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1.jpg » 얼마전 있었던 아들의 생일. 함께 축하 노래를 부르고 케이크 불을 껐다.   

  

"엄마, 엄마 기자 계속 해야하지?”

? 갑자기 그건 왜? 그런 건 왜 물어?”

엄마~내가 3학년이 될 때까지 잠깐만 쉬면 안 돼? 다른 애들은 학교 끝나면 엄마가 다 나와 있는데, 나만 집에 혼자 와야 하고. 난 그런 게 싫어.”

 

순간 머리가 멍 했다.

, 올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워킹맘들이 듣는다는 그 말,

그래서 아이의 그 말에 엄마들의 마음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직장을 그만두게 만든다는 그 말.

아이가 그 말을 꺼낸 것이다.

 

민규야, 우리 집은 학교 바로 앞이잖아. 민규가 편하게 바로 집으로 오라고 학교 앞으로 이사까지 왔어. 집이 학교에서 먼 아이들은 위험하니까 엄마가 나오는 것일거야. 우리 아파트 사는 아이들은 너처럼 다들 혼자 올걸, 아마?”

아니야, 엄마. **이는 우리 아파트에 살아도 엄마가 항상 나와 있어. 나만 엄마가 없어. 엄마, 그냥 회사 잠깐 쉬면 안돼? 3학년까지만~제발~ 나 집에 혼자 오는 거 싫단 말이야. 엘리베이터도 무섭고.”

 

아들은 눈물을 줄줄 흘렸다. 

해맑게 웃고 떠들던 아이가 잠자기 직전 돌변하더니 그 이야기를 했다.

아이의 눈에서 장대비가 쏟아졌다.

동생의 이야기에 옆에 있던 딸이 맞장구를 쳤다.

 

아이고, 우리 민규~ 엄마가 학교 앞에 없어서 그렇게 싫었어? 맞아, 엄마. 나는 지금은 괜찮은데, 나도 싫을 때가 있어. 특히 비오는 날! 비오는 날 다른 엄마들은 우산 들고 학교 앞에서 저기 길가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나는 아무도 안 기다려. 그런 날은 정말 기분이 안좋아. 비맞고 집에 오는 것도 싫고.”

 

딸의 이야기를 듣자, 어디에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마도 일하는 엄마를 두었던 한 성인의 이야기였고, 워킹맘 엄마의 빈 자리때문에 상처받은 내면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자리였던 것 같다. 누구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대목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때 말한 사람은 학교 앞에서 엄마가 기다리지 않았던 점, 특히 비오는 날 아무도 우산을 들고 나오지 않아 비를 맞고 집에 가야했던 점을 아주 슬프게 기억하고 그것 때문에 어린 아이였을 때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얘기했다.

 

딸은 그 이야기를 하며 울지는 않았다. 감정이 풍부해서 1학년 때 많이 울었던 아이다. 어느새 3학년이 되니 마음이 단단해졌는지 우는 횟수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도 비가 오는 날 누군가가 우산을 들고 자신을 기다려줬으면 하고 솔직하게 감정을 전달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 속에서 많은 말들이 쏟아졌지만, 그 말들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무엇인가 턱 내 입을 막아버린 것처럼.

 

쉼 없이 눈물을 흘리는 아이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고, 준비해 둔 말이 없었다. 내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학교에서 거리가 먼 아파트에서 학교 코 앞 아파트로 이사를 와서 아이에게 하교 뒤 집까지 오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라고 혼자 맘대로 생각했다. 아들은 평소 씩씩한 편이다. 초등학교 입학해서 학교 생활도 무난하게 하고, 감정의 기복도 심하지 않은 편이다. 그랬기에 나는 아들 걱정을 그다지 하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는 아이가 안쓰럽고, 아이의 마음이 어떤 마음일지 상상이 됐다. 나도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 말없이 나도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여기서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그냥 아이의 그런 마음을 보듬어주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아이는 엄마가 눈물을 흘리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얼굴을 보더니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는 아이가 고마워 청승맞게 또 눈물을 줄줄 흘렸다.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

 

