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나와 다르다는 것, 그렇게 불편한가요

양선아 2018. 04. 27
조회수 655 추천수 0
00503586_20180426.JPG 
불편한 이웃 
유승희 글·그림/책읽는 곰·1만1000원

동물들이 주인공이지만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너무 흡사해 감정이입이 절로 된다. 유승희씨가 최근 펴낸 장편 동화 <불편한 이웃>은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고 따돌리는 폭력 가해자들의 행태와 심리 구조를 세밀하게 포착해 차갑게 그렸다.

같은 종족끼리 결혼하는 것이 규범인 동물 마을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고라니가 다른 종족인 흰 염소와 결혼한다. 마을 사람들은 “도리에 어긋난 짓”이라며 고라니를 따돌린다. 이때 “둘이 잘 살면 된다”며 친구가 되어준 이가 토끼다. 자식을 낳지 못하는 고라니와 흰 염소는 길에 버려진 꽃사슴을 데려와 키운다. 토끼도 아들 토돌이를 낳았다. 토돌이와 꽃사슴은 부모들처럼 사이좋은 친구가 된다.

문제는 토돌이와 꽃사슴이 학교에 가면서 터진다. 골목대장 멧돌이와 패거리들이 “다른 종족끼리 결혼한 콩가루 집안”이라며 꽃사슴을 괴롭힌다. 토돌이마저 멧돼지 패거리에게 ‘왕따’를 당하기 싫어 오히려 앞장서서 꽃사슴을 따돌린다. 딸의 ‘왕따’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고라니 부부는 노루 선생님을 찾아가고 멧돼지와 토끼를 찾아가지만 소용없다. 노루 선생님은 방관하고, 멧돼지는 ‘저 가족 때문에 우리 마을이,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 토끼마저 자기 자식이 힘들어하자 고라니를 마을에서 쫓아내려고 음모를 꾸민다.
00503585_20180426.JPG
동물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 다문화 가족, 장애인 등 소수자와 약자를 대하는 태도와 닮았다. 자신의 편견을 ‘사회 정의’로 포장하고 합리화하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며 과연 정의란 무엇인지 묻게 된다. 달콤한 무지가 아닌 차가운 진실이 주는 무게감이 묵직하다. 초등 3학년 이상.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페이스북 : anmadang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최신글




  • 초원에 쓸모없는 존재란 없다초원에 쓸모없는 존재란 없다

    베이비트리 | 2019. 01. 11

     [책과 생각] 한미화의 어린이책 스테디셀러푸른 사자 와니니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창비(2015)인간에게 신년의례는 각별하다. 새해는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니라 특별한 시작이다. 그러니 새해가 되면 판에 박힌 일상을 벗어나게 할 의미 있는...

  • 아기 염소가 어느날 엄마 염소가 됐어요아기 염소가 어느날 엄마 염소가 됐어요

    베이비트리 | 2019. 01. 11

    염소 시즈카다시마 세이조 지음, 고향옥 옮김/보림출판사·3만2000원따스한 봄날 나호코네 집에 새하얀 아기 염소가 왔어요. 나호코는 아기 염소를 ‘시즈카’라고 불렀어요. 나호코와 시즈카는 들판에서 뛰놀며 금세 친해졌어요. 시즈카는 하루가 다르게...

  • 일제의 겨울 이겨낸 소년의 ‘엿가위’ 소녀의 ‘노래’일제의 겨울 이겨낸 소년의 ‘엿가위’ 소녀의 ‘노래’

    베이비트리 | 2019. 01. 11

    3·1운동 100주년 청소년 소설숨은 독립운동가 ‘소년엿장수’실화에 바탕 ‘저고리 시스터즈’경성을 누비는 소년엿장수서지원 글, 송진욱 그림/좋은책어린이·1만원저고리 시스터즈김미승 지음/다른·1만3000원100년 전 경성(서울의 옛 이름)에 청소년이 있었을...

  • ‘의성어 빗줄기’와 ‘심포닉하우스’…즐거운 시각체험‘의성어 빗줄기’와 ‘심포닉하우스’…즐거운 시각체험

    권귀순 | 2018. 12. 28

    청각과 시각의 지식세계인포그래픽으로 한눈에올해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작크게 작게 소곤소곤나는 본다로마나 로맨션·안드리 레시브 글·그림, 김지혜 옮김/길벗어린이·각 권 2만1000원듣는다는 것을 어떻게 그릴까? 보이지 않는 것은 어떻게 그릴까?일목...

  • 문화 흔들리는 대기 속에도 우리 안의 별은 또렷해문화 흔들리는 대기 속에도 우리 안의 별은 또렷해

    베이비트리 | 2018. 12. 28

     별과 고양이와 우리최양선 지음/창비·1만1000원‘겨울 하늘의 별들을 보면 희미하게 반짝반짝 깜빡이고 있어. 그건 별들이 진짜로 움직이기 때문이 아니야. 대기가 불안정하기 때문이지.’열여덟. 우리는 모두 불안정한 존재지만, 열여덟은 특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