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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재미 키워주는 탐정소설

베이비트리 2017. 06. 23
조회수 942 추천수 0
한미화의 어린이책 스테디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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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칠단의 비밀
방정환 지음, 김병하 그림/사계절(2016)

주변의 선후배나 학부모들에게 어린 시절 읽었던 책 중 기억나는 게 있는지 묻곤 한다. 그때마다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나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언급하는 이들이 많다. 읽게 된 사연이야 제각각이지만 얼마나 흥미진진했는가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독서 패턴을 살펴보면, 대개 초등 4학년 전후로 추리소설에 빠지는 시기가 찾아온다. 제아무리 수준 높은 독서가라 할지라도 어릴 때부터 <죄와 벌>이나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감동했다는 사람은 없다. 평범한 독서가는 대부분 탐정이나 추리소설 등에 흠뻑 빠지는 시기를 거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아이들은 읽기 능력을 계발하고 이야기의 재미를 알아가며 교양 있는 독서가로 자란다.

어린이날을 제정한 소파 방정환은 외국 동화를 번역하고 많은 동화를 직접 썼는데, 그중 추리소설도 있다. 1926년 잡지 <어린이>에 연재한 <칠칠단의 비밀>이다. 약 100년 전 발표한 작품이니,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우연을 남발하는 등 허술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동생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위험을 무릅쓰는 대목은 여전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곡마단에서 주인공 소년과 소녀는 곡예사 노릇을 한다. 그러나 이들은 부모가 누구인지, 제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고아다. 일본과 중국을 떠돌던 곡마단이 서울 명동 진고개에 자리를 잡은 어느 날, 마침 한 노인이 지나다 아이들을 알아본다. 외삼촌이다. 외삼촌은 아이들을 잃어버린 사연과 상호와 순자라는 진짜 이름을 일러준다. 그러나 곡마단 단장 내외가 상호와 순자를 순순히 놔줄 리 없다. 단장 내외는 이들을 가두고 부랴부랴 떠날 채비를 한다. 몸이 날랜 상호는 곡마단에서 탈출하여 외삼촌을 찾아가지만, 순자는 곡마단에 붙잡힌 신세가 되어버렸다. 상호는 꾀를 내어 여러 차례 구출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사이 순자는 곡마단과 함께 기차를 타고 압록강 철교를 지나 중국으로 가게 된다. 상호는 포기하지 않고 동생을 찾으러 중국 봉천으로 향한다. 거기서 상호는 칠칠단의 정체와 맞닥뜨린다.

탐정소설류의 범죄소설은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사유재산권을 부정하는 범죄의 역사는 자본의 역사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탐정소설은 당대 사회에 만연한 범죄나 사회적 모순 등을 필연적으로 반영한다. <칠칠단의 비밀>에도 당시 우리가 처한 현실이 담겨 있다. <칠칠단의 비밀>이나 방정환의 또 다른 추리소설 <동생을 찾아서> 모두 ‘인신매매’가 소재다. 당시 일본이나 청국 사람들이 조선의 소녀를 납치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라를 잃었으니 경찰의 도움을 기대할 수조차 없다. 동화 속 오빠가 제힘으로 동생을 찾아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방정환 선생은 결국 불쌍한 주인공에게 힘을 보태는 건 같은 민족일 뿐이라는 걸 동화 속에서 보여준다.

우리의 삶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지만,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 필요하다. 지금 현실을 담은 맛깔나는 탐정소설을 만나고 싶다. 초등 3~4학년.

한미화 출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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