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늘 힘겨운 직장맘의 ‘엄마판 #미투’

양선아 2018. 03. 09
조회수 614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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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애엄마가 이렇습니다 
윤은숙 지음/이와우 펴냄·1만2000원

“무슨 애엄마가 저러냐”, “집에서 애나 키울 것이지”, “그러려면 애는 왜 낳았냐”.
엄마가 되는 순간 여성은 아무렇지도 않게 칼처럼 휘두르는 말들을 접한다. 가깝게는 남편이나 시댁 및 친정 식구들로부터, 멀게는 잘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로부터 말이다. <무슨 애엄마가 이렇습니다>는 육아 경력 10년차 엄마가 일과 육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성장해온 여정을 들려준다.

육아와 살림은 나와 무관하다고 여기며 정치·경제·사회 문제에만 관심을 가졌던 현직 기자인 지은이는 엄마가 된 뒤 비로소 팔십 평생 자식들을 위해 인생을 송두리째 바친 노모의 삶이 눈에 들어온다. “너는 결혼하지 마라”고 말했던 어머니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저자는 이제야 대한민국은 왜 이렇게 아이 키우기 힘든 사회냐고, 왜 여전히 여성만 오롯이 가사와 돌봄 노동을 감당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여권이 신장됐다고 하지만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자가 수행 비서를 성폭력한 사실이 폭로되는 등 ‘미투(#Metoo)’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을 대상화하고 권력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남성들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문제뿐일까. 가족 내에서 고정된 성역할, 여성에게 끊임없는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는 ‘만들어진 모성’, 일과 가정의 양립이 불가능한 사회·문화도 ‘엄마판 미투’의 대상이 아닐까. 미투 운동을 그동안 발화되지 못한 것에 대한 건강한 자기 주장이라고 정의한다면, 이 책의 내용은 어쩌면 ‘엄마판 미투’에 가깝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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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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