 8만원짜리 공연을 보러 간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럴 때, 60~70% 정도 보조를 해주는 선에서 조정했다. 이 놀이의 구조를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대박이다. 보통 영화를 보고 싶으면 자신의 용돈으로 봐야 하는데 늘, 아빠가 전액 보조를 해주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다음 날 비용을 청구할 때면 늘 아이와 마주친다. 그러면 ‘그 영화 어땠어?’라고 한마디만 하면 침을 튀기면서 30분을 이야기한다. 저절로 소통이 문이 활짝 열렸다. 인성에서 창의성이 중요한데 영화가 바로 모멘텀의 열할을 한다. 아빠가 해주지 못하는 다양한 상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관련칼럼:당신이 바쁜 아빠라면 원격놀이를 즐겨라)

5. 꿈점검표

딸은 초등학교 6학년부터 대학교 4학년까지 10년 동안 매달 꿈 점검표를 작성했다.(관련칼럼:10년 동안 매달 진행한 꿈점검표)(꿈점검표 4종류를 무료 배포) 이 놀이는 규격화된 10가지 정도의 점검표 질문에 아이의 생각을 적으면 된다. 내용은 쉽다. 내가 존경하는 인물,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내가 가고 싶은 여행지는 등등이다. 이 놀이는 용돈과 연계를 시켰다. 보통 일주일 전에 꿈 점검표를 아이들에게 나누어준다. 그리고 제출하는 날에 정확히 아빠에게 준다. 그러면 이것을 읽지 않는다. 그저 냉장고 옆에 두 아이의 꿈 점검표를 붙여놓는다. 그리고 용돈을 준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란 ‘꿈 점검표는 너의 생각을 적은 것이니 아빠는 별로 관심 없어. 그냥 너의 생각을 적어’라고 말했다. 

그리고 딸이 중학생이 되면서 대학을 졸업하면 이별한다는 내용으로 카운트를 시작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가니 기적처럼 딸이 독립한다고 스스로 선언을 했고, 대학을 졸업하기 전해인 8월에 100% 자부담으로 독립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되라고 한 적이 없다. 단지, 미래는 너의 인생이니 네가 너의 인생을 설계하라고 했다. 또한 꿈 점검표는 자기 자기 생각을 적고 변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므로 저절로 자기 주도성이 향상되었다.

6. 체험여행

체험여행은 96년부터 이웃커뮤니티 형태로 250번을 진행했다. 그중에서 아들은 초등학교 6학년까지 200번 정도를 함께 했다. 특히, ‘무인도에서 탈출하기’는 6살부터 군대에 가기 전까지 무려 35번을 다녀왔다. 두 아이가 수학여행을 가면 공통으로 하는 말, “아빠, 여기 몇 번 와본 곳이에요?”라고 말했다. 아들이 경험한 세계를 보면 다음과 같다. 블랙호크 헬기 타기, 탱크 타기, 페인트볼 서바이벌, 카누, 래프팅, 승마, 주꾸미 잡기, 루어낚시, 줄 낚시, 민물낚시, 망둥이낚시, 벼 베기, 모심기, 미꾸라지 구워 먹기, 메뚜기 구워 먹기, 칡 캐기, 양 떼 목장,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나무 심기, 경비행기 탑승하기, 사륜 오토바이 타기, 강릉참소리박물관, 아산민속박물관, 인제 빙어낚시, 맨손 연어 잡기 등이었다. 특히 페인트볼 서바이벌게임은 20회 이상, 연어잡이 5회, 경비행기는 10회 이상을 경험했다. 13살 나이에 50살이 되어도 하기 어려운 경험을 했으며, 생활에서도 연결되었다. 
10년 무인도 탈출하기.jpg » '무인도 탈출하기' 방송 영상 화면 캡쳐. 제공 권오진.
중학교 여름방학이 되면 “아빠, 오늘 낚시하러 갑니다”라고 말하며 낚싯대 3개를 챙긴다. 친구와 루어낚시를 하러 간다. 중3 때는 친구 3명을 데리고 제주도 4박 5일 여행을 다녀왔다. 아들이 모든 스케쥴을 기획하고 다녀왔다. 중학생부터 두 아이는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다. 그래도 여기에 놀이가 있었으니 바로 기획서 놀이다. 어차피 여행을 떠나면 현금이 필요하고, 자신의 용돈으론 부족했다. 그래서 제안한 것이 기획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는 놀이었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일정과 소요비용, 프로그램을 작성해서 아빠에게 제출하면 된다. 그러면 기본 50% 보조에 프로그램의 충실도에 따라서 20~30%까지 추가로 주었다. 그러므로 제출한 내용을 아빠가 본 후에 내용이 부실하다고 해도 아쉬워하지 않고 다시 제출했다. 딸은 대학교 1학년 여름, 제주도 여행을 친구 3명과 가기로 했다. 그리고 역대 최고로 훌륭한 기획서를 작성했다. 그래서 80% 보조를 해주었다. 그리고 딸이 떠나기 전날, “딸아, 아빠는 네가 여자들끼리 여행을 간다기에 많이 불안하다. 그래서 이동할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아빠에게 보내줄 수 있겠니?”라고 제안했고 웃으면서 동의했다. 딸은 김포공항부터 이동할 때마다 사진을 보내왔다. 결국 원격 인증 놀이를 유도하며 대화를 했다.

