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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딸들, 이리와봐. 오늘은 엄마랑 생리와 생리대 이야기 해 보자.
윤정이는 이미 알고 있는데, 이룸이는 '생리'가 뭔지 알아?"
"엄마 잠지에서 오줌 나오는 거요? 어른들도 가끔 오줌이 흘러서 기저귀 쓴다면서요"
"히히. 사실 그건 이룸이가 어렸을때 생리를 설명하기 곤란해서 엄마가 만든 얘기고 오늘은
정확히 설명해줄께. 여기 백과사전 봐봐, 남자는 고추가 있고 여자는 잠지가 있잖아. 그 안을 보면 이렇게 생겼어. 여기가 아기 나오는 입구고, 여기가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자궁이야. 자궁은 딱 너희들 주먹 쥐었을때 그 크기만해. 그런데 이 안에서 아기가 자라기 시작하면.."
"엄청 커져요. 이만하게..."
"맞아. 엄마책 '두려움 없이 엄마되기'에 보면 윤정이가 뱃속에 있을때 그 배에 오빠가 뽀뽀하는
사진 있어. 그만큼 커져. 그리고 아기가 태어나면 다시 원래대로 줄어들지.
여자의 몸은 정말 대단해"

      

자궁 양쪽에는 '난소'라는 곳이 있고 이곳에서 '난자'라는 아기 씨앗을 보관하고 있어. 여자들은
태어날때 이미 엄청나게 많은 아기 씨앗을 품고 나오는데 그 씨앗들은 여자의 몸이 아기를 기를만큼 충분히 커지고 준비가 될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춘기가 되어서 가슴도 커지고 몸도 둥글둥글 부드러워지고, 자궁도 커지고 하면 한 달에 한 번씩 난소에서 자궁으로 내려와, 아기를 만들려고..
그러면 자궁도 준비를 해.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아기 씨앗이 내려오면 안 되거든. 아기가 자라려면 엄청 많은 영양분도 필요하고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야 하는데 자궁은 한 달에 한 번 자궁벽을 두껍고 따스한 혈관으로 채우거든. 마치 따듯한 쿠션을 대는 것 처럼... 그럴때 엄마 몸 속으로 아빠 몸에 있는 아기 씨앗이 들어와서..."

"그게 정자 잖아요. 올챙이처럼 생긴..."

"맞아. 그렇게 생긴 정자가 들어와서 엄마 몸 속에 있는 난자랑 만나면 거기서부터 아기가 만들어지거든. 그러면 두터워진 자궁벽이 영양분을 공급하며 건강한 아기를 만들기 위한 먼 길에 들어가는거야. 그런데 난자는 한 달에 한 개씩 내려온다고 해서 그때마다 정자가 들어와서 아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야. 아기는 아기를 키울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어른들이 많은 준비를 해서 맞아야 하는거니까... 그래서 아기를 맞을 준비를 한 자궁이 아기씨가 안 들어왔는데도 그대로 있으면 안되잖아.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야 하잖아. 그때 자궁은 두텁게 모아두었던 혈관속의 피들을 허물어서 몸 밖으로 흘려보내. "
"아... 그게 생리군요. 그래서 엄마가 피 묻은 기저귀를 세면대에 담가둔거네요?
나는 그게 코피난 줄 알았는데...히히"
"이룸이가 어려서 정확하게 얘기해줄 수 가 없었어. 만약 엄마가 코피를 그만큼이나 흘렸다면 병원가야 할걸? 생리는 필요가 없어진 피가 몸 밖으로 나오는 거지만 코피는 몸 안에 있어야 하는
피들이 나오는거니까, 많이 나오면 큰일나지."

"생리가 시작되었는데 그냥 있으면 어떻게 될까?"
"피가 팬티에도 묻고, 바지에도 묻어서 흐르겠죠"
"그래. 그래서 여자들은 생리할때 '생리대'라는 걸 사용해. 생리대에는 여러가지가 있어.
이건 엄마가 쓰는 천기저귀야. 오빠랑 윤정이랑 이룸이 모두 아기때 썼던 천기저귀지.
아주 오랜 세월동안 쓰면서 삶고 빨고 해서 나쁜 성분은 하나도 없고 부들부들해."
"엄마, 가게에서 파는 생리대도 이룸이 보여주세요"
"이게 가게에서 파는 생리대야. 테이프를 뜯고 펼치면 이런 모양이 돼. 이렇게 팬티 아래에
붙이는거야."
"와.. 신기하다."
"신기하지? 요 작은걸로 생리때 나오는 피를 받아내. 그런데 이 생리대는 화학물질들로 만들어.
피를 흡수하기 위해서, 또 좋은 냄새가 나게 하기 위해서, 수십가지 화학성분들이 들어간대.
그런데 그 성분들이 몸에 좋을 수 가 있을까?
오늘 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어. 읽어볼래?"


