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살림은 내가 다 할게, 다녀와~ ‘홀로 여행’ 떠나는 부부들

베이비트리 2017. 07. 05
조회수 1092 추천수 0
여름휴가 따로 보내는 부부 늘어 
“혼자 있고 싶어” “육아 벗어날래”
복잡하고 힘든 일상·인간관계 반영
‘욜로’(You Only Live Once) 영향도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정민(37)씨는 지난 3월 4박5일 일정으로 혼자 홍콩 여행을 떠났다. 김씨는 8인실 도미토리룸에 머물며 미국, 필리핀, 호주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어울렸고, 홍콩 도심 축제에도 참여했다. 김씨는 “결혼한 뒤에는 회사 안에서도 구성원 중의 한 명으로 지내고, 집에 와서도 누군가의 배우자로 살게 됐다. 혼자 여행을 가면 ‘누군가의 아내’ 같은 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지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결혼 5년 차인 김씨는 결혼 뒤 10차례 넘게 홀로 여행을 했다. 이번 여름에도 혼자 국내여행을 즐길 예정이다.

결혼 6년 차인 직장인 이아무개(39)씨도 아내와 번갈아 ‘나 홀로 휴가’를 즐긴다. 특히 2014년 첫 아이가 태어난 뒤부터는 1주일 정도의 긴 여름휴가는 셋이 함께, 3박4일 정도의 짧은 여행은 각자 즐기고 있다. 한명이 육아를 전담하고 나머지 한명이라도 제대로 쉬자는 뜻에서다. 2014년 첫 홀로 여행에 이어 지난해엔 3박4일간 제주도를 다녀왔다. 이씨의 부인도 매년 3박4일 정도 혼자 또는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온다. 이씨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휴가도 좋지만, 혼자 쉬는 시간이 절실하다. 처음엔 둘 다 ‘따로 보내는 휴가’가 어색했지만 이제 적응이 됐다”며 “주변 젊은 부부 중에는 휴가 때 여행은 함께 가되, 여행지에서 이틀 정도는 번갈아 육아를 맡으며 따로 움직이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혼자 있고 싶다’, ‘육아에서 벗어나고 싶다’ 등의 이유로 ‘나 홀로 여행’을 떠나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육아 정보 커뮤니티 ‘맘스홀릭’ 등에는 부부 중 홀로 여행을 고민하고 있거나, 배우자에게 혼자 여행을 다녀오라고 독려하는 글이 다수 올라온다. ‘시댁이 아이를 맡아줘서 혼자 여행을 간다’, ‘육아와 살림은 내가 할 테니, 아내에게 3일 동안 여행을 다녀오라고 했다’는 식이다. 인천 서구에 사는 황아무개(37)씨 역시 지난달 일본 도쿄로 결혼 8년 만에 첫 홀로 여행을 떠났다. 황씨는 “아무리 남편이라도 여행에 동행자가 있으면 흥미없는 일정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혼자 여행을 가면 시간을 헛되게 쓸 일도 없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한국관광공사가 공개한 ‘2016 아웃바운드 현황 및 트렌드 전망 조사 보고서’를 보면, 2016년 해외여행을 했거나 계획이 있는 만 18살 이상 성인 남녀 1075명 중 혼자 여행을 떠난 비율은 14.4%로 2015년 11.0%보다 늘었다. 반면 ‘배우자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는 비율은 2015년 48.4%에서 2016년 42.6%로, ‘자녀와 함께 떠났다’는 2015년 27.1%에서 2016년 24.7%로 줄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부부가 각자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은 그만큼 직장, 육아 등의 일상생활이나 인간관계가 복잡하고 힘들다는 의미”라며 “최근 트렌드인 ‘욜로’(‘한 번뿐인 인생’ 당장 자신의 행복을 찾아 누리자는 뜻의 신조어)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베이비트리
안녕하세요, 베이비트리 운영자입니다. 꾸벅~ 놀이·교육학자 + 소아과 전문의 + 한방소아과 한의사 + 한겨레 기자 + 유쾌발랄 블로거들이 똘똥 뭉친 베이비트리,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혼자서 꼭꼭 싸놓지 마세요. 괜찮은 육아정보도 좋고, 남편과의 갈등도 좋아요. 베이비트리 가족들에게 풀어놓으세요. ^^
이메일 : hanispecial@hani.co.kr       트위터 : ibabytree       페이스북 : babytree      
홈페이지 : http://babytree.hani.co.kr

최신글




  •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내년부터 50만→60만원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내년부터 50만→60만원

    베이비트리 | 2018. 12. 18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서울 성북구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 모습.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내년 1월부터 정부가 지원하는 임신·출산 진료비가 현행보다 10만원 인상돼 임산부 1인당 60만원(쌍둥이 등 다태아를 임신했을...

  • 한유총, 소송에 학부모가 낸 유치원비 수억원 쏟아부었다한유총, 소송에 학부모가 낸 유치원비 수억원 쏟아부었다

    베이비트리 | 2018. 12. 17

    공공성 저지 헌소 등에 2억4천 투입 유아교육단체 토론회 지원 의혹도 ‘정치후원은 불법’ 알면서도 독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한...

  • 사립유치원 막무가내 문닫는데…학부모들 ‘정부 대책 못믿겠네’사립유치원 막무가내 문닫는데…학부모들 ‘정부 대책 못믿겠네’

    양선아 | 2018. 12. 17

    교육청 감사 착수도 늑장인데다 소개해준 유치원 조건 안맞거나 국공립 정원 늘려 수용 등 땜질식 학부모들, 실질 도움 못받아 발동동 경기도 용인시 ㅈ유치원 학부모들이 지난달 29일 유치원 건너편에서 ‘폐원 반대’ 촛불문화...

  • 초등생 희망직업 ‘유튜버’ 첫 등장…교사 인기 주춤초등생 희망직업 ‘유튜버’ 첫 등장…교사 인기 주춤

    양선아 | 2018. 12. 14

    운동선수 1위…교사는 2위로 밀려나고교생에선 ‘뷰티 디자이너’도 진입학생들 희망직업 다양·구체화 경향장난감 개봉기 영상으로 초등학생들의 스타가 된 캐리의 모습이다. 10대들의 유튜브 사용이 늘면서, 초등학생 희망직업 중에 유튜버가 5위를 기...

  • 교육부, 학기 중 유치원 폐원 금지…에듀파인도 의무화 추진교육부, 학기 중 유치원 폐원 금지…에듀파인도 의무화 추진

    양선아 | 2018. 12. 10

    유은혜 부총리 “임시국회 열어 유치원 3법 조속한 통과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여야 의원의 의견차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