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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 ‘선별’의 덫…90% 기준 혼란, 행정비용도 부담

베이비트리 2017. 12. 06
조회수 260 추천수 0
여야, 하루 만에 합의문구 수정
‘2인 가구 기준 소득하위 90%’를
‘2인 이상 가구~’로 바로잡아

제외되는 가구수 더 많을수도
대상 늘리려 ‘2인 이상’ 기준삼아
아동 있는 가구가 소득 많은편
여당 의도와 달리 지급대상 줄수도

불필요한 논란과 행정비용
해마다 기준액 새로 산출해야
3살때 받다 4살때 못받는 경우 등
소득변화 따라 민원제기 가능성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본사 직장어린이집의 모습.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본사 직장어린이집의 모습. 아모레퍼시픽 제공

애초 만 5살 이하 모든 아동이 지급 대상이던 아동수당을 여야가 ‘소득 하위 90%’한테만 주는 방식으로 합의하면서 여러 혼선이 일고 있다. 특히 소득 하위 90%라는 소득·재산 인정 기준조차 별도로 없어 ‘보편주의’를 포기한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오전 여야는 3당 원내대표 명의 예산안 합의문의 일부 문구를 수정했다. 애초 여야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2인 가구 기준 소득수준 90% 이하의 만 0~5살 아동’으로 발표했는데, ‘기준’을 ‘이상’으로 바꿔 ‘2인 이상 가구~’로 고쳤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은 원래 합의를 ‘2인 이상’으로 했는데 합의문 작성 과정에서 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지급 대상을 줄이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모든 가구’가 아니라 ‘2인 이상’으로 합의한 이유에 대해 여당 관계자는 “‘2인 이상’으로 하면 독거노인 등 사실상 소득수준이 매우 낮은 1인 가구를 제외한 모든 가구를 의미하게 돼 소득 90% 이하의 범위를 더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인 이상’이라는 기준이 등장하면서 여당 의도와 달리 지급 대상 가구 수가 더 줄어든다는 반론도 나온다. 아동이 속한 가구가 대체로 소득이 많다는 점 때문이다.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은 “2015년 빈곤통계연보의 상대빈곤율을 보면 전체 가구가 13.3%인데 아동이 있는 가구는 7.7%에 불과하다. 아동이 있는 가구의 빈곤율이 전체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기대와 달리 수당 지급 대상에서 빠지는 가구가 10%보다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준액 산출도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인 가구를 제외한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과 재산을 반영한 소득인정액 통계 수치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해마다 연구용역을 통해 기준액을 새로 산출해야 한다”고 했다. 아동이 있는 젊은 가구는 경력단절이나 재취업 등으로 소득 변동이 심해 이를 일일이 파악하는 작업이 만만찮다. 게다가 선별이다 보니, 아동이 있는 가구가 직접 수당을 신청해야 하는데 증빙의 번거로움으로 신청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해마다 대상에 새로 포함되거나 제외되는 이들이 제기하는 민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보편 복지를 포기한 대가로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과 행정비용의 문제를 낳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원장은 “90%란 기준 때문에 이걸 가려내는 행정비용이 문제가 된다. 기초연금을 받는 소득 하위 70%의 노인들은 대체로 생애 경제활동이 다 끝난 터라 소득변화가 크지 않지만, 아동이 있는 가구는 소득 기준 89%나 91%인 가구가 계속 왔다갔다할 수 있다. 3살 때 받다가 4살 때 못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런 민원 제기까지 생각하면 절감액보다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도 “아동수당은 도입과 함께 바로 보편주의 원칙이 무너졌다. 앞으로도 대상자를 80%, 70%로 줄이는 등 지속적으로 훼손 시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야당 말대로 재정이 부담이라면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물리거나 도입 이후 확대 과정에서 차등 지원을 논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용 송호진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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