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나와 다르다는 것, 그렇게 불편한가요

양선아 2018. 04. 27
조회수 323 추천수 0
00503586_20180426.JPG 
불편한 이웃 
유승희 글·그림/책읽는 곰·1만1000원

동물들이 주인공이지만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너무 흡사해 감정이입이 절로 된다. 유승희씨가 최근 펴낸 장편 동화 <불편한 이웃>은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고 따돌리는 폭력 가해자들의 행태와 심리 구조를 세밀하게 포착해 차갑게 그렸다.

같은 종족끼리 결혼하는 것이 규범인 동물 마을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고라니가 다른 종족인 흰 염소와 결혼한다. 마을 사람들은 “도리에 어긋난 짓”이라며 고라니를 따돌린다. 이때 “둘이 잘 살면 된다”며 친구가 되어준 이가 토끼다. 자식을 낳지 못하는 고라니와 흰 염소는 길에 버려진 꽃사슴을 데려와 키운다. 토끼도 아들 토돌이를 낳았다. 토돌이와 꽃사슴은 부모들처럼 사이좋은 친구가 된다.

문제는 토돌이와 꽃사슴이 학교에 가면서 터진다. 골목대장 멧돌이와 패거리들이 “다른 종족끼리 결혼한 콩가루 집안”이라며 꽃사슴을 괴롭힌다. 토돌이마저 멧돼지 패거리에게 ‘왕따’를 당하기 싫어 오히려 앞장서서 꽃사슴을 따돌린다. 딸의 ‘왕따’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고라니 부부는 노루 선생님을 찾아가고 멧돼지와 토끼를 찾아가지만 소용없다. 노루 선생님은 방관하고, 멧돼지는 ‘저 가족 때문에 우리 마을이,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 토끼마저 자기 자식이 힘들어하자 고라니를 마을에서 쫓아내려고 음모를 꾸민다.
00503585_20180426.JPG
동물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 다문화 가족, 장애인 등 소수자와 약자를 대하는 태도와 닮았다. 자신의 편견을 ‘사회 정의’로 포장하고 합리화하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며 과연 정의란 무엇인지 묻게 된다. 달콤한 무지가 아닌 차가운 진실이 주는 무게감이 묵직하다. 초등 3학년 이상.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페이스북 : anmadang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최신글




  • 거미줄에 걸린 무당벌레 어떻게 됐을까거미줄에 걸린 무당벌레 어떻게 됐을까

    베이비트리 | 2018. 05. 18

     꽃을 선물할게강경수 글·그림/창비·1만3000원“곰님. 죄송하지만 거미가 돌아오기 전에 저를 이 거미줄에서 구해 주실 수 있을까요?”산책하는 곰에게 무당벌레가 애원한다. 거미줄에서 무당벌레를 구하는 곰의 미소를 예상하고 책장을 넘긴 순간...

  • [5월 18일 어린이·청소년 새책] 심마 외[5월 18일 어린이·청소년 새책] 심마 외

    베이비트리 | 2018. 05. 18

     오직 토끼하고만 나눈 나의 열네 살 이야기 <나에 관한 연구>로 10대의 몸을 통한 자아 탐험을 보여준 작가 안나 회글룬드가 이번에는 깊이 있는 내면세계로의 탐구를 떠난다. 올해 열네 살인 주인공 토끼는 예민할 정도로 세상과 ...

  • 세상에, 내 몸에 우주가 있대요세상에, 내 몸에 우주가 있대요

    양선아 | 2018. 05. 18

    생물학 전공 작가 2명이 쓴고래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눈높이 맞춘 설명과 그림 풍성 우주 김성화·권수진 글, 신동준 그림/한겨레아이들·1만2000원“엄마, 세상은 어떻게 시작된 거야?” “아빠, 우리는 어디에서 온 거야?”아이들의 질문은 어디서...

  • 아이들이 맘껏 숨쉬며 살아갈 세상은?아이들이 맘껏 숨쉬며 살아갈 세상은?

    베이비트리 | 2018. 04. 27

    자연·환경 소중함 일깨우는 그림책들‘진짜’ 하늘 대신 ‘가짜’ 하늘 그림인간 피해 숨는 가장 오래된 나무  모아비/미카엘 엘 파티 글·그림, 권지현 옮김/머스트비·1만6000원하늘을 만들다/무라오 고 글·그림, 김숙 옮김/스콜라·1만2000원봄이 왔...

  • [4월 27일 어린이·청소년 새책] 발버둥치다 외[4월 27일 어린이·청소년 새책] 발버둥치다 외

    베이비트리 | 2018. 04. 27

     발버둥치다 ‘코다(CODA)는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비장애인 자녀를 뜻하는 영문 머릿글자다. 열여덟살 유나는 청각장애인 부모에 대한 의무감과 채무감을 안고 살아왔지만, 한편으로 가족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은 마음 때문에 괴로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