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유치원 영어금지’ 철학도 전략도 없는 교육부

베이비트리 2018. 01. 16
조회수 652 추천수 0

[한겨레 사설] 


서울시내 한 영어유치원의 모습. 최근 영어유치원 등 고가의 사교육은 그대로 둔 채 어린이집과 유치원 방과후 특별활동에서 영어를 금지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반발이 거세졌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서울시내 한 영어유치원의 모습. 최근 영어유치원 등 고가의 사교육은 그대로 둔 채 어린이집과 유치원 방과후 특별활동에서 영어를 금지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반발이 거세졌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논란이 거셌던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특별활동에서 ‘영어 금지’ 방침과 관련해, 교육부가 16일 정부 입장을 내놓는다. 올 3월로 예정했던 시행 시기는 유예할 것이라는데, 국가교육회의 논의 과정에서 전면 재검토 가능성도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초 놀이중심 위주로 유아교육을 혁신하겠다는 정책에서 시작된 교육부 방침이 ‘교육 불평등을 확산시키는 방안’으로만 받아들여지게 된 현 상황은 안타깝다. 조기 영어교육이 모국어 능력 획득은 물론 아동의 사고력 발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은 전문가뿐 아니라 우리 사회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바다. 2014년 공교육정상화법 시행에 따라 올 3월부터 초등 1·2학년 방과후학교 영어수업이 금지된 상황이라, 공교육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취지가 좋아도 현실에서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정책은 명분도 실효성도 얻기 어렵다. 특히 “100만원짜리 영어유치원은 두고 3만원짜리 방과후만 금지하냐”는 반발에 교육부는 제대로 답을 못 했다. 이들을 논리로만 비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학부모들이라고 모두 ‘조기 영어교육 신화’에 사로잡혀 있다고 보는 것도 선입견이다. 그나마 교육부가 처음부터 공개적인 여론 수렴을 거치고, 비전과 철학을 갖고 반발과 우려를 설득했더라면 논란을 정면 돌파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달 중순 슬그머니 시도교육청을 통해 어린이집·유치원에 방침을 알렸다. 초등 1·2학년 영어 금지도 3년의 유예를 뒀던 데 비하면 너무 안이하게 사안을 판단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그러고 나서 정치권에서 우려가 커지자 다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최근 법무부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발언처럼, 조율되지 않은 정부 정책은 신뢰를 떨어뜨릴 뿐이다. 특히 교육개혁처럼 국민 관심이 높은 사안에선 부작용을 미리 예측한 뒤 정교한 시행계획을 마련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수다. 지난해 김상곤호 출범 이래 수능 절대평가, 자사고·외고 폐지 등 이런저런 개혁안을 추진했지만, 이룬 것은 별로 없이 피로도만 커졌다는 비판을 교육부는 뼈아프게 느껴야 한다. 국민이 공교육을 향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포지티브’한 정책들을 우선적으로 펴나갈 때, 규제나 금지에 대한 필요성도 설득할 수 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베이비트리
안녕하세요, 베이비트리 운영자입니다. 꾸벅~ 놀이·교육학자 + 소아과 전문의 + 한방소아과 한의사 + 한겨레 기자 + 유쾌발랄 블로거들이 똘똥 뭉친 베이비트리,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혼자서 꼭꼭 싸놓지 마세요. 괜찮은 육아정보도 좋고, 남편과의 갈등도 좋아요. 베이비트리 가족들에게 풀어놓으세요. ^^
이메일 : hanispecial@hani.co.kr       트위터 : ibabytree       페이스북 : babytree      
홈페이지 : http://babytree.hani.co.kr

최신글




  • 잘 싸우거나 잘 놀거나, 부부 행복 비결은 대화잘 싸우거나 잘 놀거나, 부부 행복 비결은 대화

    양선아 | 2018. 05. 23

     5월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담은 이날, 행복하고 건강한 부부 관계를 맺고 있는지 돌아본 부부는 몇 쌍이나 될까? 부부의 날을 계기로 ‘베이비트리’는 ‘잘 싸워서 평등한’ 김은덕(37살)·백종민(38살) 부부와 ‘잘...

  • 천근만근 임신 초기, 찜질방은 위험천만천근만근 임신 초기, 찜질방은 위험천만

    베이비트리 | 2018. 05. 18

    김양중의 건강이야기 임신의 오해와 진실고열 노출땐 태아 신경발달에 영향3개월까진 뜨거운 목욕·핫팩 피해야임신중엔 치주염 등 치과질환 늘어제때 치료 안하면 전신염증 악화돼임신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여전히 많다. 임신부의 ...

  • 9월치 아동수당, 6월20일부터 신청하세요9월치 아동수당, 6월20일부터 신청하세요

    베이비트리 | 2018. 05. 15

    5살 아동 둔 189만 가구에 지급9월말까지 신청해야 9월치 수급“수급 자격 헷갈리면 일단 신청”오는 9월부터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만 5살 이하 아동 약 240만명에게 매달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 신청이 6월20일부터 시작된다. 0~5살 자녀가...

  • 말귀를 알아듣는 책과 디지털 독서

    베이비트리 | 2018. 05. 14

    아이들이 디지털에 빠져서 책을 읽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책은 오랫동안 인간의 지식과 지혜의 결정체였고, 독서는 지적 훈련의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책을 대신할 수 있을까? 그 답은 ...

  • 40대 직장맘인데, 딸아이가 “엄만 스마트폰만 좋아해”라고 해요40대 직장맘인데, 딸아이가 “엄만 스마트폰만 좋아해”라고 해요

    베이비트리 | 2018. 05. 14

    스마트 상담실내면 찾는 중년기의 무력감 원인 살펴야Q. 고등학생 딸의 40대 직장인 엄마입니다. 딸이 평소 할 일을 알아서 하고 성적도 좋아 잘 지낸다고 생각했습니다. 담임선생님 면담을 하고서야 딸이 친구관계가 좋지 않고 수업시간에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