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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유치원이 꿀꺽한 돈 ‘법인’의 2배…“단계적 법인화가 답”

베이비트리 2018. 10. 23
조회수 229 추천수 0
사립유치원 추징·보전·회수 처분 분석해보니
개인유치원 527곳 평균 3289만원 토해내야 
법적 ‘학교기관’이지만 ‘개인 소유’처럼 운영 
동탄유치원비상대책위원회가 21일 연 집회에서 시민들이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동탄유치원비상대책위원회가 21일 연 집회에서 시민들이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개인 소유의 유치원에서 추징 등 강도 높은 행정처분을 당한 사례가 법인 유치원에 견줘 2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도 ‘개인 재산’처럼 취급돼온 개인 유치원을 단계적으로 법인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정의당 정책위원회가 분석한 ‘사립유치원 설립 형태별 행정처분 현황’을 보면, 2013~2017년 비리 명단에 오른 사립유치원 965곳 가운데 보전·회수·추징 등 재정상 처분을 요구받은 곳이 598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비리 유치원 1878곳 가운데 1146곳의 실명이 공개됐지만, 이 가운데 국공립과 재정상 처분 명단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은 강원·전남·경남 지역 유치원을 제외하고 분석한 수치다.

이들이 ‘정부 지원금’을 엉뚱한 곳에 쓴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나면서 ‘원상회복’시켜야 하는 돈만 총액 185억9670만원에 이른다. 유치원 한곳당 평균 3100만원 정도로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 미비나 행정적인 관행·착오 때문에 빚어진 단순 과실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개인이 유치원을 사설학원처럼 설립·운영해온 ‘사인 유치원’에서 문제가 도드라졌다. 이번에 비리가 적발된 개인 유치원은 모두 808곳이었는데 재정상 처분을 받은 경우가 527곳(65.2%)이나 됐다. 이들이 ‘토해내야’ 하는 지원금만 해도 173억3570만원이며, 유치원당 평균 3289만원에 이른다. 아이들 식비와 복지비 등에 써야 할 돈을 명품백이나 성인용품 구입에 쓰거나, 가족으로 꾸려진 운영진이 억대 급여를 받아 논란이 됐던 경기도 ㅎ, ㄹ유치원이 모두 개인이 세운 유치원이었다. 법인 유치원에도 적지 않은 비리가 드러났지만, 그나마 개인 유치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비리가 적발된 법인 유치원 157곳 가운데 71곳(45.2%)이 총액 12억6천만원(평균 1776만원) 규모의 보전·회수·추징 등 처분을 요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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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유치원의 비리 정도가 심한 것은 이들이 법적으로 ‘공적인 학교기관’이면서도 한편으로 ‘개인 소유의 학원’처럼 인정돼 교육당국의 관리·감독에 한계가 있어서다. 이들을 법인화하면 교육당국이 유치원 이사회를 통해 비리 운영자에 대한 징계가 가능하고, 개인 유치원을 사립학교법 테두리로 끌어와 엄격한 규정을 강제할 수 있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법인만 ‘학교’를 설립·운영하도록 인정하면서 대상에 ‘유치원’을 포함하지 않은데다, 유아교육법은 사립유치원을 ‘법인 또는 사인(개인)이 설립·경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기준 사립유치원 가운데 개인 유치원이 3724곳, 법인은 515곳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유치원생 74.5%가 사립을 다니는 현실을 고려해 단계적인 법인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최은영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선 재정 지원, 후 법인 유도’ 정책을 통해 30~40년에 걸쳐 개인을 법인으로 전환시켰다”며 “단기적으로 해결이 어렵지만 공립 수준의 재정을 지원하고, 회계 투명성 등을 약속받는 공영형 사립유치원 확대 정책 등과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도 교육감이 인가권을 활용해 법인 설립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정부가 공영형 사립유치원 도입으로 개인 유치원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개인 유치원 설립 자체를 줄일 대책이 정부와 교육청에서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홍석재 황춘화 고한솔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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