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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면 더위 고생, 집 안 피서놀이 깔깔깔

양선아 2017. 07. 26
조회수 3371 추천수 0
슈퍼맨 망토, 아이 얼굴 사진 등
종이인형 선풍기에 붙여 펄럭펄럭
엄마의 ‘딴짓’에 너도나도 “대박”
 
1.jpg » 일러스트레이터 이예숙 작가가 종이인형을 만들어 선풍기에 매달았다. 아들 김시언군은 엄마의 ‘딴짓’에 즐거워하며 함께 종이인형을 만들고 선풍기 바람을 쐬었다. 이예숙씨 제공.
  
더워도 너무 덥다. 이런 날씨에 부모들은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놀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차라리 집에서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놓고 적당히 휴식을 취해가며 놀고 싶다. 부모도 아이도 덜 힘들기 때문이다. 똑똑하고 게으르게, 아이랑 집에서 재밌게 노는 방법을 모아봤다.
 
선풍기 위 ‘날아가는 슈퍼맨’ 만들기

“에어컨 파는 매장에 갔는데 송풍구에 비닐 같은 종이가 붙어 있었어요. 그 종이가 바람에 막 펄럭이더라고요. 그것을 보니 비닐에 캐릭터 얼굴을 그려 넣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일러스트레이터 이예숙 작가는 이날 집에 돌아와 종이 위에 슈퍼맨이 날아가는 모습의 한 소년을 그렸다. A4 용지에 캐릭터를 그린 뒤 스카치테이프로 선풍기에 그 그림을 붙였다. 종이인형은 선풍기의 바람에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였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김시언군은 ‘엄마의 딴짓’을 환영하며 너무 좋아했다.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올리니 페이스북 친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아이디어가 너무 신선해요~”, “교실 선풍기에 매달아 놓아야겠어요.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대박”, “따라쟁이가 될래요” 등 댓글이 쏟아졌다. 이 작가는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에 진짜 슈퍼맨처럼 망토를 만들어 붙이기도 하고, 캐릭터 대신 아이 얼굴 사진을 붙여보기도 했다. 이 작가는 “날씨도 더운데 부모와 아이가 이런 딴짓을 하면서 하하 웃다 보면 더위도 쉽게 이겨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2.jpg » 이예숙씨가 만든 종이인형. 이예숙씨 제공.

장난감이나 사탕 등 물과 함께 얼려
베란다 큰 대야에 물놀이하며
얼음속 ‘보물’ 꺼내는 재미 일석이조
 
아이스크림이나 수박 먹으며 동요
욕실에서 자석물고기 낚시
보디페인팅 물감으로 몸 그림
 

베란다 수영장에서 얼음 속 보물찾기

6살, 4살 두 아이를 키우는 유혜지(31·서울 마포구 망원동)씨는 베란다에서 동그란 대야나 베란다 수영장에 물을 받아놓고 아이랑 즐겁게 논다. 유씨의 놀이 포인트는 얼음이다. 단순히 물만 얼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피규어 장난감이나 봉지 안에 든 사탕, 마이쭈 등 과자를 물에 넣어 꽁꽁 얼린 뒤 그 얼음을 녹이고 깨면서 노는 것이다. 종이컵이나 깨지지 않는 냉동실 그릇, 물풍선 등을 물 얼릴 때 사용하면 좋다. 유씨는 “아이들이 얼음 안의 보물을 꺼내느라고 여념이 없어서 반나절은 재밌게 놀 수 있다”며 “더위도 이겨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3.jpg » 유혜지씨의 두 아이가 베란다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유씨는 얼음 속에 과자를 함께 얼려 아이들이 얼음을 녹이는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 유혜지씨 제공.
  
4.jpg » 풍선에 과자를 넣고 물을 넣은 다음 얼리면 얼음 속 보물 찾기 놀이를 할 수 있다. 유혜지씨 제공.

이불산 굴러 넘어가기 

놀이 전문가인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은 여름철 부모가 아이와 함께 집에서 힘들이지 않고 놀 수 있는 ‘힐링 놀이’로 이불산 굴러 넘어가기를 추천했다. 커다란 쿠션을 거실 중앙에 놓는다. 그 위에 이불을 덮으면 준비는 끝.

아빠가 “출발~” 하고 큰 소리를 내면 아이가 이불산을 향하여 굴러서 올라간다. 하지만 공회전이 많아서 힘들게 올라간다.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빠르게 내려온다. “출발~”, “힘내”와 같은 추임새를 신나게 해주는 것이 아빠의 역할이다.
 
