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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출산파업 진짜 문제는 저출산 아닌 국민 삶의 질”

베이비트리 2017.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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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위 첫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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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위원회) 첫 간담회는 심각한 저출산 현실을 공유하면서, 현재의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드는 인구 위기로 치닫는 것을 어떻게든 차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는 자리였다. 문 대통령과 위원회는 특히 역대 정부가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추진하며 20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은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고, 이제는 여성들이 일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여성의 삶에 집중하는 정책적 패러다임 전환이 절박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실제 문 대통령과 위원들은 한목소리로 저출산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이를 해결할 해법으로 ‘여성의 일·생활 균형’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출생자 수가 36만명에 그치고,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1.06명 또는 1.07명이 될 것이라는 최신 통계를 처음 공개하면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대로 가면 2031년이면 총인구가 줄고,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인구 위기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기존 생각과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해오던 대로 하면 저출산·고령화에 방법이 없다”며 발상의 대전환을 주문하며 “여성들이 일을 계속하면서 자신의 삶, 가치를 지켜가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게 저출산 근본대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기존의 ‘출산 장려’ 위주의 국가주도 정책에서 개인, 특히 여성의 삶과 선택을 존중하는 사람중심 정책으로 바꿔야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게 부담이 아닌 사회가 되고, 저출산 위기가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위원들도 “여성이 출산파업에 처해 있는데 진짜 문제는 저출산이 아닌 국민 삶의 질에 관한 문제”라며 “출산과 자녀 양육을 인권으로 존중하고 여성의 미래 기대를 높일 수 있는 패러다임 전환”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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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담회를 주재하기에 앞서 위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위원회는 이날 ‘미래 희망이 있는 행복한 국민―사람이 먼저다, 아이가 미래다’를 비전으로 삼아 △일·생활 균형 △안정되고 평등한 여성 일자리 △고용·주거·교육 3대 구조 개혁 △모든 아동과 가족 지원 등 4대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출산율 저하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두지 않고, 부모가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동시간을 줄이고 아빠가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해 ‘독박 육아’를 줄일 대책 등을 앞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위원회 쪽은 밝혔다.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여러 위원회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저출산과 고령사회 대응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구실을 하도록 위상을 강화하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제6기 위원회는 위원회 산하에 사무처를 따로 꾸렸고, 민간위원을 10명에서 17명으로 늘리고, 여성위원 비율도 22%에서 47%로 확대했다.

이날 첫 간담회를 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내년 1/4분기에 ‘저출산 대응 로드맵’을 내놓기로 했다. 또 내년 3/4분기에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년)을 전면 재구조화하겠다고 밝혔다. 은수미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저출산은 하나의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는 아픈 증상”이라며 “출산율과 출생아 수 자체를 당면한 목표로 제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들, 특히 여성과 청년의 삶이 바뀌는 사람중심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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