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모으는 즐거움, 더 나아가 나누는 즐거움!

양선아 2018. 07. 13
조회수 2041 추천수 0
낱말을 수집해온 ‘단어수집가’
세상에 뿌려 모두와 함께 나누기
부엉이, 머리카락… 다양한 ‘수집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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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수집가 
피터 레이놀즈 글·그림, 김경연 옮김/문학동네·1만2800원

수집왕 
권재원 글·그림/사계절·1만2000원

인형을 모으는 아이, 모형 자동차나 로봇을 모으는 아이, 카드를 모으는 아이….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수집가’ 성향을 갖고 있다. 어른의 입장에서 쓸데없어 보이는 것들만 모으는 경우도 있다. 돌멩이나 지우개, 곤충의 허물, 나뭇잎만 모으는 아이도 있으니 말이다. 여기 수집가이지만 아주 색다른 수집가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 있다. <점> <느끼는 대로> <너에게만 알려 줄게> 등의 작품들로 어린이 독자는 물론 어른 독자에게도 사랑을 받은 캐나다 출신 작가 피터 레이놀즈의 신작 <단어수집가>이다.

‘단어수집가’의 한 장면. 문학동네 제공
‘단어수집가’의 한 장면. 문학동네 제공

‘단어수집가’의 한 장면. 문학동네 제공
‘단어수집가’의 한 장면. 문학동네 제공

주인공 제롬은 낱말들만 모으는 단어수집가다. 친구와 대화를 하다 관심 가는 단어가 나오면 메모를 한다. 길거리를 지날 때도, 책을 읽다가도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가 나오면 노트에 적는다. 제롬은 단어들이 많이 모이자 노래 같은 단어, 소중한 단어, 어려운 단어, 숫자, 감정 등 자신만의 기준으로 분류를 한다.

‘낱말도 수집의 대상이 되겠네!’라고 감탄하고 있을 즈음, 작가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독자를 또 다른 ‘발견의 장’으로 이끈다. 제롬은 산더미처럼 쌓인 낱말책을 옮기다 실수로 넘어지고 만다. 분류했던 낱말들이 뒤죽박죽 섞인다. 그런데 제롬은 한 번도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말들의 조합 속에서 커다란 영감을 얻는다. 제롬은 그 낱말들로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른다. 그렇게 제롬은 언어로 더 많은 사람과 교감하고 소통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 장면이다. 단어수집가 제롬이 어느 날 낱말들을 수레에 싣고 높은 산꼭대기로 올라간다. 그리고 자신이 소중하게 모은 낱말들을 마치 ‘돈 뿌리듯’ 세상에 날린다. 그 낱말들이 바람에 실려 사람들에게 닿고, 사람들은 마치 돈을 줍는 것처럼 낱말을 주우며 기뻐한다. 그토록 오랜 시간 공들여 모은 것을 혼자만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과 나누며, 제롬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 ‘나만의 단어’를 찾는 과정 그리고 나의 언어를 세상과 나누며 얻는 행복감을 이 책은 제롬이라는 인물과 함께 선명한 이미지로 멋지게 전달한다.

‘수집왕’의 한 장면. 사계절 제공
‘수집왕’의 한 장면. 사계절 제공

‘수집왕’의 한 장면. 사계절 제공
‘수집왕’의 한 장면. 사계절 제공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또 다른 책이 있다.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을 썼던 권재원 작가의 신작 <수집왕>이다. 나를 못살게 구는 아이들의 명단과 특성을 수집해 ‘죄수 수첩’을 만드는 아이, 내가 좋아하는 친구의 머리카락만 모으는 아이, 부엉이에 홀딱 빠져 부엉이 관련 책은 물론이고 부엉이 인형과 액세서리 등을 모으는 아이 등 다양한 어린이 수집왕의 삶을 어린이 눈높이로 담았다. 두 책 모두 6살 이상.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그림 문학동네·사계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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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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