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려면 부부 놀이를 하라

권오진 2018. 05. 23
조회수 83 추천수 0

하루 3번 아내 웃기기


밤 10시, 퇴근 후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자 아내와 눈이 마주쳤다. 아내는 “혹시, 오늘 무엇을 사왔어요?‘라고 한다. 나는 ”오늘은 아무것도 없어“라고 하자 ”당신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보니 무엇을 사왔네“라며 나의 주머니 좌우에 손을 넣어 검색한다. 그러자 부스럭 소리가 나면서 단팥빵 1개가 나온다. 아내는 산삼을 본 심마니처럼 ’빵봤다‘를 외치며 까르르 웃는다. 빵 놀이는 아이들이 어린 시절 자주 했던 놀이이며, 요즘 아내와 리바이벌로 하고 있다. 기껏해야 일주일에 1~2번 빵을 사가며, 주로 빵 1개 정도가 전부다. 하지만 이 놀이를 2년 넘게 하다 보니 아내의 마음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표정과 옷과 모자를 유심히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오후 10시 이후에 느끼는 식욕과 달달한 빵의 궁합이 일품이었다. 

 

철쭉한송이.jpg » 아내에게 선물한 철쭉 한송이. 사진 권오진.

한 달에 1~2번은 들기 놀이를 한다. 11시쯤 퇴근을 하면 아내가 소파에서 잠이 들어있다. 그러면 아내를 양팔로 안고 안방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현관 쪽으로 걸어간다. 그러면 아내는 비몽사몽하며 ’여기가 도대체 어딘데 춥지? ‘하며 말한다. 그다음은 주방으로 간 다음 마지막으로 안방 침대에 던진다. 그러면 미안함과 고마움의 표현으로 까르르 웃는다. 때론 안은 채로 앉았다가 일어서는 동작을 10번쯤 한다. 봄에 1층에 내려가면 철쭉이 활짝 피어있다. 꽃 두 송이를 잘라온 후 소주잔에 넣어서 ’선물이야 ‘라고 말하면 아내는 웃는다. 겨울에 눈이 오면 미니 눈사람을 만들어서 아내에게 건네며 ’선물이야‘라고 말하면 까르르 웃는다. 그러고 보니 세상이 온통 놀이터였다. 아내를 하루에 3번을 웃기려는 시도는 5년 전에 시작했고,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요즘, 아내를 하루에 3번 웃기기는 점점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니눈사람.jpg » 아내에게 선물한 미니 눈사람. 사진 권오진.


