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자기주도적 무인도 체험기 - 실전편

권오진 2018. 0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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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자기주도적인 행동의 시작은 언제부터 시작될까? 아마 아이가 태어나서 배가 고프다고 울 때라고 생각한다. 바로 울음을 통하여 배고픔이란 생존의 본능을 표현하는 자기주도적인 행동이다. 그런 점에서 무인도란 다양한 부족함이 상존하기에 자기주도성을 구현하는데 오히려 최적의 장소였다. 요즘 아이들은 풍요 속에 빈곤이다. 물질문명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라며, 또한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다. 그것은 집에서 공주님과 왕자님의 대접을 받고 성장하며, 이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외동아이가 많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엄마의 넘치는 사랑이 원인이 되어 교감과 공감을 축소시키고, 오히려 자기주도성을 훼손시키는 원인이 된다.


무인도에 참가하는 아빠들의 공통적인 궁금증이란 왜, 가장 더운 8월 첫 주에 출발하느냐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다. 그때가 최악의 상황이기에 역설적으로 그 날을 택한 것이다. 무인도에서 인간은 잠깐 머무르는 손님이다. 무인도의 나무와 모래와 곤충들이 주인이다. 그러므로 무인도의 기본 개념이란 자연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순응을 배우는 자세이다. 순응이란 단순하다. 너무 더울 때는 그늘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비가 오면 프로그램을 멈추고 텐트 속에서 낮잠을 즐기는 것이며, 추울 때는 저체온증이 염려되어 더운 국물을 만들어서 마시게 했으며, 산 정상에 올라갈 때는 페트병으로 각반을 만든 후 종아리에 차서 뱀의 공격을 사전에 방비한다. 이런 근본적인 태도와 준비로 인하여 30번의 행사에서 사고 없이 마칠 수가 있었다.


이번 행사에는 7가족 15명이 참여했다. 아빠들은 아빠학교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가끔 보는 사이였지만 아이들은 대부분 처음 보는 사이다. 그런데 만난 지 10분 만에 형, 동생, 언니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인천에서 배를 타고 바로 시작하는 동전 던지기와 굴리기다. 지름 1m의 원을 청테이프로 표식한 후에 가운데에 5*5센티의 정사각형을 그린다. ‘던져’라는 소리와 함께 모든 아이가 동전을 던진다. 가운데에 가장 가까이 던진 아이가 1등이다. 아이들은 던질 때마다 애간장이 녹는다. 1등을 하면 앗싸를 외친다. 이렇게 20번을 하면 순위가 가려진다. 다음은 아빠들이 하는 동전 돌리기다. 동전을 세운 후, 검지손가락으로 동전의 옆을 치면 빙글빙글 돈다. 가장 오래 도는 사람이 1등이다. 이렇게 아이와 아빠의 점수를 합산하면 1등이 가려진다. 1등은 대형 새우깡이 선물이다. 이것을 받은 아이는 형, 동생들과 나누어 먹는다. 짧은 시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수많은 상호작용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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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이 걸려서 승봉도에 도착 후, 바로 통통배로 갈아탔다. 이미 3일 전에 설치한 그물낚시를 끌어올리는 시간이다. 선장의 지도아래 그물을 끌어올리니 게, 왕소라, 가오리, 미역이 올라온다. 순간, 아이들에게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어서 비싼 광어도 올라왔다. 아빠들은 장갑을 끼고, 고기를 그물에서 빼느냐고 분주하다. 아이들은 소라와 물고기를 이리 저리 만져보며 관찰하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이것이 무인도에서 첫 점심이자 식사 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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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 도착했다. 첫 번째는 그물낚시로 잡은 물고기와 소라를 삶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가족은 차례대로 가족 소개를 했고, 아이들은 팀의 역할에 대한 이론을 발표했다. 이어서 전남 목포에서 참여한 음식 팀의 지아 준형아빠가 광어 2마리를 회를 뜨기 시작했다. 이를 위하여 아들과 여러 번 바다낚시를 갔다 왔으며, 멋진 회칼도 샀다고 자랑을 했다. 하지만 모든 가족의 이목이 집중하며 턱을 괴고 있으니 실력발휘가 되지 않나 보다.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아마 빨리하려는 마음이 앞서서 그런가 보다. 