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자기주도적 무인도 체험기 - 준비편

권오진 2018. 0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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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여름 고온 현상은 100년 만의 더위라고 한다. 그런데도 가장 더웠던 지난 8월 3일~5일, 2박 3일 동안 아빠와 아이 7가족 15명이 무인도에 다녀왔다. 거기는 전기도 없어서 냉장고와 선풍기는 물론 화장실도 없는 사람이 살지 않는 100% 무인도이다. 인천에서 2시간 동안 배를 탄 후에, 다시 통통배로 갈아타고 30분을 더 가야 무인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아빠와 아이가 한팀이 되어서 생존을 위한 각종 자기주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무인도 캠프는 2002년부터 매년 1~2회를 진행했으며, 올해가 31번째이다. 아이의 나이는 7살부터 12살까지였으며, 올해부터 무인도 캠프는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키워라’가 주제였다.


무인도에서 주제에 대한 구체적인 이론의 정리는 지난해 8월에 완성이 되었으며, 9월부터 참가 신청자를 받았다. 프로그램의 진행은 다음과 같다.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키워라' 무인도 캠프 프로그램>


1) 9월~10월 - 아래의 12가지 프로그램에서 1가지를 선택하는데 난이도와 아이의 나이를 고려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물론 아빠와 아이의 결정을 존중했다.

2) 10월~12월 - 아빠와 아이가 아빠학교에 방문하여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3) 1월~6월 - 아이와 한 달에 2번 이론과 실전에 관한 실습을 했다.

4) 7월1일~7월15일 - 완성된 내용을 참가자끼리 공유했다.

5) 8월3일~5일 - 무인도에서 이론과 실습을 발표했다.


<12가지 프로그램 내용>


1.식물응용팀:무인도에서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식물 이용하기

2.생존팀:목표:무인도에 생존하기 위한 기본 지식 습득

3.집만들기팀:무인도에서 거주할 수 있는 집을 만들기

4.음식물팀:무인도에서 생존을 위하여 다양한 음식물 구하기

5.수렵팀:무인도에서 바다와 민물, 산에서 사냥하기

6.물만들기팀:물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직접 만들기

7.소금만들기팀:소금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직접 만들기

8.불만들기팀:자연재료를 통하여 불 만들기

9.만들기팀:목표:주변에 재료로 숟가락과 각반 등을 만들기

10.뗏목팀:주변 재료로 뗏목만들기

11.위기관리팀:무인도에서 각종 위급 상황에 대하여 응급조치 취하기

12.위기예방팀:무인도에서 위급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오리엔테이션은 아빠와 아이 한 가족이 참여하여 1:1로 진행했는데 이론과 실습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무인도에서 안전교육이다. 무인도는 그야말로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말벌 피하기와 쫓는 방법, 살모사에게 물리지 않는 법, 일사병과 열사병을 예방하기, 루어낚시에서 고립되지 않기, 천연 살충제로 모기가 물리지 않기, 저체온증 예방법, 파상풍 예방하기 등을 익혔다. 그리고 루어낚시는 이론교육과 실습을 했다. 먼저 낚시도구를 분해하여 구조를 익혔으며, 공터에서 가짜 미끼를 달고 숙달이 되어 무인도에서 바로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캐스팅 연습을 했으며, 파마 현상을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지난 2월부터 아빠들이 아이들과 실습한 내용이 게시글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태성주 아빠는 수렵팀이며 태성이는 4학년이다. 도구를 이용하여 물고기나 동물 등을 잡는 팀이다. 이 팀이 첫 번째로 한 것은 페트병으로 물고기 잡기다. 아빠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페트병으로 고기 잡는 어항을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는 이것으로 외갓집 냇가에 하루 동안 설치를 했다. 그러나 보기 좋게 실패를 했다. 아이는 허탈함에 실망한 눈빛이 보인다. 제작상의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이었다. 보름 뒤, 다시 설치했다. 이번에는 돌메기 2마리를 잡았다. 아이는 기가 살아서 목에는 힘이 들어가고, 어깨가 거들먹거린다. 기분이 최고로 좋다는 뜻이다. 4학년 태성이는 아빠가 만들어준 페트병 어항으로 고기를 잡은 경험은 평생 남을 멋진 추억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1.png » 어항으로 물고기 잡기를 실패하다. 사진 제공 권오진.

2.png » 어항으로 돌메기를 잡다. 사진 제공 권오진.

연재 아빠네는 뗏목 팀이며 연재는 초등학교 1학년이다. 나무와 나무를 튼튼하게 묶는 것이 이 팀이 해야 할 과제이다. 실제로 무인도에서 항상 2*3m 뗏목을 만든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 매년 대나무를 산다. 이 팀이 해야 할 일은 대나무와 대나무를 묶는 일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대나무를 구하기도 어렵다. 그러자 이 팀이 준비한 것은 아이와 함께 바로 연필을 이용하여 묶기 연습을 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험은 실전에서도 유감없는 실력 발휘를 하였다. 