아이들과의 놀이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는 매일 놀이를 즐겼는데 나이에 따라 메인 놀이가 달랐다. 5살 때는 실내에서 숨바꼭질을 자주 했다. 6살 때는 퇴근 숨바꼭질을 자주했다. 퇴근 5분 전, 아이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5분 후에 아빠가 도착한다. 숨어라’하고 끊는다. 그리고 현관문을 열면서 ‘아빠 왔다’라고 하면 집안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이제 아이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1분 정도 할리우드 액션을 취하면 아이들의 애간장은 다 녹아버린다. 일상적으로 자주하는 것은 1분 놀이 중에서 손바닥씨름이다. 퇴근하자마자 서로 서서 손바닥을 마주치면서 ‘영차영차’를 외치며 힘차게 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1분 후에 내가 쓰러지면서 ‘아빠 죽는다’라고 크게 말하면 아이는 좋아서 깡충깡충 뛰기 시작한다. 7~8세쯤에는 슈퍼맨 점프를 1달에 한 번 정도 했다. 모든 이불을 꺼내서 거실 중앙에 쌓아 놓아서 높이가 20㎝ 이상 되게 한다. 그리고 1단계는 달려가서 신체의 전면으로 이불 위에 점프하기, 2단계는 20㎝ 높이에서 전면으로 점프하기, 3단계는 50㎝ 위에서 점프하기다. 10분만 하고 나면 아이들의 얼굴에 땀이 흥건하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아빠는 힘이 들지 않고 아이만 왕창 힘이 드는 셀프놀이 종류를 자주 했다. 거실에서 하는 왕복달리기, 바닥에 거꾸로 놓인 종이컵을 불어서 3m 앞에 놓인 베게 왕복하기, 풍선 오래 치기, 윗몸일으키기 등을 했다. 아들이 8~9세 때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세계격투기 선수권대회’이다. 이것은 아이와 베개와의 격투기를 말하며, 베게는 아빠의 양손에 잡은 상태에서 시합했다. 아빠의 역할은 베개의 대리인이며 해설가이다. 먼저, 아빠가 청코너와 홍코너 선수를 소개한 다음, 시작의 종소리를 울린다. 그러면 아이는 베개를 향하여 주먹, 발차기, 헤딩, 엉덩이, 니킥, 팔꿈치 공격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아빠는 실시간 중계를 하면서 베개가 비틀거리는 시늉을 한다. 때론 아이가 책상 위에서 점프를 하면서 팔꿈치 공격을 하기도 한다. 아이는 아빠의 리얼한 해설에 더욱 신이 난다. 마지막은 베게 선수가 바닥에 쓰러지고, 원투쓰리 아웃을 하며 종료된다. 아이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아이들이 중 고생과 대학생이 되어도 놀이는 계속되었다. 15년간 서점놀이를 했으며, 영화 보기, 전시회 관람, 여행하면 비용을 보전해주는 원격인증 놀이도 즐겼다. 그러나 이제 딸은 3년 전에 독립했고, 아들은 군 복무 중이다. 놀이할 아이들이 없다.


부부 놀이와 아이 놀이는 닮았다

 

20년 넘게 5,000개가 넘는 놀이를 개발했고, 아이를 키우면서 수많은 놀이를 했으며, 수 천번의 실전 놀이강의를 진행하며 얻은 결론은 부부 놀이와 아이 놀이가 동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 공통분모를 살펴보면 

 

1) 모든 놀이는 쉽다 

2) 우리의 삶 자체가 놀이터이다.

3) 재미가 있으면 모두 놀이가 된다. 


그런데 부모들은 잘못된 놀이의 관념에 사로잡혀있는데 다음과 같다. 1) 놀이는 아이들만 하는 것이다. 2) 놀이는 놀러 가는 것이다. 3) 놀이를 하려면 돈이 든다. 등등이다. 그러다 보니 부부생활 5년, 10년이 지나면서 권태기가 찾아와서 삶이 점점 힘들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의 연애 시절을 보면 놀이의 달인 수준인 경우가 허다하다. 여자 친구를 배웅 후에 다시 전화를 걸어 잘 들어갔느냐고 물어보는 전화 놀이를 하기도 하고, 하찮은 일상 잡담으로 1~2시간을 통화하기도 한다. 때론 남자 친구가 좋아하는 전쟁영화를 보러 가자고 할 때, 기꺼이 함께 가서 재미가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두 사람이 식사하는 상황을 살펴보자. 우선 마주 않으며 두 사람의 거리가 불과 30㎝ 전후까지 가깝다. 그리고 그 자세를 보면 수시로 상대의 두 눈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하는데, 사소한 농담에 박장대소와 파안대소가 이루어진다. 또한 둘 만의 비밀 바디랭귀지에 닭살 커플이라고 주위의 비아냥을 사기도 한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그런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행복을 만끽한다. 


놀이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아주 사소한 디테일과 공감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며, 두 사람이 사랑하는 마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쉽게 놀이가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놀이의 개념을 살펴보면, 두 사람 사이에 교감이나 상호작용이 발생하면 된다. 그러므로 부부 놀이와 아이 놀이는 동일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을 보면 부부 이혼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황혼 이혼율이 더욱 가파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부부 놀이가 없기 때문이다.


