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아빠와 함께 즐기는 새총과 활쏘기

권오진 2018. 02. 23
조회수 785 추천수 0

2004년 저국새총사격대회_1.JPG » 사진 제공. 권오진

지난 1월 하순, 아빠학교에서 6가족 15명이 모여서 새총과 활을 만들고 쏘는 놀이를 진행했다. 아빠들은 아이와 새총과 활과 화살을 함께 만들었고, 다양한 시합도 했다. 아이들은 추운 줄도 모르고 새총과 활을 쏘는 맛에 흠뻑 빠졌다.


아빠학교에서 새총과 활쏘기의 역사는 20년이 넘었다. 먼저 아이들이 어릴 때는 산에 함께 올라가서 새총을 만들 나무를 구한 후에 집에 와서 함께 만들었다. 그리고 주말이 되면 아파트 단지 후미진 곳에서 활쏘기와 새총 쏘기를 했다. 지나가는 주민들이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곤 했다. 화살의 재료인 갈대는 화성군 시화호 주변에서 잘라 와서 말린 후에 만들었다. 2002년에는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전국새총 사격대회를 개최했다. 이를 위해 산에 가서 Y자형 나무를 구해왔다. 그 이후에도 송파구 올림픽공원 피크닉장 등에서 여러 번의 전국 새총 대회를 열었다.

20170204_113748_1.jpg » 아이들과 아빠들이 활쏘기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권오진.

이런 놀이를 겨울에 하는 이유는 추울 때 야외에서 제대로 놀아야 건강한 아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겨울이 되면 아이들은 밖에서 놀기가 어렵다. 설령, 눈이 와서 밖에서 놀고 싶어서 나가려고 하면 엄마가 나가지 못하게 한다. 나가서 놀다 감기에 걸린다는 것이 엄마의 구차한 변명이다. 그러나 춥다고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만 있으면 추위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히려 감기에 잘 걸린다. 아이들이란 사시사철 야외에서 충분히 놀아야 한다. 그래야 계절에 순화하면서 신체가 더욱 건강해진다. 또 한가지는 전통 놀이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다. 아마 지금의 30대 아빠들이 새총을 마지막으로 만들었고 놀았던 세대이다. 따라서 새총이라는 이름 자체로 아빠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나면서 설렘을 들게 된다. 그 놀이를 아이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추억과 행복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기회이다.

20170204_114252_1.JPG » 사진 제공 권오진.

이번 만들기는 초보 아빠라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반제품으로 준비했다. 먼저 새총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자. 이미 Y자형의 나무를 구해놨으며 가죽과 노란 고무줄과 연철을 준비했다. 아빠는 먼저 칼로 나무에 홈을 파서 고무줄이 잘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송곳으로 가죽에 구멍을 뚫어서 고무줄이 통과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가는 연철로 가죽과 고무줄을 연결하고, 고무줄과 나무를 연결하니 완성이 되었다. 물론 사전에 충분한 안전교육을 한 후에 진행했다. 

20170204_115255_1.JPG » 아이들과 아빠들이 새총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 제공 권오진.

아이들은 이것으로 어떻게 새를 잡느냐고 아빠에게 질문한다. 그러면 아빠들은 과거에 새총으로 새를 잡았다는 무용담을 전설처럼 이야기해준다. 완성한 후에 모든 가족은 1층으로 내려와서 새총에 사용할 돌을 줍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새총사격대회가 시작되었다. 먼저, 프롤로그 이벤트는 10개의 풍선을 터트리기다. 벽에 빠렛트를 걸쳐놓고, 거기에 풍선 10개를 매달았다. 그리고 5m 전방에서 동시에 새총사격을 시작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빵빵하고 풍선이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은 동시에 ‘앗싸’를 외치며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듯하다. 다음에는 5m 전방에서 올려놓은 종이컵 맞춰서 쓰러트리기다. 이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20개의 종이컵이 1분에 한 개씩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이들은 더욱 신이 나서 어깨를 들썩인다.

20170204_115310_1.jpg » 아이들과 아빠들이 새총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 제공 권오진.

이어서 활과 화살 만들기를 시작했다. 먼저 모두 모인 자리에서 화살이 날아가는 원리를 설명을 해주었다. 갈대의 속이 비어서 공중에 오래 머물 수 있으며, 또한 직진성을 위하여 못을 화살의 맨 앞에 거꾸로 넣었다고 설명을 하자 끄덕거린다. 1인당 10개의 화살 재료를 주었다. 먼저, 갈대의 잎을 제거했으며, 못을 거꾸로 넣고 마무리는 천테이프로 마감처리를 했으며, 활의 줄과 화살이 연결되는 부분에는 V자 홈을 천 테이프로 만들자 완성이 되었다. 다음은 활 만들기다. 가족마다 반 가공된 대나무와 건축용 붉은색 줄을 나누어주었다. 한쪽에 줄을 묶은 다음, 구부려서 반대편에 줄을 묶자 즉시 활이 완성되어 다시 활쏘기를 시작했다. 