눈물을 흘리면서 아이의 입장이 돼봤다. 이런 글이 마음에 써졌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 엄마들은 학교 정문 앞에서 친구들을 기다린다. 신나게 엄마를 향해 달려나가는 그 친구들이 나는 부럽다. 나도 환하게 웃으면서 학교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우리 엄마를 보고 싶다. 우리 엄마는 기자다. 며칠 전에 엄마에게 엄마는 꿈이 뭐야? 엄마는 왜 기자가 됐어?”라고 물었다. 엄마는 그때 내게 엄마의 꿈은 더 좋은 기사를 쓰는거야. 그리고 민지 민규랑 여행을 자주 다니는거야. 엄마는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어. 그리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했어. 글도 쓰고 사람도 만나는 직업이 뭘까 하고 생각했더니 기자더라고. 그래서 엄마는 기자가 됐고, 지금도 기자라는 직업이 좋아. 물론 민지 민규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엄마는 기자라는 직업이 좋아. 그리고 민지 민규 방과후학교도 보내고 민규가 좋아하는 로봇도 사고 맛있는 것도 먹으려면 돈을 벌어야 하잖아. 엄마는 기자라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 그리고 그 돈을 민지 민규에게 필요한 것에도 쓰지. 엄마는 돈 더 벌어서 민지 민규랑 여행도 더 자주 가고 싶어. 너희들이 좀 더 크면 해외 여행도 가고 싶고.”라고 대답했다.

엄마가 그렇게까지 말하니 그날은 나도 회사 그만두라는 얘기를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렇구나라고 생각할 수 밖에. 그런데 오늘 밤엔 엄마랑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나도 모르게 내 마음 속에 있는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나도 엄마가 학교 앞에서 기다려줬으면 좋겠어라고.

사실 몇 주전에 아파트에서 엘레비이터가 고장나서 119가 오는 것을 본 뒤부터 뭔가 내 마음 속에서 꼬물꼬물 뭔가가 올라왔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날까봐 항상 누나나 엄마, 아빠랑 엘리베이터를 탄다. 어쩔 땐 그냥 계단으로 다니기도 한다. 엘리베이터 공포증에 화장실 공포증까지 요즘은 생겼다. 애니메이션 <신비의 아파트>를 다시 보고나서부터다. 거기서 아파트에 사는 다양한 귀신들이 나오는데, 왠지 우리 아파트에도 그런 귀신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화장실 공포증이 생겼다고 하니까 엄마가 그런 만화 보지 말라고 했지만, 이상하게 나는 그 만화가 재밌다. 귀신 이야기도 재밌고, 약간 무서운 이야기도 재밌다. 오늘은 학교에서 소음 때문에 이웃 간 분쟁 이야기를 들었다. 층간 소음 때문에 아파트 사람들끼리 서로 죽이기까지 한 사건도 있었고,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아파트 외벽 작업자의 밧줄을 끊어 살해한 사람도 있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어떤 누나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을 죽였다는 뉴스도 봤다. 정말 세상은 너무 무섭다.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마구 죽일 수 있을까? 나도 누가 죽이려고 하는 것 아닌지 무섭다.

내가 엄마한테 꿈이 뭐냐?”고 물은 날, 엄마는 나한테 민규는 꿈이 뭐야?”라고 물었다. 아직 나는 꿈이 확실하지 않다. 요리사도 되고 싶을 때도 있고, 로봇 과학자가 되고 싶을 때도 있고, 아무 것도 되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데 이날은 엄마한테 경찰이 되고 싶어. 위험한 사람들을 물리칠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나는 어떤 사람도 물리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아빠는 내가 울면서 엄마가 나를 기다려줬으면 한다고 말하니까 나보다 더 못한 환경에 있는 사람도 많다고 하면서 뭐라고 했다. 엄마가 기다리는 친구들만 봐서 그렇다고. 집이 학교에서 멀어도 혼자 걸어다니는 친구도 있고, 학원으로 바로 가는 친구들도 있는데 왜 그런 친구들만 보냐고. 이제까지는 이모도 있었고, 아빠도 있지 않냐고.

