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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각해 봅시다.
날은 덥고 냉장고는 비어 있고, 김장김치도 떨어졌으니 장을 보러 가야지요.
당신은 머릿속으로 사야 할 것들을 떠올려 봅니다.
얼갈이 열무 김치도 담가야 하니 각각 한 단씩 사야 하고, 오이소박이도 담그고 싶고,

애들 좋아하는 햇 옥수수도 넉넉히 사고 싶고, 대추 방울 토마토에 내가 좋아하는 찰 토마토도

한 2킬로 쯤 사야 하고,  요즘 한창 맛있는 가지며, 양배추, 팽이버섯, 꽈리고추에

홍고추도 한 봉사서 김치에 넣어야 하고,  신랑이 좋아하는 호박잎쌈에 물 좋은

생고등어 한 손 사서 조리고 싶은데 돈은 4만원 밖에 없네요.
다 살 수 있나요? 어림없다구요? 토마토만 해도 만원이 훌쩍 넘는다구요?
저거 다 살려면 10만원 쯤 가지고 나가야 한다구요?  맞습니다.

시내의 대형마트나 동네 마트에 가서 사려고 해도 최소한 5-6만원 이상 가지고 나가야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위에 열거한 모든 것을 사는데 3만 8천원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냐구요?
답은 바로 우리 지역에 있는 로컬푸드센터를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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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 대야미에 있는 우리집에서 차로 10분 정도 가면 반월 로컬푸드 직매장이 나옵니다.
반월농협에서 운영하는 지역 생산품 직거래 매장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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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깨끗한 매장 안에는 매일 아침 근거리의 농장에서 농사는 짓는 농부들이 직접 수확해 온

신선한 먹거리가 그득하게 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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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들이 직접 포장해서 가격을 매긴 먹거리마다 생산자의 이름과 이 먹거리가 재배된 곳이 표시됩니다.
이 곳의 장점은 일단 모든 판매물들이 정말 싱싱하고 가격이 굉장히 싸다는 겁니다.
저도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이지만 당근을 이렇게 이쁘게 키우는게 정말 힘든 일인데 당일 수확한
이쁜 당근 한 봉지가 겨우 천원입니다. 중간 크기 양배추는 두 통에 천원이구요.
재미있는 것은 똑같은 물품이라도 크기, 생긴 모양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는 거예요.
같은 오이라도 길이와 모양이 매끈한 정도에 따라서 천 오백원, 천 팔백원, 이천원, 이천 사백원등
다양합니다. 파시는 분이 적당한 가격을 매깁니다.

 

매일 먹는 기본 채소들은 물론이고 과일, 곡물, 건나물, 심지어는 화초들에 허브 제품이며 씀바귀에
민들레 잎, 바질 잎 같은 특수 작물도 있습니다. 어느것이나 정말 쌉니다.
특히 토마토가 아주 싸고 맛도 좋아요. 저도 토마토를 밭에서 기르고 있지만 이곳 토마토가 더 맛있어서
결국 사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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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이쁘고 맛있게 익은 찰토마토 2킬로가 3천 2백원이예요. 정말 달고 맛있는 대추 방울
토마토는 750그램에 천 오백원 주고 사 왔습니다. 동네 마트랑 비교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로컬푸드4.jpg
 
