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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의 반격 “유치원 공공성 강화, 경제 자유 침탈 행위”

양선아 2018. 11. 15
조회수 592 추천수 0
14일 자유한국당과 공동주최 정책토론회 열어 
“좌파 정책” 색깔론에 ‘재산권 인정’ 주장도 
홍문종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1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홍문종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1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이 정부가 여러분에게 박해를 가한 것은 우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놨더니 동냥 자루 내주쇼 하는 격입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언제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아이들 유치원 교육에 몰두한 적 있었습니까? (중략) 여러분이 현장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졌는데, 정부지원금 갖고 썼다고 탄압을 합니다. 이거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

“자유한국당과 한유총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비상대책위 체제입니다.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이렇게 박수를 많이 못받습니다. 그런데 이덕선, 덕을 많이 쌓은 이덕선 위원장님은 박수를 많이 받는 것 보니까 회원들의 의지를 모아서 답답해하는 상황을 잘 풀어주실 것 같습니다.” (자유한국당 정양석 의원)

14일 오전 10시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1회의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가 홍문종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 함께 공동주최한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가능한가?’ 정책토론회에는 초반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정양석,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토론회에 참석해 비장한 표정과 목소리로 이같은 발언을 하자, 참석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와~’ ‘오~’하는 환호로 응답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500~600여명의 유치원 관계자들이 참석해 토론회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의 반격이 시작됐다. 비리 유치원 실명 공개 파장으로 한 달 넘게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지탄을 받아온 한유총이 ‘유치원 비리 근절 3법’ 법안 심사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 손을 잡고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 발제와 토론 내용은 그동안 한유총이 꾸준히 말해온 ‘사유재산권 침해’ 주장과 함께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정책’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발제자들은 좌파와 우파를 운운하며 색깔론을 펼치는가 하면, 일부 발제자와 토론자는 ‘격차’와 ‘경쟁’을 찬양하기도 했다. 또 여전히 현행법에서 인정하지 않는 ‘건물 이용료’를 주장했고, 지난 2017년부터 신설돼 적용되고 있는 현행 사립유치원에 맞는 재무·회계 규칙을 무시하는 발언도 나왔다.

발제는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과 박세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가 맡았다. 현 전 원장은 유치원 공공성 강화 정책을 문재인 정부가 주도하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큰 틀 안의 세부적인 정책 중 하나로 규정하면서 “민간 시장 경제를 신뢰하지 않는 좌파 정책”이라며 색깔론을 펼쳤다. 그는 “유치원 공공성 강화는 경제자유의 침탈”이라며 “유치원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자유 수호의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민간 중심의 유치원을 정부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라며 “앞으로 어린이집, 병원, 복지시설도 이렇게 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들이 동네 환자에게 100원을 받고 건강보험공단에서 200원을 받아도 정부에게 리포팅할 이유가 없다”며 “사립유치원도 학부모에게 지원금 받는건데 정부에게 내역을 리포팅할 필요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관이 1억5천만원 받아서 명품백 사면 안되냐”며 “정부가 (유치원 보조금이 아닌) 학부모 지원금으로 주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현 전 원장은 또 “민간에서 정부 중심으로 공공성이 강화되면 교육이 획일화돼 마치 북한과 똑같아지는 것”이라며 “정부에 의존하는 시대가 갔는데 이 정부는 여전히 정부를 신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현재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유치원은 유아교육법 및 사립학교법에 의한 학교이며, 유치원에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누리과정비뿐만 아니라 학부모가 추가로 낸 원비 등 모든 수입은 유치원 회계 상 수입으로 편성해야 한다. 유치원 회계로 편성된 예산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학부모가 지불한 원비라고 해도 유치원 원장이 사적 용도로 활용할 수 없다. 특히 교육부는 2017년 2월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을 개정해 사립유치원에 맞는 세입·세출 예산 과목을 신설하기도 했다. 건물 보수 등 시설 개보수에 쓸 수 있는 적립금도 인정해주고, 차입금 항목도 신설했다. 그런데 이들은 현재 규정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정부의 사유재산 침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 전 원장은 이어 ‘격차’를 찬양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인간은 격차를 가지기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며 “격차가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할 인센티브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현 전 원장은 마지막으로 미국의 워싱턴 디시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비문에 씌여진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경구를 인용하며 “유치원 교육 중요하다는 말만 하지 말고 (여러분이) 공부하고 깨우치라”며 “(자유 수호를 위해) 외치고 행동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원장의 발제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와 함께 열렬히 환호했다.