놀이가 없는 부부


좋은 엄마, 아빠의 경우,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 하는 수다쟁이인 경우가 많다. 미주알고주알 아이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좋은 아빠의 경우, 놀이를 하면서 과정에 대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저절로 많이 나누게 된다. 베개 싸움의 예를 들어보자. 처음에는 베개가 부닥치며 ‘공격하라’ 등의 언어를 쓰며 겨루다가 이내 쓰러지면서 ‘아빠 죽는다’ ‘나 살려줘’라는 식의 할리우드 액션이 많다. 모든 부부 역시 연애 시절에는 배우자와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결혼 후, 세월이 지나면서 부부의 대화는 현저하게 줄어든다. 그리고 점점 필요한 이야기만 하려는 경향이 있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가 결혼 후, 저녁이 되면 ‘밥묵자’ ‘불끄라. 자자’라는 식이 된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부부의 애정전선에 금이 가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부부가 연애 시절에 나누었던 대화를 분석해보면 90% 이상이 쓸데없는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그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자. 한 가지의 작은 일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관련된 사람의 기분과 감정, 기질, 퍼스넬러티, 과거, 미래까지 이야기하며 심층 분석을 하다 보면 그만 2~3시간은 금방 시간이 지나간다. 그런데 아이가 3세, 5세인 7년 차 부부의 저녁을 살펴보자. 아내는 전업주부이며 남편은 8~9시에 귀가한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아이와 놀아주지 않고, 아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피곤하다며 필요한 이야기만 하라고 한다. 여기에 남녀의 기질 차이가 발생한다. 남편은 아내와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피곤이 풀리지만 아내는 남편과 이야기를 해야만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다름이 있다. 피곤이라고 포장된 대화의 단절은 점점 부부 사이를 벌어지게 하는 원인이 되고, 대화를 거부하는 남편, 놀아주지 않는 남편으로 인하여 엄마는 양육과 훈육과 놀이의 짐까지 짊어지게 되면서, 아내의 삶은 점점 양육 지옥으로 치닫고 있다.


이혼 증가와 놀이의 부재


여자들이 훌륭한 배우자감으로 여기는 조건 중의 하나가 유머 있는 남자다. 재미있는 남자를 좋아한다. 그런데 최근 이혼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과연 그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부부 놀이의 부재에 있다. 우선 이혼 직전, 당사자의 마음속을 살펴보자. 그들이 말하는 이혼 원인은 대부분 상대방과의 성격 차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서 이혼한다고 말한다. 이 말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우리는 누구나 결혼 전에 서로 다른 환경과 서로 다른 부모 밑에서 자랐다. 그래서 성격도 천차만별이며 누구도 동일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없다. 물론 이혼 사유가 상대방과의 성격 차이라고 하지만 때론 나의 성격을 내가 싫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혼 전의 상황을 보면 서로 얼굴을 마주하려고 하지 않는다. 또한 별거나 각방을 쓰기도 한다. 이는 상대방이 대화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말한다. 과연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그것은 평소에 서로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통의 기본은 태도에 달려있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눈을 쳐다보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서로 바쁘다 보니 기본적인 태도를 나도 모르게 간과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는데 그런 태도로 인하여 마음과 마음의 연결고리가 약화하였다. 바로 평소에 경청하는 자세가 무너졌다. 우리는 누구나 입이 하나요, 귀가 둘인 이유를 알고 있다. 많이 말하는 것보다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함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 왜 경청하는 태도가 실종된 것일까? 바로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격감했기 때문이다. 배려는 상대방을 편하게 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상대방의 이야기를 무시하고, 나의 주장만 관철하려고 한다면 감정의 문제가 발생하고,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신혼부부의 경우,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기 싸움을 한다. 마치 내가 주도권을 잡으면 가정의 행복이 저절로 찾아온다는 환상을 갖고 있다. 또는 나이 먹어서 서로 자기의 주장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서 이성을 잃고 감성적인 판단을 하게 되면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 지는 결과를 가져오기 쉽다. 그러면 배려는 어디에서 잉태되는 것일까? 바로 신뢰에서 나온다. 내가 상대방을 믿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이 말에도 모순이 존재한다.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지 않고, 상대방이 나에게 먼저 신뢰를 보이라고 강변하기 쉽다. 하지만 세상의 이치를 보면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신뢰를 보여야 한다. 


