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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잠들기 직전, 함께 하면 `육아의 마법' 펼쳐진다

양선아 2018. 07. 17
조회수 3380 추천수 0
꿈나라 가는 길 편안하게 수면 의식
미지근한 물 목욕하고 마사지 

긴장 풀어지고 스킨십으로 정서 안정
정수리 등 문질러 주면 눈이 스르르 

이야기 들려주고 그림책 함께 보기
언어 발달 도움 되고 상상력 쑥쑥 

그림책읽기.jpg » 잠자기 전에 규칙적으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 주면 아이의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화 소재를 발굴할 수 있어 좋다. 사진은 한 엄마가 잠자기 전에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다. <한겨레> 자료 사진.

찜통 같은 더위로 아이를 돌보는 양육자가 쉽게 지칠 수 있다. 양육자는 평소보다 아이에게 짜증이나 화를 더 많이 낼 수도 있고, 아이 감정을 세심하게 보살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양육자 마음 한쪽에서 죄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나는 좋은 부모인가?’라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육아 전문가들은 그럴 때 아이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마법과 같은 시간’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잠자기 직전 시간이다. 아이가 꿈나라로 가기 전 시간을 잘 활용하면, 아이와 충분히 교감하면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시간만큼은 아이도 양육자도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낮 시간을 잘 보냈더라도 잠들기 직전 시간은 ‘수면 교육’ 일환으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일정한 수면 의식을 거쳐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잠이 드는 아이는 안정감을 느끼며 잠을 깊이 잘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연구에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아이들은 충분히 잔 아이들에 비해 우울, 불안, 과잉 행동, 공격성 등에 문제를 더 많이 보였고, 기억력과 학습 능력도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숙면에 도움이 되고 육아에 있어 마법의 시간인 ‘잠자기 전 시간’ 활용법에 대해 정리했다. 

세게도 약하게도 말고 연분홍빛 돌게

우리 몸은 정신적·신체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수면 및 생체 리듬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점점 증가하고, 체온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잠에 든다. 그런데 기온이 높으면 체온조절 중추가 흥분 상태가 되어 잠들기 어려워하고 잠도 자주 깨게 된다. 최지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수면의학센터장은 “잠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목욕하면 체온이 떨어지고 심신이 이완되면서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 날씨가 덥다고 찬물로 목욕하면 오히려 체온이 오르거나 근육이 긴장될 수 있으니 삼가야 한다고 한다.

목욕을 한 뒤 상쾌한 기분 상태에서 5분 정도 아이의 몸을 마사지해주면 좋다. 마사지를 하면서 양육자와 아이가 스킨십을 하게 되면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01857027_P_0.jpg » 잠들기 전 아이 몸을 마사지해주면 좋다. 신소영 기자
아이 마사지는 너무 세게 문지르면 아파하고 너무 약하게 문지르면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약간의 힘을 주되 불편해 하지 않는 정도가 적당하다. 마사지가 끝나고 문지른 부위가 연한 분홍빛을 띌 정도면 충분하다. 문지를 때 피부가 자극이 되기 때문에 로션이나 오일을 사용하면 좋다. 이선행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센터 교수는 잠자기 직전 아이이게 해주면 좋은 마사지로 다음과 같은 마사지를 추천했다.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아이라면, 손바닥으로 정수리를 100번 정도 문질러 주면 좋다. 이 마사지는 전신의 순환에 도움이 되는데 잠자다 깨는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아직 천문이 닫히지 않은 아이에게 정수리 부위 마사지는 주의해서 해야 한다.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아이라면, 엄지손가락의 바닥면을 부모의 엄지손가락으로 눌러서 시계 방향으로 100번 정도 문지른다. 이렇게 하면 소화기능이 개선이 되어 복통, 구토, 변비, 설사 등에 도움이 된다. 감기에 걸렸다면, 양쪽 눈썹 사이에서부터 위쪽으로 이마를 지나 머리카락이 난 곳까지 양쪽 엄지손가락으로 100번 정도 부드럽게 문질러 주면 막힌 기운을 트이게 하여 코막힘, 콧물, 재채기, 기침 등을 호전시킨다.

중학생 딸과 날마다 잠깐씩 산책

목욕, 마사지 외에도 수면 의식으로 다수의 양육자가 선호하는 활동은 이야기 들려주기나 그림책 함께 보기다.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의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되고 상상력도 키울 수 있다. 긴 시간이 아니어도 좋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나 스스로 고른 책을 들려줘도 좋고, 잠자리 동화를 활용해도 좋다. 잠자리 동화인 <하루 5분 굿나잇스토리>을 펴낸 정홍 작가는 “먹고 사느라 바빠 아들 둘, 딸 하나를 키우면서도 어릴 때 충분한 시간을 쏟지 못했다. 하루 5분이라도 온 마음을 쏟아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다면, 그것이 하루의 ‘핵심’(core)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 부모들이 부담감 없이 잠자리 동화를 읽어줄 수 있도록, 이솝 이야기나 탈무드 같은 이야기를 한 편당 5분이 넘지 않게 각색해 잠자리 동화를 만들었다. 중학생이 된 딸과 지금도 하루 5분씩 날마다 산책을 한다는 그는 “아이와 순도 높은 5분을 매일 보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하루 5분만이라도 온 마음 쏟으면
하루의 ‘핵심’ 시간 될 수 있어 

무엇이든, 중요한 건 ‘날마다 꼭’
잠자리 의식 너무 길면 역효과 

함께 하지 못 하면 ‘취침 놀이’라도
잠든 아이 머리 쓰다듬어 주고 뽀뽀

수면 의식을 진행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아동상담 전문가 이영애 숙명여대 심리치료대학원 놀이치료학과 교수는 “목욕이든 마사지든 책 읽어 주기든 무엇이든 좋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 있게 규칙적으로 하느냐 여부다”고 말했다. 어느 날은 양육자의 기분이 좋아 수면 의식을 1시간 하고, 어느 날은 15분만 하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이 교수는 또 잠자리 의식이 너무 길어지면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하루 15분을 넘지 않게 하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수면의 질이 나빠지면 아이의 발달에 문제가 되므로, 아이가 책을 더 읽어달라고 하더라도 ‘내일 또 읽을 수 있어’라고 말하면서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술 마셨거나 선잠 들었을 땐 금기

한편, 퇴근이 늦어 아이가 잠들기 전 시간을 함께할 수 없는 부모라면, 아이와 ‘취침 놀이’를 해볼 수 있다. 놀이 전문가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은 “사람의 모든 것은 무의식이 결정하는데, 취침 놀이는 아빠의 의식이 아이의 무의식에 전달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취침 놀이’는 출근하기 전 또는 퇴근 뒤 부모가 잠자고 있는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고 가벼운 뽀뽀를 해주는 등 신체적 접촉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가게를 운영하느라 오후 5시에 출근하고 새벽 4시에 퇴근하는 정인호(35·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씨는 29개월 된 딸 예린에게 ‘취침 놀이’를 시도해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정씨는 “하루에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15분 정도밖에 안되다 보니 아이가 아빠를 아빠처럼 대하지 않아 많이 서운했다”고 말했다. ‘취침 놀이’ 정보를 듣고 그는 새벽에 들어가서 아이 이마에 뽀뽀하고 ‘사랑해’라고 귀에 속삭이는 의식을 매일 했다. 정씨는 “그렇게 꾸준히 2주 정도를 했는데, 아이가 어느 순간 아빠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며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단, 술을 마셨거나 아이가 깊이 잠들지 않은 상태에서는 ‘취침 놀이’는 금기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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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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