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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증설 법안 냈던 10년 전에도 같은 소동”

베이비트리 2018. 10. 16
조회수 235 추천수 0
2008년 ‘병설 유치원 의무화 법안’
사립유치원장 등쌀에 지역구 출렁…
소위도 통과 못했다 2015년 통과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 한 사립 유치원에서 어린이들이 등원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 한 사립 유치원에서 어린이들이 등원하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박용진 의원이 일부 사립유치원의 회계 부정 감사 결과를 ‘실명 공개’ 한 뒤, ‘정책 큰손’ 사립유치원장들이 국회에 미쳐 온 영향력이 새삼 입길에 오른다. 박 의원이 지난 5일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가,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등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항의 점거로 결국 파행했던 사실이 함께 알려지면서부터다.

특히 국공립 유치원을 증설하자는 ‘용감한’ 제안을 “투쟁 끝에” 관철시켰던 경험이 있는 한선교 의원(자유한국당·경기 용인시 을)은 이번 사태를 보는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박 의원에 “잘했다”고 응원을 보냈다. “내가 2008년 유아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을 때도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한 50여명이 지역 사무실에 플래카드를 들고 몰려 와 난리를 쳤다. 여야를 막론하고 하도 (지역구에서) 협박당해서 (18대 때) 상임위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한 의원은 신도시나 재개발 지구 등 유치원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지역에 국공립 병설 유치원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18대, 19대에 걸쳐 두 차례 대표발의했다.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사립유치원장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지금 박용진 의원실에서도 겪고 있는 일이다.

뒤늦게 발의에서 빠지겠다는 의원들도 생겨났다. “(사립 유치원) 원장들이 지역구에서 협박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라고 안 그랬겠나. 2009년 (의원회관에서) ‘유아교육법 세미나’를 열었을 때도 (원장들) 수십명이 오는데 무섭더라(웃음).” 당시 한 의원실에서 입법에 관여했던 ㄱ보좌관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이익단체들의 항의 전화를 받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조직력 면에서 유치원 원장님들을 최고로 친다”며 “점잖게 따지는 사람도 있었지만, 심한 사람들도 많았다. 당시 의원실 홈페이지도 항의글로 도배됐다”고 회고했다. 같은 여당(당시 한나라당) 안에서도 사립유치원 지원을 주장하는 황우여 의원 등과 생각이 달랐고, ‘당연히 찬성해 줄 줄 알았던’ 당시 야당(민주당)까지 떨떠름한 기색을 보이면서 법안은 18대 국회 문방위 소위에서 오랜 기간 계류한 채 폐기됐다. 관련 내용을 담은 법안이 통과된 것은 2015년의 일이다.

여전히 사립유치원 관련 단체들은 국회에선 ‘무서운’ 존재다. 지역구를 틀어쥐는 ‘입소문’ 때문이다. 지역에서 오랜 시간 터전을 다져 조직력·동원력이 강하다.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전통 있는 명문 유치원’으로 남길 바라는 학부모들까지 설득당해 가세하면 ‘표밭’에 금이 간다.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이 지역 유지로써 정치인의 후원자인 경우도 부지기수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학부모들에게 엉터리 비방, 비난을 하기도 한다. 있는 소리 없는 소리가 다 나온다.” 요즘 들어 그 때 생각이 부쩍 떠오른다는 한 의원은 “그 때는 제 표에 여유가 좀 있었다. 요즘이라면 그럴 수 없었을 것(웃음)”이라고 진담 같은 ‘농담’을 했다.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박용진 의원실엔 비슷한 경험이 있는 보좌진들의 ‘응원’도 몰린다. “비슷한 경험을 한 의원실이 많다. 지역구에서 소동을 한번 겪고 나면 주저되는 게 사실이다.” “처음에는 지지를 받지만, 대중의 관심이 사그러들면 결국 의원실 혼자 남겨지고 만다. 꾸준한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 보좌진들의 이야기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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