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저학년에 읽기를 뗄 수 없다

베이비트리 2018. 04. 13
조회수 415 추천수 0

한미화의 어린이책 스테디셀러


00503473_20180412.JPG

언제나 칭찬
류호선 글, 박정섭 그림/사계절(2017)


어릴 때 수영, 미술, 피아노 등을 떼고 고학년이 되면 입시의 세계로 가야 한다고 믿듯, 책읽기도 어릴 때 끝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정말 그래야 하는 것일까.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아이들은 3학년 이후에도 성장한다. 아이들의 발달은 하루가 다르다. “오뉴월 병아리 하룻볕 쬐기가 무섭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부모가 바라듯 아이들이 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를 논리적으로 말하고 쓰려면 시간이 걸린다. 훈련도 필수다. 남자아이라면 중학생은 되어야 한다. 한데 기다리질 않는다.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게임과 유튜브로, 부모는 학원으로 눈을 돌린다. 백만번 말하지만 아이들이 저학년 때 읽을 수 있는 책과 고학년 때 읽을 수 있는 책은 다르다. 결코 저학년에 읽기를 뗄 수 없다. 하지만 세상은 웅변으로 변하지는 않는 법. 차라리 저학년 아이들이 즐길 재미난 책을 권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책을 읽은 경험만큼 좋은 독서 지도는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칭찬>의 주인공 토리는 초등학교 일학년이다. 아직 솔직하고 궁금한 게 많은 어린아이다. 선생님이 내준 칭찬 숙제 때문에 고민하던 토리는 외할머니에게 무조건 칭찬만 해달라고 부탁한다. 평소 손자의 말이라면 꼼짝도 못하는 할머니는 그러마 하고 약속을 한다. 어차피 할머니가 칭찬을 할 테니 토리는 평소보다 더 게으름을 피운다. 결국 토리는 이상한 칭찬을 받게 된다. 밥 먹기 전에 과자부터 먹은 걸 칭찬받고, 채소를 먹지 않은 걸 칭찬받고, 휴대전화를 보면서 밥 먹는 것까지 칭찬받았다. 과연 토리가 어떻게 될까.


소설은 인과관계가 분명하고, 다층적인 내면을 지닌 인물과 복잡한 갈등이 얽혀있는 이야기다. 때문에 하루아침에 읽어낼 수 없다. ‘고급한’ 문학을 즐기려면 처음에는 단순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길이도 짧고 한가지 사건과 한가지 갈등을 지닌 이야기가 맞춤하다. 아이들은 이런 동화를 통해 기승전결의 구성에 익숙해지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절정의 쾌감을 맛본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패턴을 익혀가는 것이다. 그래야 읽는 사람이 된다. 사람들이 대중소설을 좋아하는 건 새롭지 않아서다. 다시 말해 로맨스, 무협, 추리 소설이 지닌 익숙한 패턴을 즐기는 것이다.


<언제나 칭찬>은 이런 단순한 구성과 함께 일곱, 여덟 살 아이들이 느낄 법한 감정과 말투와 생각을 담아낸 동화다. 저학년은 어른에게 할 말과 안 할 말을 가리고 선생님과 할머니의 눈치를 보느라 마음이 복잡한 십대가 아니다. 흔히 순진무구하다고 말하는 독특한 어린이의 세계를 지닌 아이들이다. 마치 토리처럼 말이다. 그래서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른들에게 저학년 동화는 때로 어렵다. 나도 토리처럼 아이들에게 정말 재미있는 책을 추천했다는 칭찬을 받고 싶다. 7~8살.


한미화 출판 칼럼니스트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베이비트리
안녕하세요, 베이비트리 운영자입니다. 꾸벅~ 놀이·교육학자 + 소아과 전문의 + 한방소아과 한의사 + 한겨레 기자 + 유쾌발랄 블로거들이 똘똥 뭉친 베이비트리,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혼자서 꼭꼭 싸놓지 마세요. 괜찮은 육아정보도 좋고, 남편과의 갈등도 좋아요. 베이비트리 가족들에게 풀어놓으세요. ^^
이메일 : hanispecial@hani.co.kr       트위터 : ibabytree       페이스북 : babytree      
홈페이지 : http://babytree.hani.co.kr

최신글




  • 누가 함부로 파리채를 휘두르랴누가 함부로 파리채를 휘두르랴

    권귀순 | 2018. 07. 13

     파리 신부김태호 지음, 정현진 그림/문학과지성사·1만원앵앵, 파리들이 성가시다고 파리채를 높이 든 얘야, 잠깐! “자, 감사뽀뽀부터 시작합시다!” 파리들의 대화가 들려? 파리 신부와 파리 신랑, 그리고 천장마을 입삐죽이 파리, 통통이 파리...

  • [7월 13일 어린이·청소년 새책] 케첩맨 외.[7월 13일 어린이·청소년 새책] 케첩맨 외.

    베이비트리 | 2018. 07. 13

     케첩맨 몸통을 누르면 새빨간 케첩이 나오는, 영락없는 케첩통 모양의 ‘케첩맨’이 있다. 감자튀김 전문점에서 일하게 된 그 앞에 영락없이 토마토 모양의 얼굴을 지닌 ‘토메이로’ 박사가 손님으로 찾아오는데…. 그저 감자만 튀기던 ...

  • 모으는 즐거움, 더 나아가 나누는 즐거움!모으는 즐거움, 더 나아가 나누는 즐거움!

    양선아 | 2018. 07. 13

    낱말을 수집해온 ‘단어수집가’세상에 뿌려 모두와 함께 나누기부엉이, 머리카락… 다양한 ‘수집왕’들단어수집가 피터 레이놀즈 글·그림, 김경연 옮김/문학동네·1만2800원수집왕 권재원 글·그림/사계절·1만2000원인형을 모으는 아이, 모형 자동차...

  • 한 톨의 씨앗이라도 나무가 될 수 있다면한 톨의 씨앗이라도 나무가 될 수 있다면

    양선아 | 2018. 06. 29

     씨앗 100개가 어디로 갔을까 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글, 야라 코누 그림, 홍연미 옮김/토토북·1만1000원아이들에게 기다림이란 지루하고 짜증나는 일에 가깝다. 그런 아이들에게 기다림의 가치와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을 알려주는 책이 있...

  • [6월 29일 어린이·청소년 새책] 호랑이의 눈 외[6월 29일 어린이·청소년 새책] 호랑이의 눈 외

    베이비트리 | 2018. 06. 29

     호랑이의 눈 미국 청소년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주디 블룸의 장편소설. 강도의 총격으로 아빠를 잃은 열다섯 살 소녀 데이비가 가족과 함께 고모 집에 머무르다, 울프라는 소년을 만나 아버지의 죽음을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