아빠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내 눈에는 그런 친구들만 보이는데 어쩌란 말인가. 나는 솔직하게 엄마한테 내 생각을 말했을 뿐이다. 그리고 울고 싶었다. 펑펑. 엄마한테 안겨서. 그리고 다시 유치원때로 돌아가고 싶다.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유치원 버스 타고 가고 유치원 버스 타고 내리고 하던 그때로. 이모가 나를 기다렸던 그 때로 말이다. 그래서 나는 엄마한테 유치원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엄마는 그냥 나를 꽉 안아주었다.


 

이런 글들이 마음에 써졌다.

나는 너무 울어서 꽉 막힌 코를 풀면서 민규에게 이렇게 말했다.

 

sun2.jpg » 학교 반 모임에서 생일 파티를 열었다. 아들의 해맑은 미소.

 

엄마가 민규 마음 알아. 엄마도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아. 엄마도 어렸을 때 똑같은 경험했거든. 엄마도 엄마가 없어서 슬펐던 적이 있어. 외롭고 무섭고. 그래서 민규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아니까 눈물이 나오네. 우리 민규가 슬퍼하니까 엄마도 슬프네. 민규야, 엄마가 회사 그만두거나 쉰다는 말은 못해. 그런데 이건 분명해. 학교 앞에 서있지 않아도 엄마 마음은 항상 민규 옆에 있어. 진짜로. 민규를 지키고 있어. 그것만은 알아줘.”

 

아이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맑고 투명한 눈물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를 와락 힘있게 껴안았다. 작은 손에 얼마나 힘이 들어갔는지 이산가족이 상봉할 때의 느낌이었다. 민규와 나는 가슴과 가슴을 맞닿았고 하나가 되었다.

 

민규야, 그리고 엄마가 돈을 버는 것은 엄마만을 위해서 하는 것은 아냐. 엄마는 엄마가 일하는 것도 민지 민규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알지?”

 

아이들이 엄마의 마음이 어떤지 알까? 무슨 신파 드라마도 아니고 펑펑 우는 내가 약간은 어색했지만 그 순간 나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변명하고 싶지도 않고, 이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하고 싶지도 않고, 너희들이 호강하고 있어서 이런 일로 불평한다고 아이들 감정을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하고나니 가슴 한 켠이 후련해졌다. 아이들 마음도 후련해졌을까? 그것은 모를 일이다.

 

민규야, 힘들면 언제든 엄마한테 말해. 엄마가 꼭 안아줄게. 어서 자. 너무 늦었다. 푹 자. ”

 

아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니 아이는 금세 잠들었다. 나도 아이를 다시 한 번 안아주었다. 잠든 아이의 모습을 보며, 안쓰러운 일이지만 이 시기를 잘 견뎌내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어쩌면 이렇게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엄마에게 전달해주는 일이 참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외롭고 무섭고 엄마가 보고싶은 감정. 그런 감정을 아이가 있는 그대로 엄마에게 내보였다는 점은 그만큼 아이가 엄마와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무서운 것은 아이가 그런 감정을 표현하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그런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아이가 어떤 부정적 감정을 드러냈을 때 그것을 부정하거나 회피하거나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부모에게 드러내도 안전하며 묵묵하게 아이 옆에 서 있으며 지켜봐주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회사 그만 두면 안돼?"라고 묻는 아이에게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요?

 

jung.jpg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께서 답변해주셨습니다.

정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발달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내 아이를 망치는 위험한 칭찬> <아이를 크게 키우는 말 VS 아프게 하는 말><아이를 키우는 행복한 잔소리><아들에게 소리치는 엄마, 딸에게 쩔쩔매는 아빠><장난감 육아의 비밀><엄마의 야무진 첫한마디>(공저) <고마워, 내 아이가 되어줘서>(공저) 등이 있습니다. 그 밖에 EBS 교육프로그램 ‘생방송 부모’, ‘마더쇼크’, ‘퍼펙트 베이비’ 등에 출연해 자녀교육에 고민이 많은 부모들의 멘토가 되어주었고, 베이비트리 부모 특강 강연자로도 나선바 있습니다.
 

1. 위기 상황인지, 일반적인 상황인지 파악하세요.
 