어쨌든 회를 뜨는 순간, 바로 아이들의 입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아직도 아이들의 뱃속에는 밥 달라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때, 솥에 찐 물고기와 소라가 익어서 모두에게 나누어주었다. 여기서 지아 준형아빠가 소라를 먹을 때 소라의 독을 제거하고 먹는 법을 알려주었다. 딱딱한 소라에게 속살을 꺼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장갑을 낀 후에 소라를 잡고 바위에 치면 속살이 나와서 바로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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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허기가 달랠 즈음, 만들기팀장이 등장했다. 먼저 뱀으로부터 물리지 않기 위한 각반 만들기다.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가서 빈 페트병 2개씩을 주워온다. 위와 아래를 자르고, 세로로 한번 자른 후에 종아리에 차면 각반이 된다. 이어서 페트병으로 숟가락 만들기를 진행했다. 주로 콜라 사이다 페트병과 같이 단단해야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가위로 자르니 금방 숟가락이 완성되었다. 앞쪽에 약간 다듬으면 포크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것으로 2박 3일 동안 사용할 숟가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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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가 넘었는데 찜통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무더위에 아직도 동굴 앞 그늘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마 모래 위는 달구어져서 50도 가까이 될 듯하다. 항상 무인도에 도착하면 텐트를 설치하는 것이 1순위인데 더위 때문에 저녁으로 미루었다. 그 대신 그늘이 있는 곳에서 불만들기반인 서연 아빠가 진행했다. 먼저 건전지와 껌 종이를 이용한 불 만들기다. 장갑을 끼고 시범을 보였는데 잠깐 불이 붙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아이들은 껌 종이를 달라고 한다. 아니, 불붙이는 것보다 껌을 먹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다. 껌을 씹으면서 불을 만드는 실습을 진행했다. 그런데 절반 정도만 성공했다. 그 이유는 껌종이의 모양에 있었다. 양옆에는 넓다가 점점 좁아지는 형태가 되었을 때, 성공 확률이 높았다. 이어서 돋보기로 불붙이기다. 이건 간단하다. 돋보기를 고정하고 물체에 초점을 맞추면 쉽게 불이 붙는 이치다. 하지만 바람이 불거나, 재료가 습기가 있으면 붙지 않았다. 절반 정도만 성공했다. 무인도 프로그램의 핵심 중의 하나는 아이들이 실수와 실패를 자주 경험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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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가 넘었는데 아직도 햇볕이 뜨겁고 따갑다. 그래서 모래 놀이를 했다. 먼저 모래 속에 깃발 쓰러트리기를 했다. 아빠들이 먼저 하고 아이들이 나중에 했다. 자세히 보니 이 놀이를 통하여 성격이 드러났다. 무조건 모래를 많이 가져오려는 아이도 있지만 쓰러지는 것이 두려워서 조금만 가져오는 아이도 있었다. 술래는 엎드려서 인디언 밥을 했다. 이어서 모래로 동굴 만들기와 모래 높이 쌓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모래로 정원 만들기를 했다. 여기서 아이들의 창의성이 반짝였다. 주위에서 나뭇가지나 풀, 꽃을 이용하여 입체적인 정원을 만들었다. 연재와 결이는 아예 도시설계를 했다. 아파트와 공장, 도로를 만들고 나름대로 설명을 했다. 무인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연재는 모래 놀이가 가장 재미가 있다고 말했으며, 매년 오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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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 5시가 되었다. 아직도 뜨겁지만 각반을 차고 산 정상으로 출발했다. 대장들인 아이들이 선봉에 섰다. 비록 100m도 되지 않는 산이지만 원시림이 있어서 분위기는 으스스했다. 정상에서 생존팀인 연재의 발표가 있었다. 만일 무인도에 가게 되면 먼저 해야 할 일은 산 정상에 올라야 한다. 그래야 의식주에 대한 설계가 가능하고, 주위의 위험 요소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자연을 통하여 비가 오는 다양한 징조를 배웠다. 만일, 무인도에 도착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살려는 강력한 의지다. 