여름 동요 메들리 만들어 부르기

9살 원진이, 5살 채은이를 키우는 김귀염(37·서울 강서구)씨는 평소 무리하지 않고 적당히 감당 가능한 육아 방식을 추구한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밖에 나가 놀기보다, 집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수박화채 같은 시원한 먹거리를 먹으며 동요를 부르며 시원하게 논다. 동요를 부르더라도 여름이라는 주제에 맞는 동요를 찾아 메들리로 만들어 함께 부르면 즐겁다.

김씨가 정리한 여름 동요 리스트를 살짝 구경해보자. 먼저 아이스크림과 관련한 동요로 ‘얼음과자’, ‘그러면 안 돼’가 있다. 두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먹어 배가 아프면 우리 엄마 얼굴에 주름이 생겨요”라는 가사가 나오면 찔리는 구석이 있는지 빵빵 웃음을 터트리며 좋아한다. 최근엔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는데, 그런 날은 날씨와 관련된 노래를 들려준다. ‘우산’, ‘유치원에 갑니다’가 대표곡이다. ‘유치원에 갑니다’라는 노래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힘겹게 유치원에 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했는데, 채은이는 “쭉쭉쭉 비가 오는데 어디 가세요”라는 부분이 나오면 인상을 마구 찡그린다.

‘여름 냇가’, ‘상어 가족’ 도 김씨네 가족이 즐겨 부르는 곡이다. ‘상어 가족’은 시작부터 바닷소리가 들려 시원해진다. 아기 상어부터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상어까지 온 가족 상어가 총출동하는 노래인데 그 장면을 상상하면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시원함을 느낀다. ‘여름 과일’을 주제로 한 동요로는 ‘수박 파티’, ‘바로 여기야’가 있다. 수박을 먹으며 “우리 모두 하모니카 불어요~ 쭉쭉 쭉쭉쭉 쓱쓱 쓱쓱쓱~” 하고 노래를 부르면 웃음이 터진다. ‘바로 여기야’는 영화 <모아나>에서 나오는 노래인데, 코코넛과 관련된 가사가 나온다. “씨 뽑아서 그물 짜고, 열매 안에 물 마셔”라고 노래를 부르다 보면 모아나 장면이 생각나서 시원해진다. 이외에도 ‘얼어붙은 심장’(<겨울왕국> 삽입곡), ‘잠자리’가 있다. 얼음 캐는 율동을 같이 하면서 ‘얼어붙은 심장’ 노래를 부르면 아이들은 엄청 좋아한다. 여름엔 잠자리도 많이 잡는데 잠자리 노래도 부르고 잠자리 관련 책도 읽어줄 수 있어 좋다.

돈 안 들고 편안하게 쉬엄쉬엄
더위가 되레 짜증내고 도망간다

물놀이엔 욕실이 제격 

여름엔 뭐니뭐니 해도 물이 최고다. 수영하지 못하는 아이라면, 물속에서 숨 참기 놀이를 시도해볼 수 있다. ‘하나 둘 셋’ 하면 물속에 얼굴을 넣고 몇 초 참을 수 있는지 시합한다. 물속에서 발차기 연습도 해본다.

욕실에서 놀 수 있는 놀이로는 ‘비누 거품 놀이’가 있다. 거품을 잔뜩 만들어 턱에 거품을 바르고 면도하는 흉내를 내본다. ‘쓱쓱’ 소리를 내며 면도하는 시늉을 하면 아이는 신난다. 거품을 머리카락에 발라서 베컴 머리처럼 세워보기도 하고, 삐삐 머리도 만들고 평소에 하지 못했던 머리 모양을 만들어본다.

좀더 활동적으로 놀고 싶다면 유아용 보디페인팅 물감으로 몸에 그림을 그리며 놀 수 있다. 몸에 자동차나 토끼, 강아지, 꽃과 같은 다양한 사물들도 그려보고, 가나다라 글씨나 숫자를 쓰면서 논다. 붓으로 간질간질 간지러움을 태워보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서로의 몸에 그림을 그리며 깔깔깔 웃을 수 있다.

욕실의 거울도 즐거운 놀이 대상이다. 수증기로 거울이 뿌옇게 흐려지면 거기에 아이 이름도 써보고, 다양한 그림을 그리면서 놀아본다.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놀이도 가능하다. 자석이 있는 물고기 장난감을 물속에 띄워놓고 낚시 놀이를 하면 아이들은 즐거워한다. 또 페트병에 송곳으로 구멍을 여러 개 뚫고, 거기에 물을 넣고 폭포 놀이를 하면 재밌어한다. 구멍으로 물이 나올 때 “와~ 폭포다”라고 소리치며 감탄하면 아이들은 더 신나한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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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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