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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교사 뽑고 교육환경 좋아져”…또 하나의 대안 ‘공영형 유치원’

양선아 2018. 11. 07
조회수 212 추천수 0
연간 5억~6억 지원받고 법인화 
토지·건물 법인명의 의무 탓 
설립자들은 전환 꺼려 
교육부, 참여 유도방안 모색 

공영형 유치원으로 선정된 대유유치원 교실에서 원아들이 즐겁게 활동을 하고 있다. 공립 수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공영형 유치원은 회계와 인사 관리 등 운영의 모든 면이 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공영형 유치원으로 선정된 대유유치원 교실에서 원아들이 즐겁게 활동을 하고 있다. 공립 수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공영형 유치원은 회계와 인사 관리 등 운영의 모든 면이 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3살, 4살, 5살 다 겪어본 교사는 아이나 학부모를 대하는 게 확실히 달라요. 경력이 오래된 노련한 교사들을 월급 걱정 없이 고용하니 너무 좋지요. 학부모 부담금도 확 줄었어요. 공영형으로 바뀐 덕분이죠.”

지난달 18일 서울시 강서구 대유유치원, 공영형 유치원 선정 뒤 달라진 점을 묻자 돌아온 김은희 원장의 답이다. 4학급 90명 정원인 이 유치원은 지난해 시작된 서울시 공영형(더불어키움) 유치원 시범 사업자로 선정돼 운영 중이다. 공영형 유치원에 선정되면서 유아 수가 61명에서 83명으로 늘었다. 그만큼 부모들이 선호하게 됐다.

비리 유치원 실명 공개로 유치원 공공성 강화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공영형 유치원이 또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공공성 확보의 시급성과 가용한 재원의 한계를 고려하면 공영형 유치원 확대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공영형 유치원은 어떻게 공공성을 담보할까? 공영형 유치원은 법인만 가능하다. 따라서 공영형 유치원이 되려면 개인유치원은 설립자 명의의 유치원 용지·건물 등을 법인 명의로 바꾸고 수익용 재산 일부도 출연해야 한다. 회계도 에듀파인에 준하는 방식으로 세입·세출을 기록해야 한다. 이사회에도 교육청 등이 추천하는 개방형 이사를 과반수 둬야 한다. 교사도 원장 마음대로가 아니라 공개 전형을 통해 채용한다. 학부모가 참여하는 유치원 운영위 자문도 받아야 한다.


이처럼 투명성을 요구하는 만큼 교육청은 사립유치원보다 더 많은 재정을 지원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국공립 유치원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인건비다. 능력과 경력을 갖춘 교사를 채용할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상당수 사립유치원들은 저출생 현상 등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고호봉 교사를 채용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 2016년 서울 지역 공립유치원은 100% 가까이 정원을 채웠지만, 사립유치원은 정원의 57.6%만 채웠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개방형 이사제, 운영위원회 등으로 권력이 분산되는 구조라 교사들이 원장 눈치 보지 않고 할 말은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유치원 비리가 생긴다 해도 내부 고발 가능성이 큰 것이다.


교육청이 인건비 외에도 유치원 운영비, 교육환경 개선비 등으로 연간 5억~6억원을 지원해 학부모 부담금도 거의 없다. 사립유치원의 월평균 학부모 부담금은 26만9천여원(2017년 기준)이었다. 주상호 서울시 교육청 주무관은 “공영형 유치원이 되면 학부모는 통학버스 차량비 1만원과 선택 과정인 방과후 과정비 몇 만원 정도만 낸다”며 “지원금은 교육환경 개선에도 쓰인다”고 말했다. 실제 대유유치원은 공영형이 되면서 교실 도색을 다시 하고 강당 공사도 했다. 교육용 텃밭도 만들었다. 학부모들이 좋아하는 이유다.


이처럼 공영형 유치원 모델은 사립유치원의 법인화를 유도해 투명성·공공성을 높이는 정책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립유치원 설립자들의 참여 의사는 낮다. 토지·건물을 법인 명의로 바꾸면 사유재산 보장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다. 주 주무관은 “교육부가 공영형 확대를 위해 수익형 기본재산 면제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현재 시범사업으로 운영 중인 공영형 유치원 4곳을 내년까지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글·사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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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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