다시 산 중턱으로 내려와서 수렵팀인 태성이의 발표가 있었다. 여기서는 토끼나 사슴을 잡는 올무에 대해 실습을 했다. 나뭇가지를 구부리고, 끈을 원형으로 만들어서 설치하면 동물이 지나가는 순간, 잡히는 기구다. 4학년 태성이는 아빠와 충분한 연습을 했는지 절반 이상을 설명하며 진행했다. 그 모습에 아빠들은 모두 감동하고 부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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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가 넘어서야 드디어 텐트를 칠 수 있었다. 간단한 4인용이지만 아이들은 아빠를 돕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7시가 되어서 저녁을 주었는데 1인당 감자 2개다. 여기서 드라마가 시작된다. 감자 2개란 어른 기준, 반의 반끼 정도의 분량이며, 아이들에게도 반도 안 되는 양이다. 하지만 무인도에서 주니까 먹어야 한다. 그런데 더위에 지치고, 물을 뜨러 1시간 반 걸려서 갔다 오고, 산에 오르내리다 보니 이미 에너지는 방전 직전이다. 그런데 아빠들은 드라마의 각본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감자를 천천히 먹으면 아이는 게눈 감추듯이 2개를 먹는다. 이때, 아빠는 포카페이스를 하면서 아이에게 감자를 건네며 더 먹으라고 한다. 아이는 그 감자를 한입에 넣어서 먹고 싶다. 하지만 아빠도 배가 고플 텐데 자신을 위하여 감자를 준 것을 생각하면 마냥 염치없이 먹을 수많은 없다. 그래서 아쉽지만 절반을 잘라서 다시 아빠에게 건넨다. 여기에서 아이의 마음속에 공감의 불꽃이 일어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더군다나 생선 종류를 먹지 않는 아이들은 거의 종일 굶은 것이나 다름없다. 드디어 아이들은 배고픔의 공포와 두려움과 무서움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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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반부터 2시간의 자유시간을 주었다. 모두 텐트 속에서 뻗었다. 아이들은 아빠에게 배가 고프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무인도는 굶기기 위하여 온 것이 아니고 배고픔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은 것이 본래의 취지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희망은 있다. 밤에 게를 잡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9시 반이 되어서 모두 기상을 시켜서 바닷가로 모였다.

손에는 랜턴과 코펠이 들려있으며 벌써 입맛을 다시고 있다. 이미 낮에 게를 잡는 법을 실습했으며, 알이 있는 게는 잡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게잡기가 시작되었다. 여기의 게는 달랑게인데 껍질이 얇아서 튀겨서 모두 먹을 수가 있다. 아이들은 랜턴을 게에게 비치며 ‘게섯거라’를 외친다. 잡힌 게는 분한 마음에 게거품을 물고 있다. 30분 정도 잡으니 150마리 정도를 잡았다. 누가 몇 마리를 잡았냐고 물으니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숫자를 말한다. 잡은 게는 튀김 밀가루에 묻혀서 튀김을 했다. 그리고 순서대로 종이컵에 게 2마리씩을 넣어주었다. 저 뒤에서 ‘꿀꺽’하며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린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아이들은 뜨거운 튀김을 호호하며 게 눈 감추듯이 먹는다. 그리고 다시 턱을 괴면서 차례를 기다린다. 모든 아이가 감사의 마음으로 맛있게 먹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맛이 있다고 말한다. 4판 정도를 튀기니 재료는 동이 났다고 말하자 아쉬움에 다시 게를 잡자고 채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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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그런 마음을 이미 알았기에 다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바로 쫀드기 구워 먹기다. 이 말에 이구동성으로 ‘와~’하며 박수를 치기도 한다. 그리고 이미 9시부터 불을 붙여놓았으며, 장작불에 불장난해도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쫀드기 구이는 가장 나이가 많은 5학년 결이가 맡았다. 동생들은 그거 하나 얻어먹으려고 앞에서 침을 꼴깍 삼키고 있다. 그러다가 한 조각을 받으면 기쁨과 환희의 얼굴로 변한다. 몇 번을 받아먹다 보니 포만감이 밀려오고, 뒤에 장작불이 보인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나뭇가지나 솔방울을 주워서 불 위에 던지고, 나뭇가지로 불을 쑤신다. 또한 나뭇가지 끝에 불똥이 있으면 돌리려고 한다. 곁에 아빠들이 있어서 안전거리에서 할 수 있게 했다. 11시가 넘으니 한 가족씩 잠을 자러 텐트로 향한다. 