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독서모임에서 책을 추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 멋모르고 추천해서 연달아 “좋은 책 추천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신이 나서 계속 했는데
한번 혹평을 듣고 나니 조심스러워졌다. 구성원 모두의 호평을 받는 책은 1년에 2~3권 될까? 나머지는
호평과 혹평이 갈리거나 최악의 경우는 혹평을 감내해야 한다. 한번 혹평을 듣고 나서야(물론 책 추천자가 아닌 저자를 향한 것이었지만) 도서 추천에 신중해졌고
그제서야 왜 다른 사람들이 책 추천을 주저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른책] 분리된 세계 저쪽,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서이슬>을 보고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김원영, 푸른숲> 이 책이 궁금하여 읽어 봐야지 했는데, 보다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한다는 댓글에 ‘자신이 읽지 않은 책은
추천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깨고 과감하게 추천했다. 믿고
보는 추천도서였다고나 할까?
그렇게
독서모임에 추천을 하고 프롤로그를 읽는데, ‘섹시함’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한다며 ‘야한 장애인’을 운운하는데 아찔했다. 아 이거 장애인의 성생활 이야기인가? 추천 글에서는 못 느꼈는데, 독서모임 사람들이 읽으면서 어떻게 생각할까? 심히 걱정되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스포일러 같지만 그런 내용은 없었고 이에 독서모임에서는 장애인의 성적 욕구에 대해서도 보다
과감하게 표현하기를 바랬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영화 <언브레이커블, Unbreakable , 2000,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에서 ‘엘리야 프라이스(사무엘 L. 잭슨)’는
태어나면서 골절상을 입는데, 나는 운이 나쁘고 뼈가 좀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주인공와 동일한 ‘골형성부전증’이다.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아 골절상을 입은 것을 시작으로 열다섯
살까지 병원과 집에서만 생활했다.
덤덤하게
써 내려간 저자의 글은 죽음조차 덤덤하다. 그래서 이 책은 잘 읽히지만 빠른 속도로 읽어 버리기에는
미안하다. 저자가 견뎌낸 시간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자 최대한 천천히 읽으려 했다.
내 주변에
장애인이 안 보였던 것은 장애인이 없어지거나 줄어서가 아니라 대부분 시설에 격리되어 있기 때문이었고,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기 시작한 것도 리프트 이동 시 사망자가 생긴 후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투쟁의 결과였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난 그런 보도를 정말 보지 못했을까? 그냥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까?
학생에게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이에 의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학생이 휠체어를 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학교가 휠체어를 운운하며 학생에게 입학원서 조차 내 주지 않다니… 참
믿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주변의 장애인들이 얼마나 믿기 어려운 현실을 살고 있는지, 당연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게 쟁취하는지를 조금이라도 알게 되기를 바란다.
강모씨.
서울대학교 로스쿨에 다니는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으로 평가받는 저자 김원영은 그러한 칭호를 완강히 거부한다. 한국사회에서는 그 어떤 성취도 자신이 가진 신체적 장애를 무시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장애인을 무성적 존재로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에 대해, 장애인들도 뜨거운 욕망을 지닌 사람이라고 외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린 장애인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상렬 : ★★★★(3.9)
2010년에 쓰여진 책속에서 2017년의 현실과의 단절보다는 연결 지점이 보인다. 특수인학교를 둘러싼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가 "전시되는 사람들과 구경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현실이다.
장애는 신체적 손상이기보다는 사회적 장애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우리도 언젠가 장애를 겪게 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시혜나 배제가 아닌 함께 비를 맞는 연대란 무엇인가?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성주 : ★★★★☆(4.3)
장애를 가진 한 사람의 지극히 솔직한 자기이야기. 글을 통해 약자일 수 밖에 없는 장애인 뿐만 아닌, 가난한 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연대의 필요성을 증언하는 좋은 글.
순영 : ★★★★(4.2)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책.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원기 : ★★★☆(3.7)
장애로 인해 구분 지어지고 차별받는 사람들도 똑같은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 단지 동정어린 마음만 가지고는 "차별"을 몰아낼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다. 장애를 마주하는 관점을 전환시켜주는 좋은 책이다.
형석 : ★★★★(4.0)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달빛만 들어오던 시골집 장애 소년의 도전과 긍정적 선택과 노력, 새로운 배움에 대한 열정, 장애를 스스로의 정체성으로 침착시키기 까지의 과정을 휠체어에서 바라보는 세계관을 통해 정상이라 치부하는 모든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아직 젊은 저자의 자전 에세이.
시혜와 동정이 아닌 공감이 공유되는 정책을 통해 장애로 인한 차별이 치유되고 실천적 대안이 무엇보다 필요한 현재를 뒤돌아보게되는 작품.
가족이 함께 읽어볼것을 권해본다.
혜진 : ★★★★(3.8)
우리 사회에서 '정상'의 범주는 너무 좁고, 모두가 남들 못지않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간다. 다름이 열등함이 되는 이 사회에서, 장애라는 불편한 다름을 가진 사람들이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 해야하는지 알게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