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아이 연산력 높이는 6가지

김영훈 2018. 06. 15
조회수 3414 추천수 0

학습이 일어나려면 뇌 안에서 다양한 신경회로가 만들어지거나 강화되어야 하는데 이는 반복을 통해 이루어진다. 실은 우리가 아는 한, 반복만이 뇌가 학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 지식은 기초 연산교육에 기계적 학습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강력하게 지원한다. 기계적 학습이 없다면 아무도 구구단을 배울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수많은 연구가 기계적 학습만으로 얻은 지식은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고 안정성이 부족한 지식임을 보여주었다. 기계적으로 학습한 아이는 학습한 것을 재현 또는 암송해서 시험에 통과할 수는 있지만, 새로운 정보를 꼭 이해하는 것은 아니어서 그것을 문제 해결에 사용하지도 못한다.

  

연산력의 발달 

mathematics-1044087_960_720.jpg » 사진 픽사베이.

아이에게 ‘9-3’을 풀어보라고 하라. 아마도 아이는 “9 다음 8인데, 그럼 1이 빠지는 것이고, 그다음은 숫자는 7, 그럼 2가 빠지는 것이고, 그다음은 6, 3이 빠지는구나…. 정답은 6이요!”라고 말할 것이다. 이 경우 아이는 큰 수에서 시작해서 거꾸로 센 것이다. 이번에는 아이에게 9-6을 물어보라. 아이는 이번에는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작은 수에서 큰 수로 숫자를 셀 것이다. “6 다음은 7, 그럼 1만큼 차이가 나고…. 8이 되려면 2만큼 차이가 나고…. 9라면 3만큼 차이가 나는구나…. 정답은 3이요.” 아이는 연습을 통해서 빼기 부호 앞의 수가 뒤의 수와 아주 가깝지 않으면 더 큰 수에서 거꾸로 세는 것이 효율적임을 안다. 반대로 빼지는 수가 빼는 수와 가까우면 작은 수에서 세어 올라가는 것이 더 빠르다. 이러한 전략을 자연스럽게 알고 적용하면서 아이는 ‘9-3’과 ‘9-6’을 계산한다.

 

아이들은 만 5세만 되도 손가락을 꼽아 세거나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방식으로 개념구조를 형성한다. 우선 아이들은 포괄 수량 모델이 있다. 아이들은 나무토막을 쌓아놓은 두 더미에서 어느 쪽이 더 많은지 구별할 수 있다. 또한 두 개의 시간 단위 중에 더 긴 쪽과 짧은 쪽을 구별하고, 두 가지 화폐 단위 중에서 어느 쪽이 더 큰지 구별한다. 천청저울을 이용하여 어느 쪽 물체가 더 무겁거나 가벼운지,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게 될지도 구별할 줄 안다.

 

만7세 아이들은 포괄 수량 모델과 처음부터 세어나가기 모델을 통합하여 더 큰 구조로 발전시킨다. 마음속 수직선을 이용하여 아이들은 계수 열에서 더 높이 올라갈수록 더 큰 수라는 사실을 인식한다. 더 나아가, 수 자체가 규모를 지닌다는 사실을 파악하여 7이 5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이들은 수직선을 활용해서 앞으로 세거나 뒤로 셈으로써 실제로 물체를 보지 않고도 간단히 더하기나 빼기를 할 수 있다. 이 발달단계를 기점으로 아이들은 수학이 실제 환경에 일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머릿속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 아이들은 수를 셀 줄 알게 되면서 시계의 시침을 읽고, 지폐 크기가 같아도 어떤 것이 액수가 더 큰지 결정할 수 있다. 5세와 달리 7세 아이들은 물체의 수를 결정할 때 포괄 수량 모델보다 숫자세기에 더 의존한다.

 

만 9세 아이들은 십진법의 자릿값을 이해하고 두 자릿수 덧셈 문제를 암산할 수 있으며, 두 자릿수 숫자 두 개 중 어느 것이 더 큰지도 안다. 시계에서 시침과 분침을 읽을 수 있고, 지폐와 동전이 포함된 액수도 계산할 수 있으며, 추의 개수뿐만 아니라 받침점에서 거리를 따져야 하는 저울대 문제도 풀 수 있다.

 

만 11세가 되면 아이들은 이제 정수 시스템을 더 깊이 이해한다. 올림 수나 내림 수를 포함하는 두 자릿수 계산을 암산할 수 있고, 세 자릿수가 포함된 문제도 풀 수 있다. 하나의 변수를 다른 변수에 따라 조정하여 비교할 수도 있다. 시간을 분으로 바꿔 3시간과 150분 중 어느 것이 더 긴 시간인지 비교할 수 있다. 500원짜리 동전을 100원이나 10원짜리 동전으로 바꿔 계산하여 누가 돈을 더 많이 가졌는지도 쉽게 알아낸다. 또한 받침점에서 거리와 추의 개수를 모두 따져야 하는 저울대 문제도 풀 수 있다.