       생리2.jpg


"여자들은 아주 쉽게 생리대를 사고 또 아무렇지 않게 써. 그런데 과연 생리대가 어떤 성분들로

만들어졌는지, 그게 여자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생각 안 해. 편리한 것만 좋은거야.
천생리대를 쓰면 생리할때 정말 많은 피가 나오는구나, 알 수 있거든. 그런데 그걸 펄프생리대로 받아내려면 피를 잘 흡수하고, 피를 굳게 해서 흐르지 않게 만들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좋은 냄새가 나게 하기 위해서 수없는 화학물질이 들어가. 그 모든걸 다 좋은 성분들로 할 수 있을까? 그러다보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거야. 생리대에서 몸에 좋지않은 성분들이 나왔대. 사실은 문제가 된 생리대 뿐 만 아니라 다른 생리대들도 안전하지 않다는거지. 생리대에 들어간 화학성분이 오랜 세월 계속 사용했을때 여자의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나 조사는 제대로 되있지 않아. 생식기는 화학성분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받는 기관인데 한 번 생리를 시작하면 수십년을 하게 되고 그 긴 시간동안 한 달에 3일에서 일주일 이상 하루에 여러 개의 펄프 생리대를 사용하는 여성의 몸에 어떤 변화과 영향이 있는지 정확히 알기란 정말 어렵겠지.그렇지만 펄프 생리대를 사용한 후부터 질염이나 많은 생식기관련 병들, 심지어는 자궁경부암 발생률도 더 높아져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어. 진실을 알기는 참 어렵지.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거야. 엄마처럼 천 생리대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이고..."


   생리3.jpg   


"우리 얼마전에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영화 봤잖아. 그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너무 가난해서
마트에서 생리대를 훔치다 걸리는 장면 나오잖아. 돈은 조금밖에 없는데 두 아이 먹일 음식을 사기에도 모자라니까 생리대를 살 수 없었던거야. 생리대조차 살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우리나라에도 아주 많아. 그래서 한참 전에 생리대를 살 수 없는 청소년들이 신발 깔창을 대신 사용하고 생리중에 누워만 있거나, 신문지 같은 불결한 걸로 사용하기도 한다는 그런 뉴스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일들이 있었어"


"맞아요. 막, 휴지같은 걸 깔기도 하고 그랬대요"

"엄마가 영화에서 그 장면 보다가 정말 가슴아팠는데 생리같이 여자들이 겪는 기본적인 것들조차
해결할 수 없는 가난이란 얼마나 끔찍한가.. 싶기도 했고, 저 여자에게 훔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것도 너무 속상했어. 만약 그 여자가 엄마처럼 천생리대를 쓸 수 있었더라면 물론 힘들고 불편하긴 했겠지만 적어도 생리대 때문에 자기의 존엄성을 무너뜨리는 행동은 안 할 수 있지 않았을까..생리대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사람에게 국가나 시민단체에서 나서서 생리대를 후원해주고, 생리대 살 돈을 지급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긴하겠지만 생리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현상을 해결하는 것 마저 타인의 도움과 원조를 받는다는 것이 한 인간에게 깊은 자존감의 상처를 줄 수 도 있어. 개인적으로 은밀하게 처리하고자 하는 일을 밝히고 드러내야 하는 것에서 오는 부끄러움도

얼마나 크겠어. 그래서 생리대를 후원해주는 것과 동시에 다른 방법들도 있다는 것을,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있다는 것을 함께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는거지."


생리4.jpg


"엄마, 내가 생리를 시작하면 나는 한살림 같은데서 나오는 단추 달린 그런 천 생리대 쓸래요."
"요즘엔 생협마다 아주 좋은 천 생리대를 만들어서 팔아. 물론 그런 생리대를 쓰면서 학교에
다니려면 짐도 늘어나고 신경써야 할 것도 늘어나지만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고
여러 가지로 좋은 일이야. 다 쓴 생리대는 모아서 집에 가져와서 찬물에 담갔다가 엄마랑 같이 빨면
되고... 대전에 사는 두 사촌 언니들도 천 생리대 쓰면서 중학교, 고등학교 잘 다니고 있어"

"생리는 부끄러운 일도, 감추어야 할 일도 아니야. 아기를 낳아 기를 수 있게 만들어진 여자들의
몸이 수십년을 겪어내는 귀한 순환일 뿐, 그래서 엄마도 너희들한테 엄마의 생리를 감추지 않잖아.
자연스러운 일이고 아름다운 일이야. 가족이 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하는 일이고... 너희들이 첫 생리를 하게 되면 엄마가 도와줄게. 차근 차근 준비하고 이런 저런 방법들 같이 찾아보고 내 몸에 가장 잘 맞는 방법을 만날 수 있게..그러니까 엄마가 생리 끝날때까지 엄마, 더 많이 도와주기!!!"

"알았어요, 알았어. 헤헤"

" 오늘 생리와 생리대에 대한 공부는 여기까지..
다음엔 또 다른 공부 해 보자. 학교공부보다 더 중요한 잘 살기 위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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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화
서른 둘에 결혼, 아이를 가지면서 직장 대신 육아를 선택했다. 산업화된 출산 문화가 싫어 첫째인 아들은 조산원에서, 둘째와 셋째 딸은 집에서 낳았다. 돈이 많이 들어서, 육아가 어려워서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없다는 엄마들의 생각에 열심히 도전 중이다. 집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경험이 주는 가치, 병원과 예방접종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하게 아이를 키우는 일,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아이와 더불어 세상을 배워가는 일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 계간 <공동육아>와 <민들레> 잡지에도 글을 쓰고 있다.
이메일 : don3123@naver.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don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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