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남자아이의 뇌 vs 여자아이의 뇌

김영훈 2018. 04.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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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가진 학습방식의 차이 중의 일부는 성별에 따른 인지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물론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특정한 방식으로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학습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이 선택하는 학습방식은 성별에 따른 인지적 차이로 인한 영향력이 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들을 지도할 때 성별 차이를 반영해야 하며, 본인에게 효과적인 방식이 아이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남자아이의 뇌, 여자아이의 뇌

남자의뇌와여자의뇌.jpg » 남자의 뇌(위쪽), 여자의 뇌(아래쪽). 이미지 김영훈.

뇌를 촬영해보면, 뉴런의 신경세포체 부분은 회색을 띠고, 뉴런에서 뻗어 나온 축삭돌기를 감싼 지방질로 된 수초는 흰색으로 보인다. 회백질은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가 1, 2년 정도 먼저 양적으로 최고치에 달한다.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보다 철없고 어려 보인다고 생각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회백질은 뇌의 가장 바깥에 있는 약 0.63cm 두께의 부위로 뉴런과 거기서 뻗어 나온 수상돌기가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영역이다. 회백질이 두꺼워지는 이유는 뉴런과 수상돌기가 급속하게 뻗어 나가 무성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뇌는 대뇌피질 중에서도 논리와 공간지각에 관여하는 두정엽과 언어와 관련이 있는 측두엽이 두드러지게 두꺼워진다. 특히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충동을 억제하는 전두엽에서 복잡하면서도 지속해서 회백질이 두꺼워져 여자아이의 경우 11살, 남아의 경우 12살 내외인 사춘기 때 정점을 이룬다. 아이들이 성인처럼 충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전전두엽 피질이 지속해서 두꺼워지는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배외측전 전두엽피질이 두꺼워지는 과정이어서 아이들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작업 기억도 잘 작동하지 않는다.


우뇌가 먼저 발달하는 남자 아이는 어릴 때부터 사람보다 사물에 관심을 더 보이며, 무엇을 만들거나 쌓아 올리는 놀이에 관심을 보이고, 직접 만져보고 체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뇌가 발달한 남자 아이의 뇌는 구기 종목을 잘하는 능력과도 관련되어 있다. 구기 종목은 야구, 축구처럼 여러 명이 공을 다루는 운동인데 무엇보다 손, 발과 눈의 협응능력이 필요하다. 즉, 눈으로 보면서 몸을 움직이고, 움직이면서 머릿속으로는 계획해서 공간과 공을 상상하고, 변화시키고, 입체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은 구기 종목뿐 아니라 운전을 하거나 지도를 보며 길을 찾는 행동 등과도 관련되어 있다.


평균적으로 볼 때 여자아이는 언어 중추에 해당하는 좌측 측두엽의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영역의 대뇌피질 부피가 남자보다 20%나 크다. 브로카 영역은 언어를 만들어 내는 영역이고, 베르니케영역은 언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영역이다. 여자 아이는 선천적으로 이 두 영역이 모두 발달했기 때문에 남자 아이보다 말을 잘 이해하고, 많이 할 수 있다.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 간에 차이 나는 뇌 영역 중의 하나가 소뇌이다. 남자아이의 소뇌가 여자보다 약 14% 정도 더 크며, 그 차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유지된다.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의 소뇌 크기 차이는 진화의 소산으로 보인다. 여자가 집에서 불씨를 지키는 동안 남자는 밖으로 돌아다니며 사냥을 했다. 과거에 남자들이 주로 맡던 역할을 소뇌가 관장했기 때문에, 그들의 소뇌가 더 발달하게 된 것이다.


사이먼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뇌가 남성적인지 여성적인지는 손가락의 길이로 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네 번째 손가락이 임신 중에 엄마에게서 분비된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주는 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호르몬이 어느 정도 분비되었고, 어떤 호르몬이 분비되었는지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네 번째 손가락은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에 반응하여 분비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길어진다. 그래서 두 번째 손가락과 네 번째 손가락을 비교해보았을 때, 두 번째 손가락보다 네 번째 손가락이 길다면 엄마의 뱃속에서 많은 양의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되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비록 여성의 몸을 가졌다 해도 뇌는 남성적 특성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남자아이 vs. 여자아이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엔 맥기네스(Diane McGuinness)는 남자 아이들에게 읽기를 가르칠 때 시각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자아이들은 청각보다는 시각 기능이 빠르게 발달하기 때문에 단지 청각적 자극만으로는 읽기를 배우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여자아이는 대부분 읽은 내용은 잘 기억하지만, 본 것에 대한 기억은 읽은 것만큼 명확하지 않다. 남자 아이가 전체적으로 시각기억과 시각 학습이 더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여자 아이의 시각 기억이 남자 아이보다 더 일찍 성숙한다. 그래서 글자나 숫자, 그림과 같은 모양의 패턴을 비교할 때 어린 여자 아이는 어린 남자 아이보다 인식 속도가 확실히 더 빠른 것이다. 여자 아이는 찾으려는 디자인과 비슷한 디자인을 고를 때는 시각 기억을 활용한다. 이러한 능력은 유사한 두 그림 간의 차이를 발견하거나 글을 교정할 때도 사용한다. 실제로 여자 아이들은 상징이나 디자인 하나 하나에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시각 기억 과제를 언어 과제로 전환한다. 


