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일상을 넘어서는 ‘삶의 색깔’을 만나보자

베이비트리 2018. 01. 12
조회수 643 추천수 0
바닷가 탄광마을·시골 농장의 하루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
알록달록한 농장의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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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탄광 마을/조앤 슈워츠 글,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영선 옮김/국민서관·1만2000원
잘 자요, 농장/유지니 도일 글, 베카 스태틀랜더 그림, 신소희 옮김/북스토리아이·1만2000원

매일 집과 직장을 맴도는 어른들과, 집과 유치원·어린이집을 오가는 아이들에게 동선의 경계를 넘어서는 ‘삶의 크기’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삶의 색깔’ 역시 무채색의 건물을 벗어나기 어렵다.

그림책 <바닷가 탄광 마을>과 <잘 자요, 농장>(모두 4~7살)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자신의 일상 바깥에 존재하는 삶과 만나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무채색으로 채워진 삶에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와, 알록달록한 농장의 풍경을 그려볼 수도 있다.

국민서관 제공.
국민서관 제공.

<바닷가 탄광 마을>은 햇살에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의 물비늘과 광부들이 일하는 컴컴한 탄광을 대비시켜 책장을 덮은 뒤에도 머릿속에 인상적인 잔상을 남긴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북동쪽에 있는 섬 케이프브레턴에서 태어난 글쓴이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듯 한 소년이 아침부터 잠드는 시간까지 바닷가 탄광 마을의 하루를 담담히 묘사한다. 소년은 바다를 바라보며 친구와 놀이터에서 놀고, 엄마의 심부름을 하는 매 순간 “그리고 바다 저 아래 깊은 곳에서 아빠는 석탄을 캐고 있어요”라고 되뇐다. 눈부신 햇살부터 깜깜한 밤바다까지 빛의 이동을 따라가는 그림은 소년의 독백과 어우러지며 때로는 평화롭게, 때로는 애잔하고 쓸쓸하게 바닷가 마을의 풍경을 그린다. 아빠와 엄마의 품에 안겨 하루를 마감하는 소년이 “그리고 컴컴한 땅굴을 생각해요. 언젠가는 내 차례가 올 거예요. 나는 광부의 아들이니까요. 우리 마을에서는 다들 그렇게 하니까요”라고 자신의 미래를 받아들이는 장면에선 소년의 등을 토닥이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야기의 배경인 1950년대에도 고등학생 또래의 소년들은 전통에 따라 아버지와 할아버지처럼 광부가 되는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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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탄광 마을>과 달리 <잘 자요, 농장>은 원색과 파스텔톤이 알록달록 뒤섞인 농장 풍경이 두드러지는 책이다. ‘겨울잠’을 준비하는 (미국 시골의) 농장은 딸기밭 위에 짚을 흔들어 뿌리고, 말린 건초더미를 쌓아두고, 땔나무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실제로 농장에서 살면서 작물을 가꾸는 글쓴이는 평화로운 겨울 농장의 풍경을 실감 나게 그린다. “잘 자라, 딸기밭아”, “잘 자라, 들판아. 평화롭고 고요하게”, “잘 자라, 비닐하우스야. 온몸이 든든하게 감싸인 채로”라고 생명과 생명이 아닌 모든 주체에게 말을 건네는 대목에선 글과 그림을 그린 이들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북스토리아이 제공.
북스토리아이 제공.

‘보스턴 글로브 혼북 아너상 수상작’, ‘뉴욕 타임스 & 뉴욕 공립 도서관 선정 최고의 그림책’(<바닷가 탄광 마을>), ‘미국 국회의사당 선정도서’, ‘미국 농민협회 올해의 책’(<잘 자요, 농장>) 등 두 책 모두 현지에서 주목을 받은 책이기도 하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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