이어 박세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사립유치원 설립자들이 사유재산을 지킬 수 있는 보다 실질적인 법적인 조언을 했다. 박 변호사는 “정부에서 차입금도 인정해줄게, 적립금도 인정해줄게 하면서 여러 안을 제시할 수 있다”며 “회계 운영하는 데 편할지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유재산이 인정되느냐, 설립자의 지위 인정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등기부등본을 떼보면 (사립유치원)은 여전히 (여러분이) 소유자”라며 “이런 사실을 전제로 해서 사립유치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 제23조 1항은 사유재산권을 보장하고 있고, 제23조 제3항은 공공을 위하여 사용되는 사유재산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며 “헌법의 사유 재산권 보장 규정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사유재산의 공적 이용료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형법에서는 유치원은 학교이며 비영리법인으로 규정돼 이들이 주장하는 건물 이용료 지급은 불가능하다.

또 박 변호사는 정부의 유치원 법인화 유도 정책에 대해서도 “법인 형태의 유치원은 개인 돈과 교비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며 “설립자가 잘못 가져가면 횡령죄로 처리된다”며 법인화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이어 나갔다. 박 변호사는 유치원 관계자들에게 “사립유치원의 특수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며 “사유재산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립유치원 재무회계 규칙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발제가 끝나고 난 뒤 최철용 전 강동대 유아교육학과 교수의 사회로 김주일 공인회계사와 장진환 공평보육·교육 실천연대 상임대표, 이경자 학부모단체연합 공동대표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 토론회에서는 이경자 공동대표는 자율형 사립고, 외고, 특목고 등을 옹호하며 공교육을 부정하는 발언도 서슴치 않고 뱉기도 했다. 이 공동대표는 “자율형 사립고, 외고, 특목고를 보내고 싶어서 엄마들은 환장을 하는데, 그런 학교들 다 죽여버리면서 (이 정부는) 무슨 우리에게 웬만한 교육, 다 똑같은 교육을 받으라고 한다”며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들이 벌떼처럼 일어나고 있다”며 “엄마들은 유치원 선택권을 갖고 싶어 경쟁에서 살아남는 수준 높은 교육을 열망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주의 정책으로 가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헌법소송도 진행하겠다”며 “경제적인 자유, 사적 재산권도 지켜야 하고, 자유 경쟁에서 우수한 교육을 선택할 자유를 옹호해야 한다”고 외쳤다.

그는 또 비리 유치원 실명 공개를 이끈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을 “가짜 엄마”라고 규정하며 “20~30명의 엄마들이 언론에 부화뇌동 당해서 날뛰고 있다”라며 비하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회원은 1400여 명에 달한다.

한편, 장진환 공평보육·교육 실천연대 상임대표는 구체적으로 ‘건물비품 감각상각비, 시설건물 장기수선유지비, 토지건물설립금 기회비용, 상근 경영자 보수’ 항목을 제시하며 교비에서 이런 항목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상임대표는 그러나 유치원 설립자들이 사유재산권을 확실하게 보장받기 위해서는 무조건 사유재산권 주장만 하기보다 공공성 주장에 부응하는 합리적안 방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제한이 없는 원장 급여 적정선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고, 근무하지 않는 직원(가족 및 친척)에 대한 자제나 제한이 이뤄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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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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