부부 사이에는 서로 활동범위에 대한 예측과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태도에서 신뢰가 시작된다. 그런데 신뢰를 쌓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부정이나 무시, 독단으로 단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만큼 각자 자기 삶에 대한 성실한 태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신뢰를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자존감 향상 놀이다. 자존감은 자존심과 다르다. 후자는 내가 나를 높이려는 마음이지만 전자는 내가 주위의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러려면 내가 먼저 나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럼 자존감이란 과연 어떻게 생성되는 것일까? 바로 신체접촉에서 비롯된다. 엄마가 아이를 임신하고 태어나면 매일 안아주고, 수유하고, 생리 현상을 해결해준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의 자존감이 발생하고, 애착 관계가 형성된다. 그럼 어른들의 자존감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결론은 부부 놀이다. 팔다리를 안마해주기, 등을 긁어주고, 때론 발을 씻겨주는 행동들이 모두 자존감 향상 놀이다. 물론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데 갑자기 신체접촉을 하라고 하면 경기를 일으키기 쉽다. 이럴 때는 먼저 상대방을 편하게 하는 행동부터 하면 유익하다. 모든 부부는 한가지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배우자가 나의 말을 잘 들었으면 한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배우자의 성격개조다. 그런 마음이 있으면 내가 먼저 배우자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배우자가 나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기를 바란다면, 내가 먼저 많은 배려를 해주어야 하며, 내가 사랑을 받기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상대방을 사랑해주어야 한다. 세상의 이치는 간단하다. 나의 언어와 행동을 통한 태도가 먼저 변해야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인간사에는 쉬운 법칙이 있는데 ‘행복의 법칙’이다. 바로 ‘사람은 누구나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의 말을 잘 듣는다’ 라는 것이다. 그 실마리가 바로 놀이에서 비롯된다.

 

민들레.jpg » 아내에게 선물한 민들레. 사진 권오진.


부모는 아이의 거울


부모들은 누구나 내 아이를 잘 키우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49의 법칙과 같이, 4살이 되면 아빠가 아이에게 떠나고, 9살이 되면 아이가 아빠를 떠나며, 사춘기가 되면 집안이 뒤집히는 경우가 많고, 무서운 중2가 된다. 그리고 아빠는 돈 벌어오는 기계, 공부하는 기계로 변한 아이, 잔소리하는 엄마로 일컬어지는 한지붕 세 가족으로 변하며, 대학을 졸업 후에 캥거루족으로 편입되면서 노인 빈곤의 원인이 된다. 러셀은 불행의 원인을 경쟁, 권태, 피로, 질투, 죄의식 등을 이야기했지만, 요즘에는 사회 구조적인 포플리즘이 추가되면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아니라 사육하는 가정이 증가하면서 불행의 씨앗을 잉태한다.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출연했던 아이들의 문제행동을 살펴보자. 주로 떼쓰는 아이, 폭력적인 아이, 욕하는 아이, 폭식하는 아이 등 다양하다. 처음엔 부모와 이야기를 해보면 아이를 잘 키우고 있다고 말하며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축소한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부부 싸움을 하는 집에서 욕하는 아이가 나오고, 아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집에서 폭력적인 아이가 나오고, 사감과 같은 엄마에게서 편집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아이들은 누구나 부모의 판박이임을 알 수 있다. 명장 밑에 약졸이 없듯이, 문제 부모 밑에서 문제 아이가 생긴다. 그러므로 처음 만난 아이의 언어표현과 행동을 보면 부모의 모습을 저절로 유추할 수 있다. 