여자 아이는 들은 내용을 기억해야 할 경우, 반드시 글로 적어야 한다. 따라서 여자아이들은 언어 기억이 좋으므로 정보를 말로 제시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만 모든 여자아이가 청각 기억까지 좋은 것은 아니므로 그 점은 고려하여야 한다. 이렇게 여자 아이가 언어에서 유리한 이유는 남자아이보다 좌뇌가 일찍 발달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보다 확실히 더 일찍 글을 익히고 더 자신 있게 읽는다. 여자 아이는 대부분 읽은 내용을 잘 기억하지만, 본 것에 대한 기억은 읽은 것만큼 명확하지 않다.


훈육에서 남녀의 차이


훈육에서 남녀의 반응차이가 있는데 공격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편도체는 여자 아이보다 남자 아이가 크기 때문이다. 남자 아이의 편도체는 전전두엽으로 통제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여자 아이는 전두엽의 안와전두피질이 안정과 고요를 활성화해 편도체의 충동을 조절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충동적으로 공격성을 보이는 일이 잦다. 남자 아이는 또한 변연계의 활동이 불균형한데 무엇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담당하는 우뇌가 우세한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훈육에서 과도한 성 역할 차이를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과도하게 성 역할 차이를 강조하면 남자 아이들은 감정적 민감성을 억누를 수 있고, 여자아이들은 주장성, 자신감, 그리고 충동성을 억누를 수 있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지켜야 할 규칙을 어겼을 때 남녀에 따라 훈육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여자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훈육하는 데는 귀납적 질문이 가장 효과적이다. 여기서 귀납적 질문이란, 부모가 잘못을 저지른 아이에게 누군가가 너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고 지적하며 “다른 사람이 너에게 똑같이 행동하면 어떤 기분이 드니?”라고 물어보는 방식이다. 그런데 귀납적 질문에서는 초점을 누구에게 맞추느냐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의 잘못이 부모나 교사 등 어른에게 미치는 영향을 따진다면 “나는 네 행동에 무척 실망했다”라고 말할 수 있고,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따진다면 “네 행동 때문에 수지가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봤니?”라고 말할 수 있다. 여자아이는 부모와 관련된 귀납적 질문이 피해자와 관련된 귀납적 질문보다 더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여자아이가 공정하게 훈육 받는다고 생각하게 하려면 귀납적 질문을 던지는 데서 그치지 말고, 피해자보다는 부모나 다른 어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따져야 한다. 여자 아이에게 이런 상황은 노력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는 또 다른 예이기 때문이다. 결국 여자 아이에게 공정성이란, 모든 측면에 귀를 기울인 뒤 어떤 측면에서도 불공정하지 않은 결정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남자아이는 과정의 공정성보다는 결과를 더 중요시한다남자 아이들은 여자아이에 비해서 공감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경험에 의한 질문보다는 원칙에 의한 질문이 효과적이다. 아이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영향을 고려하기 보다는, 원칙이나 규정에 맞느냐를 따져서 훈육하는 것을 공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에 아이가 숙제를 해야하는데 하지 않아서 훈육해야 할 경우 "엄마랑 숙제 먼저 하고 텔레비전 보기로 했지? 그런데 너는 약속을 안 지켰어. 앞으로는 해야할 일을 먼저 해야해"라는 식으로 원칙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성별에 따른 육아 지침]

 

첫째, 아이들은 각자의 필기 스타일이 있다.

여자 아이들은 대개 평범하게 필기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남자 아이들은 시각 정보에 민감해서 차트나 마인드맵으로 정리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둘째, 여자 아이에게는 시각 자료를 언어 정보로 연상하게 하자.

부모가 정보를 그래프로 제시하거나 몸소 시연할 때에는, 중계 방송을 하듯이 실황 해설을 하자. 그래야 여자 아이는 그림이나 시각적으로 제시되는 자료를 언어 정보로 연상하기 쉽다.


셋째, 여자아이는 용어를 줄여 말하거나 단축기호를 사용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아이들이 부모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때까지는 용어를 줄여 말하거나 단축기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자아이의 경우 화학 반응식의 좌우 균형을 설명하는 수업에서 화살표가 무슨 뜻인지도 몰라 어리둥절할 수 있다.


넷째, 읽기가 부족한 여자아이의 경우 예습이 필요하다.

여자아이가 모두 읽기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가르칠 경우, 여자아이니까 모두 술술 읽어낼 거라고 가정하지 말자. 읽기를 잘 못 하는 여자아이는 자신의 결점이 남들 앞에서 드러나면 매우 위축될 것이다. 따라서 미리 읽게 하는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도록 하자.


다섯째, 남자아이는 분노폭발 후 이후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예측하는 연습을 하자.

지금 당장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남자아이는 앞으로의 일이나 닥쳐올 비극에 대한 예측능력이 부족하다. 지금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몰고 올지 설명해주고,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다는 표정을 짓더라도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주는 것이 감정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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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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