4.png » 연필로 뗏목을 완성한 연재. 사진 제공 권오진.

한결 아빠네는 집 만들기 팀이며 결이는 5학년이다. 결이는 집에 관한 계획표를 작성한 후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서 집에 대해 다양한 공부를 했다. 서연 아빠는 불만들기 팀이다. AAA 건전지 1개와 껌 종이를 이용하여 불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다. 서연 아빠는 야외에서 서연이와 실습을 했고, 불이 붙었다. 이를 본 서연이는 깜짝 놀랐다고 이야기를 한다.

5.png » 결이가 준비한 집에 관한 공부계획표. 사진 제공 권오진.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키워라’의 컨셉은 창의성과 함께 미래의 화두이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반드시 체득해야 할 과제이다. 그것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주어진 일을 스스로 하려고 한다. 

2.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려고 애를 쓴다. 

3.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모든 부모의 꿈은 내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을 살펴보면 동상이몽이다. 사춘기가 되면 집안이 뒤집히고, 중2병으로 가족 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선행학습, 조기교육을 받아도 고3이 되면 대부분 중상위권에 몰려있고, 대학을 졸업하면 캥거루족이 되기 쉬우며, 50만명의 공시족에 편입되기 쉽다. 이런 원인을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놀이가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는 것과 엄마의 넘치는 사랑이다. 사랑을 가장한 강요로 인하여 가슴 설레는 학창시절이 아니라 창살이 없는 감옥을 만들고 있다.


그럼 무인도에서 주제가 이루어지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1. 아이가 행복해야 한다.


내가 행복해야 자기주도적이 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할 때, 무엇을 하려는 의지와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다. 반대로 불행할 때는 마음속에 분노로 인하여 자학적이며, 소극적이 되기 쉽다. 무인도 프로그램의 팀 구성을 보면 아빠가 대원, 아이가 대장이다. 바로 이 관계 자체가 아이에게 행복의 출발점이 된다. 아빠는 아이를 부를 때,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대장님~’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한마디에 너무 좋아서 입이 코에 걸린다.


2. 역지사지 놀이다.


대부분의 아빠는 아이와 수직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아빠가 명령하면 아이가 수행하는 형태의 놀이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항상 거리감이 존재한다. 그러나 무인도에서 아이가 진행을 주도하는 형태이다. 바로 아이가 대장이기 때문이다. 이 자체로 아이는 ‘앗싸’를 외치게 되며 심리적인 우월감과 자신감을 갖게 된다. 대원은 대장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3. 자유정신이 많다.


모든 부모는 내 아이가 자기주도성과 창의성이 뛰어나기를 바란다. 하지만 지식을 반복적으로 외우는 공교육에서는 쉽지 않다. 그것이 이루어지기 위하여 자유정신의 시간이 많아야 한다. 한 마디로 평소에 멍때리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아빠는 대장인 아이에게 미션을 수행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장님, 우리 미션은 언제 하면 좋습니까?’라고 대장인 아이에게 의견을 구한다. 이 한마디에 아이는 스스로 하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비밀이 있다. 아이들이란 아빠가 하는 것을 모두 따라 하려는 따라쟁이 습성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기주도성과 창의성의 씨앗이 발아되기 시작한다.


4. 성취감의 경험이 많아야 한다.


학창시절, 학교에 갔다 와서 바로 숙제를 마치면 기분이 좋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마쳤기 때문이다. 이때 느끼는 감정이 바로 성취감이다. 엄마가 심부름을 시켜서 마트에 갔다 왔다. 엄마는 ‘네가 심부름을 해주어서 식사 준비를 빨리 할 수 있었어’라고 말한다. 이때, 느끼는 감정이 성취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는 욕심이 많다. 지금 이 순간, 내 아이의 성적이 확 올라서 1등을 하기를 바란다. 그런 기적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아이에게 많은 부담을 준다. 평소에 작은 성취감이 스스로 하려는 힘을 만든다.

3copy.PNG » 돌메기 2마리를 잡고 입이 귀에 걸린 태성이. 사진 제공 권오진.


5. 실패와 실수가 성장동력이다.


부모들은 내 아이가 완벽하기를 바란다. 공교육에서 성적이란 실수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인생이란 실수와 실패를 통하여 성장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크면 클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내성이 생기면서 자기주도성이 강해진다. 아이들에게는 놀이를 통하여 형성된다. 놀이 속에 많은 실패와 실수가 숨어있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 전, 무려 1,700번의 실험에서 실패했으며, 3,500개의 가설을 작성했다고 한다. 그는 실패의 화신이었다.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키워라'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실수와 실패를 자주 경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다시 하면 된다는 마음과 자세에 있다. 


무인도 참가자는 바로 12개의 미션중에서 1가지를 선택해서 진행한다. 거기에는 실패와 실수가 다량 함유되어있다. 무인도에 오기 전에 이미 아빠와 함께 경험하면서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 실패를 통하여 무인도에서 자신감 있게 발표를 했다. 그 옆에 있던 아빠는 흐뭇한 표정으로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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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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