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코는.

조회수 198 추천수 0 2017.09.12 11: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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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휴가는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배경이 되었던
'스와'라는 이름의 호수로 다녀왔어요.

날씨가 흐려 맑게 보이진 않지만
전망이 너무 좋아 눈이 다 시원해 지더군요.
언덕 위에 한참을 앉아 경치 구경을 하는데
초등3 아들 혼자 너무 흥분해서 온 사방을 뛰어다녔습니다.

그래, 가만 앉아있는 우리 셋보다
네가 훨씬 감성이 살아있구나.
맘껏 몸으로 표현하렴.
그런 생각이 그치기도 전에
비명소리..
얼른 아래를 내려다보니
커다란 돌계단에 코를 박고 넘어진 아들..

코피의 질감과 양이 심상치 않아
얼른 차를 몰아 근처 병원을 폭풍검색..
의사는 코뼈 골절이 의심된다며 큰 병원에서 검사를 권유..

이런 난리를 치르며 마친 여름휴가.
상처는 끔찍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나았지만
우리 가족에겐
<너의 이름은.>이 아니라
<너의 코는.>이 되어버린
추억의 사진 한 장입니다.

아들 가진 엄마에게
가슴 졸이지 않고 살아도 될 날이
오긴 올까요..
시합을 막 끝낸 복싱 선수의 얼굴같았던
그때의 아들 모습만 떠올리면
몸 속에
사리가 생기다 못해
이젠 피부를 뚫고 나올 지경입니다요.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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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배낭여행 중에 일본인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 현재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도쿄 근교의 작은 주택에서 살고 있다. 서둘러 완성하는 삶보다 천천히, 제대로 즐기는 아날로그적인 삶과 육아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는 ‘어린이식당 운동’활동가로 일하며, 계간 <창비어린이>에 일본통신원으로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아날로그로 꽃피운 슬로육아>가 있다.
이메일 : lindgren70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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