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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엄마, 고기 잡는 아빠도 선생님

베이비트리 2018. 02. 07
조회수 369 추천수 0
충남교육청 농어민 명예교사 109명 위촉
초·중·고교생에게 텃밭·갯벌 체험 가르쳐
자연·생명 통해 인성·꿈 찾는 기회 되기도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앞줄 오른쪽에서 여섯번째)이 6일 충남 예산의 한 시설에서 농어촌 명예교사들과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학교 텃밭 정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앞줄 오른쪽에서 여섯번째)이 6일 충남 예산의 한 시설에서 농어촌 명예교사들과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학교 텃밭 정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언제 슨상님 소릴 들어보겠어유? 잘 알려줘야쥬.”

6일 손영철(53·충남 태안)씨는 다시 충남도교육청 농어민 명예교사가 됐다. 이원면 바닷가에 사는 그가 매년 팔자에 없는 ‘슨상님’이 된 것은 벌써 3년째다. 충남도교육청이 2016년부터 ‘농어촌체험학습 및 학교 텃밭정원 가꾸기 사업’을 하면서 지역 농어민을 명예교사로 위촉했기 때문이다.

농어촌 명예교사는 텃밭정원사업에 공모한 학교 학생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한다. 농사 담당 명예교사는 학교 텃밭을 가꾸고 작물 재배법을 알려준다. 이미선(50·충남 천안)씨는 “초·중학교에서 텃밭 활동을 가르친다. 관찰 단계에 들어서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쌈 채소, 허브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거나 향초·비누를 만들면 매우 신기해한다”고 전했다. 어업 담당 명예교사는 학교에서 이론을 가르친 뒤 갯벌로 나가 게와 조개 등을 직접 잡는다. 이론 수업은 갯벌 구멍을 보고 게 종류를 판별하는 방법, 어떻게 갯벌을 파야 잡을 수 있는지 등이다. 어민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다.

명예교사들은 충남에는 도농지역, 농어업지역이 많아 학생들이 농·어업에 익숙할 것 같지만 실상은 도시 아이보다도 모른다고 했다. 도시아이들은 시골로 체험을 오는데 시골 부모는 농어업 대물림을 기피하고 박물관 같은 데로 체험을 보내기 때문이다. 양희숙(65·충남 태안)씨는 농촌체험학습장을 운영해온 경험을 살려 고교생을 가르친다. 양씨는 남편과 14년 전 서울에서 귀농했다. 그는 “작물이 관심을 받는 만큼 자란다는 사실을 알면 학생 태도가 달라진다. 돌봐야 하는 대상이 생겼다는 걸 느끼는 거다. 가물 때는 물도 떠다 주고 등하굣길에 줄기도 세워주면서 농사와 미래에 관심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충남 청양 수정초등학교는 텃밭수업을 잘하는 학교로 소문났다. 공모로 부임한 유동훈 교장과 이 학교 농어촌 명예교사인 임광빈(61) 충남 농어촌명예교사회 회장이 의기투합해 흙의 소중함을 아이에게 가르친다. 임 회장은 “식물이 왜 살아있는 생명인지, 논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장마철에는 논이 물을 가둬 작은 댐 구실을 하고 가물 때는 논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다른 나무를 살리고 개천으로 흘러 물고기를 살린다고 설명한다”고 했다. 임 회장은 다음 달 새 학기가 시작되면 지인인 음악치료사와 함께 텃밭 교실에 음악을 틀어줄 작정이다. 이 학교는 3년 전 전교생이 10여명에 그쳐 폐교 대상이었으나 전학생이 늘어 지금은 80여명으로 늘었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이날 충남 덕산의 한 휴양시설에서 열린 ‘2018 충남도 농어민 명예교사 위촉식’에서 “지난해에는 텃밭학교가 230개였으나 올해는 250개로 늘었다. 농업은 매우 중요한 산업, 공감·집단지성·모방을 통한 창조를 모두 배울 수 있어 학교 텃밭을 맡은 명예교사 역할이 중요하다”고 격려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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