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01103.JPG

 

 

태어나서 한 번도 머리를 자르지 않은

장발의 바다에게 시련이 왔다.

아빠 큰산이 자꾸 머리를 자르자고 하는 것이다.

 

바다야, 아빠처럼 짧게 자르자.

머리가 짧으면 감기도 편하고 얼마나 좋은데.

아빠는 짧은 머리가 예쁘더라.”

 

내가 관절염 때문에 손목이 아파서 바다 머리를 감겨주지 못 할 때는

큰산이 바다 머리를 감기고, 말리고, 빗기고, 묶어주기 때문에

사실 큰산 입장에서는 간곡한 부탁이었다.

거의 1년 넘게 이 이야기를 계속 할 만큼.

 

그런데 어느 날,

바다와 미래의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대뜸

나는 남자 친구 안 만날거야.

나한테 머리 자르라고 할거잖아.”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제서야 바다가 머리 자르자고 하는 말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이야기를 큰산에게 전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을 하던 큰산은

다음날 아침에 바다를 불러 차분히 말했다.

 

바다야, 아빠는 이제 바다가 머리 기르고 싶다고 하면

절대 자르라고 하지 않을 거야.

나중에 바다 남자친구도 머리 자르라는 말 안 할 거니까 걱정마, 알았지?”

 

바다는 흥분한 목소리로

고마워! 땡큐!”라고 대답하고는

그 날 만나는 사람들에게

아빠가 이제 머리 자르라고 안 한 대요.

바다 긴 머리 좋대요.”하고 자랑하면서 다녔다.

 

바다가 바다의 아름다운 긴 머리를

자유롭게 즐기고 사랑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나도 더 행복한 마음으로 바다의 긴 머리를 만져줘야겠다.

 

바다야, 우리 이제 더 신나게 머리카락의 향연을 즐겨보자!

하늘이랑 나도 곧 장발팀에 합류할테니 기다려!

 

 IMG_20170719_154848_691 (1)-1.jpg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20대를 아낌없이 방황하며, 여행하며 보냈다. 딱 30세가 되던 해 충북 금산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지금은 세 살 난 바다와 한 살의 하늘과 함께 네 식구가 제주도에서 살고 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으로 표현한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jamjamlife
홈페이지 : jamjamlife.blog.m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31733503/150/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1924 [정은주의 가슴으로 키우는 아이] 상처를 드러내는 법 image [3] 정은주 2017-08-21 1749
192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위풍당당 임최하늘 imagefile [1] 최형주 2017-08-21 841
1922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 [어른책] 사람 만들기 imagefile [5] 서이슬 2017-08-20 1451
1921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굳이 이렇게 한다 imagefile [7] 신순화 2017-08-18 2899
1920 [박진현의 평등 육아 일기] [제주 아빠의 평등육아 일기] 닭이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하다. imagefile [7] 박진현 2017-08-18 1952
1919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험한 세월 살아가는 힘은 공부 imagefile [4] 신순화 2017-08-15 2850
1918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엄마의 품, 우주의 품 imagefile [1] 최형주 2017-08-14 983
1917 [윤은숙의 산전수전 육아수련] 부질없는 약속, 그래서 좋다 imagefile [3] 윤은숙 2017-08-13 1809
1916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지지고 볶아도 어차피.. imagefile 신순화 2017-08-10 7286
1915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 [아이책] 한 아이 imagefile [3] 서이슬 2017-08-10 2243
1914 [정은주의 가슴으로 키우는 아이] 다엘의 여름방학, 미래를 꿈 꾸다 imagefile [1] 정은주 2017-08-07 1699
1913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아이에겐 책이 먼저일까, 경험이 먼저일까 imagefile [2] 윤영희 2017-08-07 1889
191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아쉬움을 달래려고 숨을 나누어 쉰다 imagefile [2] 최형주 2017-08-02 1208
1911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82년생 김지영과 70년생 신순화 imagefile [4] 신순화 2017-08-01 2738
1910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 [어른책] 하지 않을 자유, 낳지 않을 자유 imagefile [4] 서이슬 2017-07-31 2904
1909 [정은주의 가슴으로 키우는 아이] 뿌리 찾기, 옛터 찾기 image 정은주 2017-07-31 659
1908 [박진현의 평등 육아 일기] [아빠의 평등육아 일기] 꿈나라에 가기 싫어! imagefile [5] 박진현 2017-07-28 719
1907 [양선아 기자의 육아의 재발견] 시와 노래를 사랑하는 아이로 컸으면 imagefile [6] 양선아 2017-07-27 3568
»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장발의 바다에게 온 시련 imagefile [4] 최형주 2017-07-25 772
1905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분노의 호미질이 가르쳐 준 것들 imagefile [6] 신순화 2017-07-25 2256

Q.놀이터에서 아직도 엄마손을 잡고 다니는 아이.

안녕하세요 38개월 딸을 둔 엄마 입니다.엄마가 본 저희딸은 약간 내향적인듯 싶습니다.낯선 환경 낯선 사람에 대한...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