먼저 5m 전방에서 20개의 종이컵을 맞혀서 떨어트리기를 시작했다. 다소 어려움이 예측되었지만 10여명이 계속 화살을 쏘자 종이컵이 연이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스트라이크 샷건 게임을 했다. 5m 전방에 요구르트 병을 놓고, 쏘아서 떨어지면 이날의 승자다. 약간의 상품도 있음을 알리자 아이들의 전투력은 급상승한다. 그런데 화살 자체가 영점을 잡기가 어렵고 탄착군이 형성되기가 불가능하기에 아이들이 많은 화살을 쏘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 일쑤다. 하지만 5분이 지나자 한 어린이가 드디어 목표물을 맞혀서 떨어트렸다. 순간, 정적과 탄식이 흘렀다. 모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곧 함성이 이어졌으며 오늘 놀이를 통하여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끼며 행복을 만끽했다. 

20170204_123428_1.JPG » 점심을 먹고 있는 가족들. 사진 제공 권오진.

이제라면 점심을 준비할 시간이다. 사전에 점심 재료를 1/N으로 나누었다. 이미 1시간 전에 물을 데우고 있기에 즉시 라면을 넣고 끓일 수가 있었다. 햇볕이 따뜻하지만 야외의 온도는 영하 3도다. 아빠들이 퍼주는 라면에 아이들은 호호거리며 맛있게 먹는다. 그러면서 자신이 오늘 활과 새총을 잘 쐈다는 무용담을 주고받는다. 동생들은 형들의 그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이미 몇몇 아이들은 서로 여러 번 만났기에 더욱 친한 사이가 된 듯하다. 점심 식사 후에 주위를 정리하고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며 헤어졌다.


사실, 이날 2시간의 행사를 위하여 사전에 준비가 필요했다. 지난가을에 산에 가서 새총용 나무를 구해왔으며, 화성 고포리에 가서 화살용 갈대를 꺾어다가 말렸다. 아이들이 행사를 마치고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과연 그 아이들에게 오늘의 놀이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1) 감성놀이다. 

아빠와 함께 활과 화살을 만들고 사격을 했으며 친구들과 함께했던 따뜻한 감성 놀이었다. 아이는 오늘의 기억을 멋진 추억으로 간직하게 되었으며, 이는 가족의 결속력을 강화해줄 것이다.


2) 창의성 놀이다. 

하찮은 나뭇가지와 풀들을 가지고 아빠들이 손으로 여러 번 만지더니 금방 새총과 활과 화살로 변신했다. 물론 아빠가 대부분 만들었지만 아이들도 아빠를 도와서 손으로 조물조물 만들었다. 요즘 아이들의 특징은 완성된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에 스스로 만드는 경험이 매우 취약하다. 그런데 이런 경험을 통해서 아이들은 나무와 갈대와 철사 등에 대하여 입체적, 종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3) 이웃커뮤니티의 형성이다. 

이미 참가자의 몇몇 어린이는 이런 행사를 통하여 서로 친하게 되었다. 아이들끼리 공동의 목표를 향하여 서로 시합을 하고, 점심도 함께 먹으면서 서로의 우정을 쌓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하여 점점 외동아이가 많아지고 있다. 집에서는 왕자님과 공주님의 대접을 받지만 밖에 나가면 소통과 배려가 부족하기 쉽다. 하지만 이렇게 함께 놀이를 통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소통과 배려를 배울 수가 있다.


모든 부모는 내 아이를 잘 키우려고 한다. 그런데 공부만 많이 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공부만 잘하면 창의성과 사회성, 자존감, 도전정신 등이 저절로 형성되고 발달한다고 믿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기에 공주병과 왕자병 환자들이 많아지고, 대학을 졸업 후에 공무원시험 준비자(공시족)가 증가하고 캥거루족이 양산되고 있다. 감성 교육이란 곧 오감을 통하여 지덕체를 배우는 전인교육이다. 그래서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아이들은 밖에서 많은 놀이가 필요하다. 아이들이란 아빠의 그림자를 밟고 자라며, 또한 아빠의 어깨 너머로 세상을 배우며 성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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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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