  

연산력의 뇌

 연산의뇌_1.jpg » 연산의 뇌 발달과정. 표 김영훈.

아이가 다양한 지식을 기억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빨리 불러올 수 없다면 소용이 없다. 연산에서는 정확성과 속도가 모두 필요한 것이다. 우리 아이는 머리가 좋다. 혹은 나쁘다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IQ를 이용한다. 하지만 뇌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지능검사가 전두엽의 기능보다는 측두엽의 기능을 많이 측정한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산술과제는 측두엽의 언어기능에 의존한다. 반면에 추정을 해야 하거나 근사치를 요구하는 과제는 언어기능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가정을 시험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영어와 러시아를 둘 다 사용하는 피험자 집단을 모집해서 그들에게 두 언어 중 한 언어로 새로운 두 자리 덧셈을 가르친 다음, 두 언어 중 한 언어로 시험을 보았다. 


질문이 정확한 답을 요구한 경우, 공부한 언어와 질문의 언어가 같을 때는 피험자들이 2.5~4.5초 뒤에 답했지만 두 언어가 다를 때는 꼬박 1초가 더 걸렸으므로, 연구자들은 피험자들이 질문을 공부한 언어로 번역하는 데 추가의 시간을 썼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질문이 근사치를 요구했을 때는 질문의 언어가 반응 시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시험을 보고 있는 피험자의 뇌 활성도 측정하였다. 피험자가 근사치를 요구하는 질문에 답을 하고 있을 때는 수 감각을 담당하고 공간 추리를 지원하는 두정엽 부위에서 최대의 뇌 활성이 일어났지만,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질문은 말을 제어하는 전두엽 부위에서 훨씬 더 많은 뇌 활성을 유발했다.

  

연산력을 높이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연산에 많은 연습이 이루어지면 전두엽은 연산 수행에 몰두하지 않고 다른 일에 할당될 수 있게 된다. 어떤 과제를 전문가 수준으로 연습하면 전전두엽의 활동량은 줄어드는 대신 점차 머리 뒤쪽에 있는 더 자동적인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 그러한 자동화가 일어나기 전까지 아이의 전전두엽 자원은 기계적인 계산에 전부 할당되어서 해답의 적합성, 문제 전체의 의미를 점검하는 등의 다른 중요한 측면에는 할당될 여유가 없다. 따라서 연산교육의 다른 목표는 기초적인 산술연산의 유창성과 자동성을 높임으로써 더 복잡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전전두엽의 지원을 할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첫째, 생활에서 규칙성을 찾자.

 

규칙성과 함수 부분은 고학년이 되면 필요하므로 생활에서 규칙성을 찾아보거나, 신문을 통해 규칙적인 패턴을 찾아보거나, 교구를 활용하여 규칙성을 익히자.

 

둘째, 구체물을 통하여 익히자.

 

초등학교 저학년 수학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물을 통해 배우고 익혀야 한다. 또한 놀이를 통하여 수학하면 더 쉽고 재미있다. 여러 가지 길이의 막대기, 구슬, 다양한 블록 등을 사용하여 수학하면 아이의 머릿속에 이미지가 남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수학을 배울 수 있다.

 

셋째, 기본개념을 먼저 알자.

 

수학 문제를 풀더라도, 아이에게 무조건 문제를 풀라고 하기보다는 부모가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먼저 설명해 기본개념을 알게 하자. 문제를 줄 때는 문제를 조금씩 나누어 주면서 타이머로 시간을 재자. 아이가 잘 따라오면 조금씩 시간과 분량을 늘리자.

 

넷째, 복습을 통하여 암기하자.

 

수학은 이해해야 하는 과목이기는 하지만 암기하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이미 충분히 아는 것도 잊지 않으려면 복습을 통해 암기하여야 한다. 구구단을 외우거나 매일 일정한 양의 연산 문제를 풀어야 한다.

 

다섯째, 사고력이 필요한 문제를 주자.

 

머리는 좋은데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가 있다. 복잡한 문제를 잘 풀면서도 계산상의 실수가 잦은 아이다. 이런 아이는 사고력이나 추론력이 뛰어난 아이로 단순히 계산 문제를 풀라고 하기보다는 계산력과 사고력이 같이 필요한 문제를 주어 지루하지 않게 계산력을 키워나가게 한다.

 

여섯째, 귀납적 사고력이 필요한 논리적 문제를 풀어보자.

 

수학은 직관적으로 계산하기보다는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X를 이용하여 식을 세워보아 답을 구해보는 문제는 수학의 귀납적 사고력을 향상하고, 문장제 문제를 분석하고 푸는 데 중요한 고리가 되므로 충분히 연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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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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