우리밭에도 부추가 넘치는데도 불구하고 한봉지에 천원 주고 사왔습니다.
이 더운 날 밭에서 부추를 잘라 일일이 다듬는게 너무 힘들어서요. ㅠㅠ
오이 소박이 담글 만큼 다듬으려면 땀을 한 말 쯤 쏟아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말끔히 다듬어진 부추 한봉지에 천원이니 저는 정말 제 영혼을 팔아서라도
사오고 싶었습니다. ㅠㅠ 
맛 좋은 가지도 다섯개에 천 삼백원... 대개 이 정도 가격입니다.
열 일곱개 들어있는 찰옥수수도 한 망에 9천원 주고 사 왔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많이 샀어도 4만원이 안 되는 겁니다. 여기에 물 좋은 생고등어 두 마리 까지 얹어서
3만 8천원 들었습니다. 요즘 같은 고 물가 시대에 정말 믿을 수 없이 싼 가격이지요.
왜 이렇게 저렴할까요.
일반 마트들은 전국의 산지에서 구매한 물품들을 대도시로 운반하는데 많은 비용이 듭니다.
요즘 같이 더운 날은 냉장 유통도 필수입니다. 중간 상인들이 가져가는 이윤도 적지 않지요.
유통 단계가 늘어날 수록 가격은 비싸지고 신선도는 떨어집니다.
로컬푸드 센터는 바로 이 중간 과정이 없습니다. 근거리에 사는 생산자가 직접 수확, 포장해서
가져옵니다. 안 팔리는 물건은 다시 수거해 가지요. 신선 식품은 당일 판매가 원칙이라
동네 마트처럼 시들때까지 며칠씩 놓고 팔지 않습니다. 매일 매일 팔려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저렴한 가격을 정하는 것이 낫습니다. 소비자는 그만큼 싸고 신선한 생산물들을 살 수 있지요.
신선한 것을 사고 싶으면 오전중에 다녀오시구요, 그날 안 팔린 것들을 정말 더 싼 가격에
얻고 싶으시면 폐점 시간 즈음에 가시면 된답니다. ^^

제가 텃밭에서 땀 흘리며 농사짓는 것보다 로컬푸드 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저렴합니다.
수고도 안 들이구요. 그러나 땅을 놀릴 수 없어 저는 어쩔 수 없이 농사를 짓고 있지만 인건비를
생각하면 감자도,  토마토도, 콩도, 김치거리도 로컬 푸드가 훨씬 낫습니다.
이런데도 이용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막히는 시내를 뚫고 대형마트에 다녀오는 시간보다
적게 걸리는데도 말입니다.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보다 이런 곳이 정말 장사가 잘 되고 손님들로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국내산인데다 무엇보다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신선한 먹거리들입니다. 로컬푸드 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환경에도 가계 살림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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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덥네, 힘드네, 먹을 게 없네 불평만 하다가 로컬푸드 센터에 다녀와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렇게 귀한게 가꾼것을 이렇게 싸게 파는 농부들을 생각 해서라도 고마운 마음으로 정성껏
건강한 음식으로 만들 책임이 제게 있으니까요.
부랴 부랴 오이 열한개를 절여서 오이 소박이를 담궜습니다. 열무, 얼갈이 김치도 담궜습니다.
피아노 치고 올 두 딸들을 위해 옥수수 열개도 맛나게 삶아 놓았습니다.
저녁엔 두 가지 풋 김치에 고등어 조림을 먹을 겁니다. 꽈리고추를 넣고 멸치도 조리구요.
토마토가 넘치게 생겼으니 내일쯤 애들 좋아하는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어야겠습니다.

물가가 점점 오른다고, 생활비가 더 든다고 한숨 나오는 요즘 입니다만 조금 관심을 가지고
발 품을 팔면 이렇게 좋은 곳들이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지역 경제를 위해, 우리 가족을 위해, 지구 환경을 위해
지역에 있는 로컬푸드 센터를 많이 찾아 주세요.^^
이 여름이 한층 건강하게 지나갈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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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화
서른 둘에 결혼, 아이를 가지면서 직장 대신 육아를 선택했다. 산업화된 출산 문화가 싫어 첫째인 아들은 조산원에서, 둘째와 셋째 딸은 집에서 낳았다. 돈이 많이 들어서, 육아가 어려워서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없다는 엄마들의 생각에 열심히 도전 중이다. 집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경험이 주는 가치, 병원과 예방접종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하게 아이를 키우는 일,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아이와 더불어 세상을 배워가는 일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 계간 <공동육아>와 <민들레> 잡지에도 글을 쓰고 있다.
이메일 : don3123@naver.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don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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