요즘 데이트폭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 원인은 체벌이다. 바로 어린 시절 부모에게 매를 맞았던 아이에게서 비롯된다. 체벌은 모르핀 효과가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누가 잘못을 하면 때려야 한다는 사고 방식이다. 어린 시절, 매에 대한 학습효과가 각인되어서 데이트폭력이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그런데 부모들은 내 자식을 잘 키우려고 하지만 정작 부부의 행복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 듯 보인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지만 세계의 행복지수를 보면 돈과 행복은 별로 상관이 적다. 그리고 사교육을 많이 시키면 내 아이가 훌륭한 아이가 된다고는 생각하지만, 부부의 행복이 아이에게 대물림된다는 사실에 대하여 무감각한 듯 보인다. 아이들은 부모의 그림자를 밟고 자란다는 말과 같이, 내 아이를 인격적으로 훌륭한 아이로 키우려고 한다면 부부의 행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알 수 있다.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려면 부부 놀이를 하라.


요즘 공교육의 불신으로 인하여 대안학교나 공동육아를 찾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내 아이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닌, 행복한 어린 시절을 경험하고, 훌륭한 인격을 갖춘 아이로 키우고 싶어한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하여 세상을 배우고 다양한 인격이 형성되므로 이런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10년 전에 아빠가 아이와 잘 놀아주면 16가지 인성이 발달한다고 밝힌 바가 있다. 그렇게 놀이의 힘은 위대하다.

 

라일락.jpg » 아내에게 선물한 라일락. 사진 권오진.

아들과 딸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한다. 아들이 초 4학년 때, "아빠가 항상 나의 마음속에 있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아들이 어린 시절부터 많은 놀이를 했으며, 3~4학년 때에는 아파트 공터에서 주로 야구와 축구를 자주하던 시절이다. 아들이 중2 때, 무인도를 갔다 와서 아들을 불렀다. 그리고 "아들아, 이제 아빠가 가르쳐줄 것이 없다. 하산하라"라고 했다. 스스로 자기 할 일을 알아서 하기에 별로 잔소리를 할 것이 없었다. 아이들과는 체험 여행을 많이 다녔다. 아들이 6학년까지 200번 이상을 다녔으며 무인도는 작년, 입대 전까지 35번을 다녀왔다. 아들이 고3이 되는 2월에 친척 집에 다녀오면서 자동차 안에서 있던 대화다. 아들은 ‘아빠’라고 물어서 대답했다. 그러자 아들은 "사실, 아빠가 저의 멘토예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고3이던 어느 날, "아빠, 저 결혼 일찍 하면 안되요?"라고 한다. 


딸은 대학교 1학년 때, "아빠, 저 결혼 일찍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아마도 엄마와 아빠가 사는 모습이 아이들의 눈에는 좋게 보였나 보다. 딸은 대학생이 되면서 남자 친구가 생기거나 헤어지면 아빠에게 이야기를 하곤 했다. 두 달 전, 딸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으며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최근 "아빠, 남자 친구가 생겼으니 밥 사주세요"라고 한다. 딸이 밥을 사달라는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뭔가 좋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렜다. 우리 집의 가훈 중의 하나는 "대학을 졸업하면 독립하라"이다. 딸은 작년 2월에 졸업했고, 재작년 4월에 취업했으며, 재작년 8월에 독립했다. 그것도 보조 없이 스스로 독립했다. 하지만 이것도 갑자기 한 것은 아니었다. 매달 적는 꿈 점검표를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4학년까지 무려 10년 이상을 진행했으며, 그 속에는 딸이 집을 떠나는 날을 체크하는 난이 있었고, 졸업 달을 기점으로 매달 카운트를 해주었다. 그 당시 딸은 자신의 판단으로 홀로서기를 선언하며 성공했지만 아내와 누이들이 반대했다. 하지만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서 독립을 시켰다. 최근, 아내가 친구들의 모임에 가면 캥거루족 아이들로 인하여 부모가 힘들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부 놀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런데 해보면 할수록 아이들과의 놀이와 똑같다는 사실에 놀랐다. 좋은 아빠의 개념 중의 하나가 ‘기다리는 아빠’이다. 그런데 아내와의 관계도 기다림이 역시 필요했다. 또한 좋은 아빠란 ‘도우미 아빠’이다. 놀이의 주도권은 아이가 쥐고 아빠는 그저 도우미 역할만 해도 충분하다. 그런데 아내와의 관계에서도 도우미 남편이 적절하다. 아내가 하는 일을 남편이 미주알고주알 참견하면 좋아할 아내가 없다. 참견할 일이라도 꾹 참고, 건의나 대안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해도 충분하다. 놀이가 성립되려면 교감과 상호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안마해주기 등이 곧 교감을 발생시키는 놀이다. 또한 놀이의 달인 아빠가 되는 비결인 큰 목소리와 할리우드 액션과 추임새 역시 아내와 놀이를 할 때, 똑같이 적용되었다.


