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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휴직 강제화하면 어떨까요?”

베이비트리 2017. 11. 30
조회수 1866 추천수 0

29일 저출산·고령사회위, 30~40대 부모 의견 청취 

00504237_20171129.JPG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9일 서울 예술의 전당 푸치니홀에서 출산, 육아의 걸림돌과 디딤돌 정책이 무엇인지 국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타운홀미팅을 열었다. 아이를 업은 한 여성이 이 미팅에 참석해 조별 토론을 마치고 앞으로 나와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남녀 구분하지 말고 육아휴직을 갈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남성들의 경우 오히려 저는 강제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성들이 직접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몰랐거든요.”


4명의 아이를 키운다는 오택기(42·경기도 안산시)씨의 말에 모두 ‘와~’ 하는 감탄사를 내뱉는가 하면 참가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남성이 강제적으로 육아휴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남성의 목소리로 직접 듣자, 많은 여성은 놀라기도 하고 일부 여성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29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푸치니 홀에서 '당신을 들려주세요'라는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30~40대 부모들의 출산·육아에 대한 어려움이 무엇인지 당사자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반영한다는 취지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100여명에 가까운 부모들이 참석했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참석해 부모들의 생생한 의견을 직접 청취하기도 했다.

00504239_20171129.JPG »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이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30~40대 부모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참가자들은 10여명 정도로 조를 짜서 임신·출산·육아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또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할지 의견을 나눴다. 의견을 나눈 뒤 조별 대표가 나와 ‘3분 스피치’ 형식으로 각 조에서 나눈 이야기를 공유했다.


각 조에서는 다자녀 가구에 대한 혜택 강화, 아빠들의 육아 참여 활성화 방안, 노동 시간 감축과 일과 가정 양립 문화 가능한 분위기 조성, 기존 제도 적극적인 홍보 및 활성화, 영세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들을 위한 지원 강화, 보육교사 처우 개선, 유모차 통행 보장권 캠페인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안들이 나왔다. 이날 나온 의견들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다자녀 가구에게 혜택을 늘려주세요. 이미 잡은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정부도 다자녀 가구에는 혜택을 주는 게 많지 않습니다. 병원비, 교육비, 양육비, 조리원비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혜택을 주더라도 소득 따지고 그러지 말고 소득 상관없이 지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육아휴직 제도요? 자영업자나 영세 사업장 근로자들에게는 ‘그거 먹는 건가?’라는 말이 나옵니다. 자영업자들이나 영세 사업장 근로자들을 위한 지원 정책이 더 필요합니다. 또 아이를 키우는 당사자 엄마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1대, 22대 국회에서 여성들 비율 너무 낮습니다. 엄마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직접 정책 제안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나치게 긴 노동 시간이 문제입니다. 내가 나가서 일하면서 들어가는 비용과 내가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의 손익 계산을 해보면 이득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일을 그만둡니다. 궁극적으로 일과 육아의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근무시간을 단축하되 그 차액분을 정부가 보조해주면 어떨까요? 정부 정책이 보다 섬세하게 설계돼야 합니다.”


“부부가 함께 일하고 육아를 할 수 있는 근로 여건을 만들어주세요. 야근수당, 휴일수당 필요 없습니다. 제발 근로 시간을 줄여주세요. ”


“경력단절과 육아휴직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합니다. 아이를 키우고 싶다면 키우고, 다시 일하고 싶을 때 하고 싶었으면 좋겠습니다. 경력 단절된 여성들이 다시 일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해요.”


“보육교사 처우 개선이 필요합니다. 일하는 엄마들이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종일반을 확대해주세요. 그럴 경우 야간 교사를 확충해 보육교사의 환경을 개선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보육교사분들은 아예 2교대 이야기도 하십니다. 시간제 보육도 확대해주시고, 아이들 방학 때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긴급 보육도 가능했으면 좋겠어요. 영세 사업장은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하기 어려우니 그런 영세 사업장들이 모여 ‘직장 어린이집’을 만들면 어떨까요?”

00504236_20171129.JPG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나의 바람’을 적은 종이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공.


“육아휴직 연령 및 기간을 제한 두지 말고 원할 때 쓸 수 있도록 개선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춘기 시절에도 필요한 경우가 있거든요. 비정규직 및 프리랜서 육아휴직 지원 절실합니다. 아빠 휴직 적극화될 수 있도록 보조인력 지원을 해주세요. 국가 제도가 무엇이 있는지 몰라서 이용 못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주세요.“


“출산 전에 아빠들이 의무적으로 부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요? 현재 정부가 하는 간호사 방문제도도 활성화하고 전문화했으면 좋겠습니다. 품앗이 육아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서 활용 못 하는 경우도 많아요. 더 널리 알려서 잘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빠들이 정기적으로 의무적 월차를 쓸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요?”


“유모차 통행 보장권 캠페인을 벌여봅시다. 미디어를 활용해 실제로 유모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지 널리 알려서 개선해야 합니다.”


“야간 근로하거나 야간에 자영업 하는 분들은 정책의 사각지대입니다. 이분들을 위한 대책도 세워주세요.”


“집값이 너무 비싸고 결혼할 엄두가 안 나 결혼을 못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청년들이 결혼이 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주세요.”


“주 40시간 노동 시간만 철저하게 지켜도 낫습니다. 탄력근무 활성화하고, 단축 근무 시 인사고과 등에서 손해 보지 않도록 해주세요.”


“아예 정부가 육아 도우미를 육성해 파견을 해보면 어떨까요? 아이돌보미 사업을 활성화하고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돌보미를 쓰고 싶어도 대기시간이 길고 제때 서비스를 받을 수 없습니다. 대기시간 줄이고, 아이 수나 나이, 소득과 관계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자녀 가구일 경우 인원수 늘수록 할인율을 적용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00504235_20171129.JPG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참가자가 발표를 하고 있다. 양선아 기자

“초등학교 1~2학년 너무 일찍 끝납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오후 3~5시까지 있는데 초등학교만 가면 낮 12시에 끝납니다.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 교실 선생님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보수도 너무 적어요. 이 부분 개선이 필요합니다. 방과후 학교 선생님의 요건을 강화하고 질적 수준을 올렸으면 좋겠어요. 인기 있는 방과후 학교 과목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좀 더 종목을 늘려 원하는 만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1시간 여 동안 토론과 발표 시간을 가진 참가자들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참가자 이경원(43·서울 마포구) 씨는 “각자 임신·출산·육아 과정에서 겪은 고충을 얘기하고 여러 생각을 나누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데, 생각보다 토론 시간이 짧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앞으로 국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반영하기 위한 이런 자리가 더 자주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모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은 “부모들의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에 놀랐고, 너무 좋은 의견과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며 “오늘 나온 의견들을 참조하고 계속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해, 12월 중 큰 틀에서 저출산 관련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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