장작불도 이제 꺼지기 직전이다. 오늘 무인도에 오기 위하여 대부분 아침 5시 전후에 일어나서 밤 11시까지 활동을 했으니 장장 18시간을 정신없이 활동한 것이다. 내가 마지막 정리를 하고 올라가니 모든 텐트는 고요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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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올해는 물때가 좋아서 낚시하기에 좋을 것이라고 예고를 했고, 아침 일찍 낚시하는 스케줄을 잡았다. 일어나니 4가족이 이미 낚시를 하고 있었다. 궁금해서 그곳에 가보니 이미 놀래미 2마리를 잡았다. 4학년 태성이도 한 마리를 잡았다. 요즘 루어낚시를 할 수 있는 아빠가 참으로 드물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에서 합격할 때까지 연습을 시킨 트레이닝이 있기에 아빠들이 편하게 낚시를 했다. 3학년까지는 혼자 낚시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그래서 그런 아이들은 아빠가 백사장에서 캐스팅 연습을 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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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아침 식사를 하니 다시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린다. 이제 뗏목을 만드는 시간이다. 바닷가 바로 옆 그늘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여기서 생존팀의 연재 아빠가 대나무와 대나무를 묶는 방법을 설명하고, 함께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대나무를 나르다가 바닷물에서 놀다가, 모래 장난을 하기도 했다. 뗏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력이다. 대나무만 가지고는 사람이 탈 수 있는 뗏목을 만들 수가 없다. 그래서 스티로폼을 바닥에 고정하여 충분한 부력을 확보했다. 뗏목이 완성된 후, 돛대에 일일이 가족 깃발을 묶었다. 깃발은 후에 회수하여 기념으로 집에 가져가서 액자를 만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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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죽을 만들기 위하여 보말을 주우러 갯바위로 향했다. 바위에는 소라와 보말이 많았지만 보말만 주웠다. 1킬로 정도의 보말을 삶은 후에 아이들에게 까라고 주었다. 저마다 손에는 옷핀이 있다. 핀으로 보말속에 찌르니 살점이 한 번에 나온다. 마치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 듯이, 아이들은 원형으로 둘러앉아서 보말을 까기 시작했다. 가끔 알 수 없는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 많은 보말을 1시간 만에 모두 깠다. 여기에도 노하우가 있다. 보말을 삶을 때 물이 끓기 시작한 후에 5분 정도만 더 삶아야 쉽게 빠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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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말을 까기 전에 물과 소금 만들기 팀인 유건아빠가 소금 만들기를 진행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들통에 아이들이 가져온 바닷물을 절반 정도 붙고 끓이면 된다. 2시간 정도 지나니 죽과 같이 걸쭉하게 되었으며, 곧 딱딱한 소금의 결정체가 되었다. 이미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었고, 소금 맛을 보라고 해주었다. 아이들 중에선 소금이 마치 과자인 양, 작은 덩어리를 입에 넣더니 곧 ‘아이 짜’라며 는 뱉는 아이도 있었다. 간단한 이치이지만 소금을 만드는 법을 직접 체험했다. 아이들은 이미 소금이 왜 중요한지, 바닷물을 먹으면 안 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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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후 2시, 그늘에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그래서 다시 산 정상으로 향했다. 여기서 집 만들기 팀인 결이 아빠가 나섰다. 먼저 산에 오르면서 고사리 줄기를 잘라서 가지고 올라갔다. 이것으로 간단한 집을 만드는 재료이다. 고사리대로 기둥을 만들고, 잎으로 지붕을 만들었다. 둘이서 만들기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다른 아빠들이 힘을 합해서 도와주었다. 그러자 60년대의 초가집이 완성되었다. 