‘부부 놀이를 하라’에 대하여 가볍게 시작해보자. 가장 쉬운 팔, 다리, 어깨 안마를 해보자. 또한 잠을 잘 때면 ‘등 긁어줄까?’라고 슬쩍 물어보자. 놀이를 시작한다는 의미는 곧 상대방에 대한 관심의 시작이다. 관심은 관계를 형성시키고, 너와 나의 마주 보기가 시작된다. 놀이를 하다 보면 행복에너지인 엔도르핀이 저절로 생성된다. 그래서 놀이는 곧 사랑이다. 사랑은 소유물이 아니라 나누어줄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나누어주면 줄수록 더 많은 피드백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부부가 행복하면 아이는 저절로 잘 키운다’라고 말한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최신글




  • [육아휴직③] 훈육이란 원칙을 갖고 ‘된다’와 ‘안된다’를 가르치는 것[육아휴직③] 훈육이란 원칙을 갖고 ‘된다’와 ‘안된다’를 가르치는 것

    권오진 | 2018. 05. 07

    아빠의 육아 휴직<목 차>1. 아빠의 육아휴직, 할까 말까?2. 양육이란 공감을 통해 완성된다.3. 훈육이란 원칙을 갖고 ‘된다’와 ‘안된다’를 가르치는 것이다.4. 놀...

  • 삼겹살 파티와 이웃커뮤니티삼겹살 파티와 이웃커뮤니티

    권오진 | 2018. 04. 27

    지난 4월 14일, 오후 4시에 아빠 학교에서 6가족이 모여서 삼겹살 파티를 했다. 3월 어느 날, 옥상정원의 넝쿨 식물 사진을 올렸더니 고문인 김가현 아빠가 ‘거기서 삼겹살 파티를 하면 좋겠네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래서 그에 대해 설문조사...

  • [육아휴직 ②] 양육이란 공감을 통해 완성된다[육아휴직 ②] 양육이란 공감을 통해 완성된다

    권오진 | 2018. 03. 15

    아빠의 육아 휴직<목 차>1. 아빠의 육아휴직, 할까 말까?2. 양육이란 공감을 통해 완성된다.3. 훈육이란 원칙을 갖고 ‘된다’와 ‘안된다’를 가르치는 것이다.4. 놀이란...

  • 아빠와 함께 즐기는 새총과 활쏘기아빠와 함께 즐기는 새총과 활쏘기

    권오진 | 2018. 02. 23

    지난 1월 하순, 아빠학교에서 6가족 15명이 모여서 새총과 활을 만들고 쏘는 놀이를 진행했다. 아빠들은 아이와 새총과 활과 화살을 함께 만들었고, 다양한 시합도 했다. 아이들은 추운 줄도 모르고 새총과 활을 쏘는 맛에 흠뻑 빠졌다.아빠학교에...

  • 중국어 독학 4년과 성적을 올리는 ‘설거지법칙’중국어 독학 4년과 성적을 올리는 ‘설거지법칙’

    권오진 | 2018. 02. 19

     2017년 10월 20일 , 중국어공부 4주년이 되다. 그동안 매일, 하루에 10분 이상 중국어 공부를 했다   2016년 10월 20일 , 중국어공부 3주년 때.   2015년 10월 20일, 중국어 공부 2주년 때.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