요즘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는 시기의 한계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다. 그리고 고학년이 되면서 아이와 이별한다. 부모는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매우 크다. 우선 고학년이 되면서 사춘기와 겹치며 집안이 뒤집히기 시작한다. 엄마는 공부하라고 강요하고, 아이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어서 중2가 되면 중2병이 발병하면서 한지붕 세 가정으로 분화한다. 엄마는 항상 공부하란 잔소리만, 아이는 공부하는 로봇이 되고, 아빠는 돈을 벌어오는 기계로 변신한다. 이미 아빠는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 양육과 훈육과 교육과 놀이에서 이방인이 되기 시작한다. 엄마가 모든 전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로 인하여 가족 간의 대화는 점점 줄어들며, 특히 아빠가 아이와 대화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또한 이런 가정 분위기는 부부관계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어찌어찌해서 대학에 들어가면 인성의 역습이 시작된다. 아이가 이제는 아빠를 왕따시키기 시작한다. 그럼 아빠도 할 말이 있다. 모든 것을 바쳐서 잘 키우려고 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아이의 태도는 단호하다. 그런 아빠의 말에 동의하며 고맙다고 하지만 어릴 때, 놀아달라고 할 때마다 손사래를 친 아빠를 용서하지 못한다. 

또한 놀이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에게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놀이를 통하여 자신감과 도전정신, 자기 주도성을 배우지 못했기에 공시족 50만명에 포함되기 쉽다. 또한 공교육 16년을 통하여 수학과 영어, 물리, 과학은 배웠지만 정작 인생을 살면서 필요한 기본적인 인성교육이 태부족이다. 그래서 결혼 후에 이혼을 많이 한다. 그 이유는 관계의 이해, 공감, 교감, 소통, 배려, 경청, 대화, 신뢰에 대하여 별로 알지 못하고, 배운 적도 없다. 교육 커리큘럼에 이런 것이 없다는 자체가 난센스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처럼 23년 동안 아이와 놀아줄 것이다. 지금 아들은 군인이고, 딸은 홀로서기를 해서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 가족에게 거리는 숫자에 불과하다. 딸은 아빠와 엄마에게 수시로 문자 보내고, 자잘한 문제는 엄마와 늘 상의하며, 큰 문제는 아빠와 상의하며 소통하고 교감한다. 가족이란 보이지 않는 동아줄로 연결된 사이라고 한다. 결국, 아이들과 23년을 놀아준 결과 가족이 남았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아직도 가족이다. ‘나는 왜 사는가?’에 대한 인문학적인 질문에서 정답은 행복이다. 그 행복은 바로 관계에서 비롯된다. 놀이가 관계를 따뜻하게 만들었으며 가족을 완성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최신글




  • 밥을 잘 먹는 아이로 키우는 주방놀이밥을 잘 먹는 아이로 키우는 주방놀이

    권오진 | 2018. 11. 06

    독립한 27살 딸이 2주만에 집에 왔다. 부녀는 나란히 소파에 앉았다. 대뜸, “요새도 곱창 좋아하냐”라고 묻자 딸은 금방 생기가 돌면서 “엄청 좋아하죠. 없어서 못먹어요. 그런데 막창은 더 맛있어요. 그리고 매운 닭발도 잘 먹어요“라며 무용...

  • 자녀도 아내도 놀이가 약자녀도 아내도 놀이가 약

    권오진 | 2018. 10. 30

    내 인생에서 최고의 발견은 아이가 4살 때, 아이와 노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결혼 20주년이 되어서 자녀 놀이와 부부&...

  • 27살 딸, 아빠에게 고민을 상담하다27살 딸, 아빠에게 고민을 상담하다

    권오진 | 2018. 09. 28

    한 달 전 딸이 문자를 보냈다. “아빠랑 상담할거 있어요."그 문자를 받자마자 바로 “갈게”라고 답장을 보냈다.  "갑자기 무슨 일이냐"와 같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만사를 제쳐두고 자동차로 달려가서 시동을 걸고 딸이 있...

  • 자기주도적 무인도 체험기 - 실전편자기주도적 무인도 체험기 - 실전편

    권오진 | 2018. 08. 26

    인간에게 자기주도적인 행동의 시작은 언제부터 시작될까? 아마 아이가 태어나서 배가 고프다고 울 때라고 생각한다. 바로 울음을 통하여 배고픔이란 생존...

  • 자기주도적 무인도 체험기 - 준비편자기주도적 무인도 체험기 - 준비편

    권오진 | 2018. 08. 23

    올해의 여름 고온 현상은 100년 만의 더위라고 한다. 그런데도 가장 더웠던 지난 8월 3일~5일, 2박 3일 동안 아빠와 아이 7가족 15명이 무인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