비록 미니어처와 같이 축소형 초가집이었지만 집의 구조를 이해하고, 집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것이 끝나자 아빠들의 동공이 작아지면서 눈꺼풀이 처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급 피로하다는 신호다.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낚시하고, 뗏목을 만들었기에 피곤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1시간의 오수를 허락했다. 그 말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돗자리 위에 쓰러져서 모두 잠이 들었다. 산 정상이라 간간이 바람이 불었기에 꿀맛 같은 낮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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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가 되자 산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물 만들기 팀의 유건아빠가 진행했다. 바로 비닐봉지를 이용하여 물을 만드는 법이다. 요령은 간단하다. 비닐봉지를 활엽수에 덮은 후에 밀봉하면 된다. 마트 봉투로 씌워서 종일 있으면 30~40밀리의 물이 만들어졌다. 그 이유는 나뭇잎이 광합성을 하는 과정에서 물이 만들어진다. 결과는 그 다음 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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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바닷가로 내려와서 물을 뜨러 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특수한 상황이 있다. 물을 뜨러 가려면 계곡을 넘어서 자갈밭을 건너서 30분을 걸어가야 한다. 그러나 만조 때는 건너서 갈 수가 없고, 만조와 간조 사이에만 갔다 올 수가 있다. 계곡 앞에서 상황을 살펴보니 물의 깊이가 어른 가슴 높이라서 건너갈 수 없다. 그런데 기다리다가 긴 밧줄을 발견했다. 이것을 설치하면 아이들도 쉽게 건널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바닷물을 계속 빠지고 있는 사이에 아빠들이 양쪽에 밧줄 연결했으며, 중간에 아빠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했다. 이제 물이 더 빠져서 무릎 정도가 되었다. 먼저 고학년부터 아빠와 건너기 시작했다. 중간에 파도가 밀려올 때면 두려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아빠에 대하여 완벽한 신뢰를 하고 있다. 아빠라면 지옥이라고 함께 갈 수 있는 자세다. 마지막으로 7살 윤진이까지 무사히 건너서 물을 뜨러 갈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늘의 첫 번째 미션은 뗏목으로 탈출하기다. 어제 이미 만들어놓은 뗏목을 타는 날이다. 아빠들이 안전 점검을 했다. 한 가족씩 뗏목을 타고 50m 정도 바다로 나간다. 그런데 이날은 중급의 파도가 밀려왔다. 어제 모든 아빠가 정성을 다해서 만들었지만 파도에 그만 종이배처럼 힘없이 뒤뚱거린다. 그 와중에 공통으로 해야 하는 말은 손을 흔들면서 ‘살려주세요’이다. 뗏목에 긴 줄을 묶어놨기에 50m를 간 후에 줄을 당겨서 다음 가족으로 교대했다. 모든 가족의 뗏목 탈출을 마치고 뗏목 타기 놀이를 했다. 뗏목 위에 모든 아이를 태운 후, 아빠들이 빙 둘러서 뗏목을 끌고 간다. 여기서 아빠들이 뗏목의 끝부분을 들었다, 놓기를 반목하면 그야말로 아이들은 흥분의 도가니로 변한다. 이렇게 몇 번을 하다 보니 아빠들은 힘이 빠지지만 아이들은 싱글벙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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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동굴탐험이다. 이 미션의 핵심은 무인도 캡슐을 동굴 끝에 놓고 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어제 모든 가족은 1인당 1개의 차돌을 가지고 와서 20년 후에 꿈을 돌에 적었다. 5학년 결이는 우주과학자, 2학년 서연이는 달리기 선수, 1학년 연재는 곤충학자가 되겠다고 적었다. 동굴을 깊고 어둡기에 랜턴을 들고 300m를 들어갔다. 물론 대장인 아이들이 선봉에 가고, 아빠들은 뒤를 따랐다. 동굴 끝에는 이미 15년 전부터 같다 놓은 돌들이 수백 개가 있었다. 동굴을 나온 후에 간절하게 원했던 물로 샤워할 수 있었다. 첫날, 둘째 날은 물이 없어서 샤워는 언감생심이었으며, 끈적끈적한 바닷물이 몸에 묻은 상태에서 잠이 들어야만 했다. 모든 아빠와 아이들은 물이 이렇게 소중하고, 시원함을 알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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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탐험을 마치니 벌써 2시가 되었다. 일부 아빠는 텐트를 철거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점심 준비를 했다. 점심은 햄과 보말과 부추가 들어간 부침개이다. 무인도에 오면 배고품과의 전쟁이다. 