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새 초등돌봄 대책도 역부족” 사표 쓰는 직장맘들

베이비트리 2018. 03. 26
조회수 447 추천수 0

작게

onebyone.gif?action_id=0bf874525f12157a60e14ab33a9b9e6‘로또’ 방과후학교도 오후 4시 끝

퇴근때까지 학원 뺑뺑이 돌려야
“학원비 따지면 직장 관두는 게 나아”
초1~3 자녀 둔 엄마들 퇴직 행렬 
“돌봄휴직제 신설 등 대책 늘려야”
서울의 한 초등학교 정문.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울의 한 초등학교 정문.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한 아이티(IT) 회사에서 일하던 서지혜(가명·36)씨는 이달 중순 사표를 썼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돌보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저녁 7시30분까지 아이를 맡기는 ‘종일반’이 있었지만, 초등학교는 달랐다. 아이가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는 시각은 오후 1시쯤이었다. 경쟁이 치열해 ‘로또’라 불리는 ‘방과후 학교’에 뽑혀도 오후 3~4시면 끝났다. 아이는 맞벌이 부모가 퇴근하기 전 여러 학원을 ‘뺑뺑이’ 돌아야 했다. 서씨는 25일 “아이가 틱장애가 생길 정도로 학교와 학원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힘들어했다. 학원비도 만만찮아 차라리 내가 직장을 그만두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정부가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부모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미흡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오전 10시 출근 장려’ 등 노동시간 1시간 단축을 뼈대로 하는 이 대책으로도 ‘돌봄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혜경(39)씨는 “민간기업에서는 육아휴직도 눈치가 보여 쓰기 어려운데 출근 시간을 늦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더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서지혜씨는 “출근 시간보다 더 큰 문제는 늦은 퇴근 시간”이라며 “일찍 하교하는 아이를 퇴근 전까지 맡길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 수많은 직장여성이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경력단절 여성 실태조사’를 보면, 초등학교 1~3학년(만 7~9살) 자녀를 둔 직장건강보험 여성 가입자 1만5841명이 지난해 새학기를 전후한 2~3월에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 10일 펴낸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취업모 지원 방안’ 보고서를 봐도 ‘직장맘’의 임금과 취업률은 자녀 초등학교 입학으로 감소했다. 초등학교 아이를 둔 취업모 81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임금은 자녀 초등학교 입학 전 평균 214만원에서 입학 뒤 156만원으로 줄고, 상용직 취업률도 80%에서 60%로 줄었다.

돌봄 공백을 막기 위해선 육아휴직처럼 일정 기간 자녀 양육에 집중할 ‘돌봄 휴직’ 제도를 신설하고, 돌봄서비스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자녀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쓸 수 있는 돌봄 휴직 제도를 만들고, 프랑스와 스웨덴 등처럼 학교가 공간을 제공하고 지방정부는 방과후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지방정부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등 돌봄서비스 공급을 확대해야만 직장맘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베이비트리
안녕하세요, 베이비트리 운영자입니다. 꾸벅~ 놀이·교육학자 + 소아과 전문의 + 한방소아과 한의사 + 한겨레 기자 + 유쾌발랄 블로거들이 똘똥 뭉친 베이비트리,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혼자서 꼭꼭 싸놓지 마세요. 괜찮은 육아정보도 좋고, 남편과의 갈등도 좋아요. 베이비트리 가족들에게 풀어놓으세요. ^^
이메일 : hanispecial@hani.co.kr       트위터 : ibabytree       페이스북 : babytree      
홈페이지 : http://babytree.hani.co.kr

최신글




  • ‘엄마표…’가 경쟁 부추겨 육아 전쟁 악순환‘엄마표…’가 경쟁 부추겨 육아 전쟁 악순환

    양선아 | 2018. 09. 19

     오찬호 사회학자가 본 과잉·강박 육아뿌리는 가부장제와 성 역할 분업‘일도 안 하면서…, 집에만 있으면서…’눈총 시달리다 차라리 달인 결심‘내 아이를 최고로…’ 존재 증명 나서멋진 소풍도시락 싸면서 뿌듯‘나는, 내 아이는 특별해’ ...

  • 21일 아동수당 192만명에게 첫 지급21일 아동수당 192만명에게 첫 지급

    베이비트리 | 2018. 09. 18

    신청자 6만6천명 소득·재산 많아 제외탈락한 가구 월 평균소득은 1205만원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한 부부가 9월부터 아동 1명당 월 10만원씩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신청하고 있다. 연합뉴스한가위 연휴 직전인 21일, 192만3천여명이 첫...

  • 가짜뉴스 시대의 건전한 의심

    베이비트리 | 2018. 09. 17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요즘 웹 서핑은 거울의 미로를 걷는 것 같다. 왼쪽이 오른쪽으로 보이고, 위아래가 거꾸로 보이기도 한다. 가짜 뉴스가 진짜와 섞여서 소셜미디어를 타고 날아다니고, 주장과 의견이 사실인 것처럼 소리를 높인다. 모든 것...

  • 얼굴뼈 부러졌는데…달려올 보건교사가 없었다얼굴뼈 부러졌는데…달려올 보건교사가 없었다

    베이비트리 | 2018. 09. 12

    시행령 개정 10년 미뤄지며건강권 지킬 보건교사 충원교육청 재정·의지에 좌우지역격차 갈수록 벌어져전남·강원·제주·충북 등은초중고 절반에 보건선생님 ‘0’학교에서 넘어졌던 강정원(가명·7)군의 모습. 강기원씨 제공“아이 얼굴뼈가 부러졌는데 5시간 ...

  • ‘예전엔 애 키우기 더 힘들었다’는 정치인들에게‘예전엔 애 키우기 더 힘들었다’는 정치인들에게

    베이비트리 | 2018. 09. 12

    정치BAR_정유경의 오도가도‘육아노동’ 모르는 남성 의원들맞벌이 선호 주거 ‘사치재’ 취급“우리 때는…” 발언, 시대 탓 아닌육아노동 무경험자 고백일 뿐 그래픽-장은영한 국회의원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청년들의 ‘가치관’을 지목했다는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