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존중 쑥쑥, 압박 뚝! 서로 인정하니 참 좋아요

양선아 2018. 03. 16
조회수 5804 추천수 0
엄마·아빠·딸·아들 ‘인권’ 시리즈 4권
서로 몰랐으나 소중한 권리들
쉽고 재밌게 깨우치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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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인권 선언, 아들 인권 선언, 엄마 인권 선언, 아빠 인권 선언 
엘리자베스 브라미 글, 에스텔 비용 스파뇰 그림/노란돼지·각 권 1만2000원

엄마 아빠, 기억하세요, 그 책? <엄마는 좋아하고 나는 싫어하는 것>이라는 책 말이에요. 엄마가 읽으면 뜨끔할 거라며 제가 함께 읽자고 한 책 말이에요. 그 책 저자인 엘리자베스 브라미가 이번엔 ‘가족 인권선언 시리즈’ 책을 냈어요. 저는 이번에도 키득키득 웃으면서 “맞아, 맞아”라고 맞장구를 쳤어요. 저나 동생의 권리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의 권리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됐어요.

<딸 인권 선언>의 한 장면. 노란돼지 제공
<딸 인권 선언>의 한 장면. 노란돼지 제공

딸의 인권선언 1조가 뭔지 아세요? “흐트러진 옷차림을 하고, 헝클어진 머리를 해도 될 권리. 넘어져 상처가 나고, 마음껏 까불 수 있는 권리”예요. 저처럼 놀이터에서 뒹굴기 좋아하고,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친구들을 웃기고 싶은 친구들은 1조가 마음에 쏙 들어요. 왜 사람들은 항상 여자아이에게 단정하고 공손한 숙녀처럼 굴기를 바라는 걸까요? 딸의 인권선언 4조처럼 저는 “나무에 기어오르고” “울타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권리”가 있어요. “바느질이나 뜨개질하는 법, 정돈하는 법을 몰라도 될 권리”가 있고요.

<아들 인권 선언>의 한 장면. 노란돼지 제공
<아들 인권 선언>의 한 장면. 노란돼지 제공

아들 권리도 궁금하다고요? 아들 권리 1조는 단연코 “눈물이 날 땐 울고, 위로받을 수 있는 권리”예요. 제발 어른들이 “남자가 그 정도 가지고 왜 울어?”라는 말을 안 했으면 좋겠어요. 속상하고 슬픈데 남자라는 이유로 울지 말라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아요. 아들이 꼭 수학을 잘 할 거라는 환상도 버려주세요. “무언가를 만들지 못해도 되고, 못 박을 줄 몰라도 될 권리”도 누릴 수 있게 해주세요.

<엄마 인권 선언>의 한 장면. 노란돼지 제공
<엄마 인권 선언>의 한 장면. 노란돼지 제공

<아빠 인권 선언>의 한 장면. 노란돼지 제공
<아빠 인권 선언>의 한 장면. 노란돼지 제공

엄마, 아빠 권리 내용이 더 궁금하시죠? 알려드릴게요. 엄마 권리 1조는 ‘완벽하지 않을 수 있고, 모든 것에 대해 전부 알지 못해도 되며, 틀리거나 깜빡할 수 있는 권리’예요. 엄마도 저처럼 “맞아, 맞아”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죠? 저는 “화장실에서 책을 읽을 때 조용히 혼자 있을 권리”라는 5조 내용을 보고 반성했어요.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엄마, 엄마”하고 불러 엄마가 화장실에서 허겁지겁 나오신 적 많잖아요.

아빠 권리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어요. “저녁에 귀가해 피곤해할 수 있는 권리, 그럴 때 놀아 주거나 이야기하거나 책 읽어주기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말이에요. 아빠라면 당연히 퇴근해 저희랑 놀아주어야 한다고만 생각했거든요.

인권이라는 말이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이 책을 보니 인권이 구체적으로 뭔지 알 것 같아요. 오늘 밤에는 우리 가족 모여서 ‘우리 가족 인권 선언문’을 따로 한 번 만들어보는 것 어때요? 초등 저학년 이상.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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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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