아이가 엄마에게 회사를 그만 두면 좋겠다고 말하는 상황은 정말 위기인 경우도 있고, 일반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위기라면 학교에 부적응하고 있다거나 정서적으로 불안감이 심하다던가 그런 경우이지요. 위기 상황이 아닌 경우는 엄마가 어떻게 나오나 시험해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기인 경우라면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 그만 두는 것과 계속 회사를 다니는 경우의 장단점을 따져봐서 대처해야 합니다.

 

2.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세요.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경우라면, 아이가 엄마에게 회사를 그만 뒀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속마음을 알아주세요. 아이의 속마음은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요"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마음을 먼저 알아주세요. 단순히 아이가 매달리는 행동에만 초점을 맞춰서 "엄마 마음 불편하게 왜 그래?""네가 그러면 엄마가 더 속상하지"하는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그것은 아이가 엄마에게 감정 표현을 하는 것을 막는 일이니까요. 또 갈등의 원인을 아이 탓으로 돌려 아이에게 불필요한 죄책감을 자극할 수 있어요.
 
3. 공감하고 사랑을 표현해주세요.

 

“엄마랑 떨어지려니까 슬프지? 엄마도 그래.”, “○○가 엄마를 많이 사랑하는구나. 엄마도 그래.”라는 말과 따뜻한 포옹으로 우선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아이가 보챈다고 “몇 번을 말해야 되니?”, “자꾸 떼쓸래?”하고 혼내면 아이는 내쳐지는 느낌을 받게 되고 자존감에 상처를 입기 쉽습니다. 그보다는 “오늘은 엄마랑 떨어지기가 더 힘든가 보네.”, “오늘 같은 날은 엄마가 ○○랑 더 같이 있어주면 좋을 텐데.. 미안해.”라는 말로 아이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고 엄마의 마음을 아이에게 표현해보세요. 엄마에게 자기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기회를 주세요.
 

4. 죄책감과 미안함을 갖지 말고 당당하게 일하세요.
 

아이가 그런 말을 할 때는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위기가 온 겁니다. 그 위기라는 숙제를 어떻게 엄마와 아이가 잘 협력해서 풀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해 집중하지 않고, 괜히 죄책감을 갖고 미안해하면 아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엄마가 일하면 오히려 아이들의 성취하려는 욕구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사회에서의 역할 수행을 더 잘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당당하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말에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면 아이는 금방 그 상황을 극복합니다. 물론 아이가 끼니를 잘 챙기는지, 어린이집이나 학교 생활을 잘 하는지 등등은 기본적인 생활 점검은 필요합니다.
 
5. 물건으로 보상하려고 하지 마세요.
 

흔히 아이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래야 우리 ○○ 맛있는 것도 사주고, 피아노도 배우지"라고 말하거나 비싼 장난감을 사주며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극복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칫하면 ‘엄마가 일하는 이유는 다 너 때문이야.’라는 뜻으로 전달될 수 있고, 아이는 ‘엄마’와 ‘욕구’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것 같은 불필요한 갈등을 겪기 때문이지요.
 아이가 엄마가 일하는 상황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도록 돕고, 엄마와의 분리가 자신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 있게 해주면 됩니다.  “○○가 엄마아빠랑 있을 때도 즐겁지만 어린이집에서 친구들하고 시간 보낼 때도 즐겁지? 엄마도 ○○랑 있을 때도 즐겁지만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때도 즐거워.” 라는 말로 일의 의미를 덧붙여 알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또 “우리 잠깐 떨어져있지만 재밌는 시간 보내고 이따 만나자!”라는 말로 엄마와의 분리가 영원한 것이 아니며, 다른 즐거움으로 채울 수도 있다는 감각을 갖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마음을 회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거예요. 엄마 마음속에 아이가 항상 있듯이 아이들 마음에도 엄마가 있거든요. 집으로 돌아와 서로 만났을 때, 아이 마음속에 그리고 있던 엄마의 따뜻한 모습을 경험하고 확인시켜 주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아이들은 그런 엄마를 생각하면서 씩씩하게 잘 지내고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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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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