먹고 먹어도 배가 고프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운동량이 집에 비하여 서 너 배는 많다. 산에 오르락내리락해야지, 수영하지, 자갈밭 갔다 오기 등 에너지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래서 무인도에 오면 기본적으로 편식하는 아이, 밥을 먹지 않는 아이는 자동으로 치유된다. 점심때가 지나서 그런지 아이들이 배가 고픈가 보다. 모여서 ‘부침개, 부침개’를 외친다. 그 소리에 웃음이 나왔다. 일부러 부침개는 한 곳에서만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길게 줄을 섰다. 얼마나 차례가 되기를 기다렸을까? 하지만 모든 아이는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30분이 지나서 2곳에서 부쳤다. 그러자 병목현상이 사라졌으며 아빠들로 충분히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배가 오려면 1시간이 남았다. 자유시간이다. 아이들은 모여서 어디서 구했는지 줄 씨름을 하거나 달리기를 한다. 사실, 첫날부터 아이들은 이미 전장의 전우가 되었다. 고학년은 저학년을 잘 챙겨주었으며, 저학년은 고학년을 잘 따라다니며 놀았다. 아빠들이 굳이 놀라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저절로 놀이가 이루어졌다. 바로 풍부한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이웃커뮤니티의 진정한 모습이며, 미래에 후세에게 물려주어야 할 이웃커뮤니티의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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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무인도를 탈출할 수 있는 배가 도착했다. 그리고 승봉도에서 내렸다.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환한 미소를 짓는다. 오후 7시가 되어서 인천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예약한 식당에서 그토록 그립던 냉면을 마음껏 먹었다. 김치도 실컷 먹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인도 수료식이 진행되었다. 그 내용을 보면 [...최악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조차 도전정신으로 극복하였으며, 아빠와의 협동 정신, 친구들과의 우정으로 주어진 과업을 무사히 마쳤기에...]이다. 한 가족씩 나와서 수료증을 받았다. 모두가 해냈다는 성취감에 수료증이 깃털처럼 느껴진 듯하다. 아이들은 무인도를 통하여 배고픔의 공포를 알았기에 엄마가 주는 밥의 고마움을 알 것이며, 열악한 화장실을 경험함으로써 집의 화장실이 궁전과 같이 느낄 것이며, 물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지 뼛속 깊이 느겼을 것이다. 또한 비록 2박 3일이지만 처음 만난 친구와 동생과 언니, 오빠들과의 소통과 공감과 교감과 우정은 평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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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부터 30번의 무인도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이번처럼 성취감이 큰 적이 없었다. 참가한 아빠들과 짧게는 6개월에서 1년 동안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키워라’라는 컨셉으로 무인도를 준비했으며, 아빠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주어진 과업을 준비했으며, 이를 통하여 무인도에서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기주도성과 무인도의 접목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이지만 아빠의 참여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했다. 아이와 다양한 체험, 극한의 체험을 통하여 정신적, 육체적으로 한 뼘씩 자라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무인도 효과도 증명되었다. 단시간에 이웃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었고, 창의성, 사회성, 도전정신, 리더쉽, 성취감 등의 다양한 인성이 형성되었다. 결국, 최고의 사람 교육이었다.


사진·영상 권오진 제공.

 

*윤진현진윤찬아빠 글(무인도31기 참가자):https://cafe.naver.com/swdad/51871

*강서연아빠 글(무인도31기 참가자):https://cafe.naver.com/swdad/51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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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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