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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유치원 보고있나” 엄마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양선아 2018. 10. 26
조회수 2736 추천수 0
명단 공개 이끌어낸 ‘정치하는 엄마들’
정부 발표 지켜보며 대화방 북적
“와우, 좋네요” “에듀파인 기대 이상”

정보공개청구·소송 등 끈질긴 노력
“엄마들이 교육당국 움직여” 감격

조성실 공동대표 “아직 갈 길 멀어
작년에도 대책 나왔지만 개선 안돼
다음달 예산 확보해 의지 보여달라”
지난 5월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정치하는 엄마들’ 소속 활동가들이 ‘비리 유치원·어린이집에 대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지난 5월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정치하는 엄마들’ 소속 활동가들이 ‘비리 유치원·어린이집에 대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와우, 에듀파인 도입 기대 이상이네요. 지금이 국가가 책임지는 공보육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갈아엎을 적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에서 멈추면 안 됩니다. 적극적으로 더 요구해야 해요.”

“네. 그동안 정말 고생하셨어요. 이번 싸움은 우리가 이긴 거네요. 안 지키면 지구 끝까지 쫓아갑니다! 비리 유치원, 정부 끝까지 지켜봅시다.”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파문으로 당정이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25일,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활동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이하 텔방)은 아침부터 시끌벅적했다. 이 단체 소속 부모 활동가들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내놓은 각종 방안을 공유하고 의견을 실시간으로 나눴다.

이 단체 운영위원들은 정부가 공공성 강화라는 방향성을 잡고 국공립유치원 확충 계획 등을 내놓은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진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9살, 5살 두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 활동가는 “부족한 감사 인원을 어떻게 보충할 것인지 대책이 빠져 있고, 공익을 위해 유치원 비리를 제보해줄 수 있는 교사를 어떻게 보호할지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정부 대책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의견을 나누는 ‘정치하는 엄마들’은 누구보다도 정부 발표를 주시하며 기다렸다. 지난 1년여 동안 이 단체 활동가들은 정부와 교육청 등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행정 소송을 하며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를 이끌어낸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비리 유치원 명단이 발표된 뒤로도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집단 휴원과 폐원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며 반발하자, ‘정치하는 엄마들’은 가만있지 않았다. 이들은 ‘조직된 엄마들’로서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아이들을 볼모 삼은 한유총”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고, 지난 20일엔 ‘유아교육·보육 정상화를 위한 모두의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명단이 공개되고 2주간 세상이 떠들썩했지만 아이들의 눈물과 배고픔이 뉴스로 소비되는 데 그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오늘 발표 보면서 학부모 당사자인 엄마들의 노력이 세상을 바꾼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19대 국회의원이었고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장하나씨는 감격하며 말했다. 장 공동대표는 “평범한 엄마, 힘없는 시민들의 행동이 100년간 꿈쩍 않는 적폐에 균열을 내고, 무너진 유아교육 현장을 방관하던 교육당국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이번 정부 종합대책 발표는 사태를 해결하는 시작일 뿐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조성실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지난해 2월에 부패척결 추진단이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각종 대책이 나왔지만 그동안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며 “정부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공동대표는 “다음달 예산안이 나왔을 때 국공립유치원 1천 학급 증설을 달성할 예산을 확보해 정부가 의지를 보여주는지 보겠다”며 “대책이 발표로만 끝나지 않게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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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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