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마을과 자연 속에서 배우는 즐거움

양선아 2018. 09. 10
조회수 595 추천수 0
00503743_20180906.JPG 
꿀벌과 시작한 열일곱 
모리야마 아미 글, 정영희 옮김/상추쌈·1만5000원

“해야 할 건 많은데, 해야 한다는 것도 아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어.”
입시 위주의 교육과 지나친 경쟁으로 한국의 많은 학생은 무기력감을 느낀다. 내가 왜 공부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내 꿈을 찾고 의미 있는 미래 설계를 할 수 있는지 힌트를 제공해주는 책이 있다. 바로 이웃 나라 일본 나가노현 후지미고등학교의 양봉부 이야기를 다룬 <꿀벌과 시작한 열일곱>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북 의성 정도쯤 될까. 작은 시골 마을에 자리 잡은 후지미고등학교에 여고생 치하루가 입학한다. 치하루도 처음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고민한다. 그런 학생에게 “하고 싶은 일은 책상 앞에 붙어 있다고 찾아지지 않는”다며 손을 내미는 선생님이 있다. 실습 담당 기타하라 도시후미 선생님이다. 기타하라 선생님은 아이들을 데리고 편백 삿갓을 만드는 장인도 만나고, 다래 키우는 농가도 방문한다. 1학년 내내 다양한 현장을 방문한 치하루는 2학년 여름 방학 때 양봉 농가에서 체험을 한다. 이 체험에서 치하루는 꿀벌에 매력을 느끼고 급기야 학교 안에 양봉 동아리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한다.

치하루는 회원들과 함께 학교 뒤뜰에 벌통을 놓고 꿀벌을 치며, 벌꿀을 따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꿀벌을 직접 키우며 꿀벌의 생태계는 물론 생명의 소중함과 덧없음, 가족을 위해 일하고 때로는 목숨까지 바치는 용기까지 많은 것을 배운다. 아이들은 가만히 책상에 앉아 죽은 지식을 외우거나 스마트폰으로 지식을 검색하지 않는다. 직접 벌을 키우며 스스로 알아가고, 전문가를 찾으며 난관을 헤쳐나간다. 학교뿐만 아니라 마을과 자연 속에서 성장하고 배우는 아이들, 그리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마치 한 편의 청춘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다. 초등 4학년 이상.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페이스북 : anmadang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최신글




  • 초원에 쓸모없는 존재란 없다초원에 쓸모없는 존재란 없다

    베이비트리 | 2019. 01. 11

     [책과 생각] 한미화의 어린이책 스테디셀러푸른 사자 와니니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창비(2015)인간에게 신년의례는 각별하다. 새해는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니라 특별한 시작이다. 그러니 새해가 되면 판에 박힌 일상을 벗어나게 할 의미 있는...

  • 아기 염소가 어느날 엄마 염소가 됐어요아기 염소가 어느날 엄마 염소가 됐어요

    베이비트리 | 2019. 01. 11

    염소 시즈카다시마 세이조 지음, 고향옥 옮김/보림출판사·3만2000원따스한 봄날 나호코네 집에 새하얀 아기 염소가 왔어요. 나호코는 아기 염소를 ‘시즈카’라고 불렀어요. 나호코와 시즈카는 들판에서 뛰놀며 금세 친해졌어요. 시즈카는 하루가 다르게...

  • 일제의 겨울 이겨낸 소년의 ‘엿가위’ 소녀의 ‘노래’일제의 겨울 이겨낸 소년의 ‘엿가위’ 소녀의 ‘노래’

    베이비트리 | 2019. 01. 11

    3·1운동 100주년 청소년 소설숨은 독립운동가 ‘소년엿장수’실화에 바탕 ‘저고리 시스터즈’경성을 누비는 소년엿장수서지원 글, 송진욱 그림/좋은책어린이·1만원저고리 시스터즈김미승 지음/다른·1만3000원100년 전 경성(서울의 옛 이름)에 청소년이 있었을...

  • ‘의성어 빗줄기’와 ‘심포닉하우스’…즐거운 시각체험‘의성어 빗줄기’와 ‘심포닉하우스’…즐거운 시각체험

    권귀순 | 2018. 12. 28

    청각과 시각의 지식세계인포그래픽으로 한눈에올해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작크게 작게 소곤소곤나는 본다로마나 로맨션·안드리 레시브 글·그림, 김지혜 옮김/길벗어린이·각 권 2만1000원듣는다는 것을 어떻게 그릴까? 보이지 않는 것은 어떻게 그릴까?일목...

  • 문화 흔들리는 대기 속에도 우리 안의 별은 또렷해문화 흔들리는 대기 속에도 우리 안의 별은 또렷해

    베이비트리 | 2018. 12. 28

     별과 고양이와 우리최양선 지음/창비·1만1000원‘겨울 하늘의 별들을 보면 희미하게 반짝반짝 깜빡이고 있어. 그건 별들이 진짜로 움직이기 때문이 아니야. 대기가 불안정하기 때문이지.’열여덟. 우리는 모두 불안정한 존재지만, 열여덟은 특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