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비교하지 않고 형제남매 키우는 법

김영훈 2017. 0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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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에 의하면 젊은 엄마에게서 첫째로 태어난 아이는 만능감에 가까운 자신감을 갖기 쉽다. 젊은 엄마는 부푼 기대와 바람을 온갖 애정과 함께 아이에게 쏟아 붓기 때문이다. 프로이트 자신도 아빠가 두 번째로 맞이한 젊은 아내의 첫째로 태어나 듬뿍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다. 만년에 프로이트가 세상의 혹독한 비판을 받으면서도 흔들림 없는 자신감으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은 엄마의 무조건적인 긍정 덕분이었을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프로이트는 가족 중 첫째는 아니었다. 엄마에게 다른 형이 이미 둘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태어난 순서보다도 애정의 크기가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

 

brothers-179375_960_720.jpg » 사진 픽사베이.

첫째는 부모에게 특별한 존재로 귀중히 여김을 받는다. 부모는 아직 육아에 대한 경험이 없기에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첫째를 보살핀다. 그렇기에 다른 아이들보다 첫째에게 더욱 큰 애착을 보인다. 부모에 대한 아이의 애착도 누구보다 클 뿐 아니라 아이에 대한 부모의 애착도 누구보다 크다. 첫째가 다른 형제와 결정적으로 다른 또 한 가지 특징은 애정을 독점하는 기간을 가진다는 점이다. 동생과 어느 정도 나이 차가 있는 첫째는 의젓하고 탐욕스럽지 않으며 느긋한 기질을 보인다. 부모에게 특별히 요구하는 것이 없어도 부모가 알아서 욕구를 채워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자신이 최고라고 여기며 특별대우 받는 것을 당연시하는 성격으로 자라기도 쉽다. 그래서 자신이 주목받지 못하고 떠받들어지지 못하는 상황에 쉽게 스트레스와 불만을 느낀다. 애정을 독점하는 기간이 길수록 그런 경향은 강해진다


그래서 그들은 최고가 되기 위해 큰 꿈이나 야심을 품고 최선을 다해 큰 성공을 손에 넣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낙천적으로 자라난 탓에 현실에 굳건히 말을 지키지 못하고 불가능한 몽상에 빠지거나 모처럼 다 된 성공에 코를 빠뜨리기도 한다. 첫째는 자랄 때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게 되고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첫째들은 둘째들보다 성실하고, 보수적이고, 책임감이 강하고, 성공지향적이고, 조직적이다.

 

반면에 둘째는 태어날 때부터 경쟁상대가 있다. 첫째와 경쟁하여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차지하여야 하기 때문에 째는 상대적으로 융통성이 있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속에 품은 아이디어와 이론은 뜨겁게 분출한다.


아들러는 태어난 순서에 따른 성격을 네 가지 경우로 나누어 설명했다. 첫째, 둘째, 막내, 외동이 그것이다. 여기에 쌍둥이, 양자일 경우를 덧붙이면 좀 더 자세한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둘째이자 막내인 사람도 많을 것이다. 또 장남을 특별히 대우하는 풍습이 남아 있는 집안에서 태어난 장남은 첫째가 아니더라도 첫째 특유의 성격을 지닐 수 있다. 단순히 태어난 순서뿐 아니라 나이 차도 중요하다


같은 동생이라도 늦둥이로 태어난 경우, 2세 정도 터울인 경우, 터울이 4세 이상인 경우 각각 형제자매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엄마가 아이를 보살피는 데 몰두하는 정도가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비교를 당한다.


비교의 피해


흔히 부모들은 첫째에게 이렇게 말한다.

동생은 아직 아기잖아. 너는 형이 돼서 왜 이러니?”

첫째도 아직 어린아이인 건 마찬가지이다. 동생이 보는 앞에서 첫째를 나무라거나 야단치면 동생이 형을 우습게 볼 수 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부모는 형제자매의 경쟁심을 부추키기도 한다. 부모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하지 않고 서로 비교하는 것이다.


네 형은 공부를 잘하는데 넌 왜 그 모양이냐?”

아이들은 속으로 말할 것이다.

엄마, 난 형이 아니야! 공부 잘하는 게 그리 중요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 주면 안 되겠어?”


세상에는 부모의 비교로 인해 완전히 반대 성향으로 자란 형제자매들이 많이 존재한다. 형제간에 끊임없이 비교당하면서 자란 아이는 자신감 부족인 경우가 많다. 똑똑한 첫째와 비교당하면서 자란 둘째는 형을 부러워하면서 자신도 잘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오히려 열등감을 갖게 된다. 그래서 부모와 다른 형제자매와 비교할 때 아이는 좋은 쪽으로 최고가 못 된다면 나쁜 쪽으로 최고가 되려고 생각한다.


아무리 해도 잘할 수 없다면 그냥 못하고 말지 뭐. 굳이 잘하려고 애쓸 필요 없잖아.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도 않고 기대도 안하는데.”

게다가 그런 동생과 비교되면서 잘한다는 칭찬만 받고 자란 형은 쓸데없는 우월감으로 남을 쉽게 무시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런 경우는 형에게도 동생에게도 득 될 것이 없다. 자신감을 키우기는커녕 열등감과 우월감을 심어줄 뿐이다. 비교를 당한 아이들은 불안이나 의심이 많아지고 조급해져서 사람들에 대할 때 부정적이고 적대적으로 된다.


동생 얼굴은 계란형인데 내 얼굴은 너무 넓적해요.”

언니 다리는 길쭉길쭉한데 내 다리는 왜 이렇게 짧아요?”


아이들은 비교를 하느라 하루의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도 한다. 부모가 옷을 사와도 언니 것이 더 좋아 보인다고 언니랑 똑같은 걸로 사달라고 조르며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도 사달라고 한다. 이처럼 아이들은 부모가 비교하지 않아도 끊임없이 자신의 형제를 의식하면서 피곤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칭찬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너는 형보다 손재주가 좋아.”라고 칭찬을 해도 그 말이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지는 못한다. 아이는 마음속으로 형이 나보다 손재주가 좋아지게 되면 어떡하지? 난 계속 손재주가 좋을 수 있을까?“하고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칭찬을 하는 비교라 해도 결국에는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다른 형제를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가 다른 형제를 칭찬하면 자기가 비교당한 것 같은 불쾌감을 느낀다. 무한 경쟁 시대라고 해서 집에서부터 경쟁에 대해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오산이다.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자기가 목표한 바를 이루는 거라면 협력을 북돋우는 환경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더욱이 부모가 첫째만을 특별대우하고 동생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공감능력이나 협조적인 성향이 결여된 자기본위적인 성격으로 자라기 쉽다.

 

<형제나 남매를 행복하게 키우는 육아법>


첫째가 동생이 태어날 당시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경우에는 상실감이 더욱 크다. 엄마가 아기의 기저귀를 갈고 음식을 먹이며 아기를 위해 갖가지 일들을 하고 있을 때, 엄마 옆에 앉아 있는 첫째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무슨 짓을 했길래 엄마가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거지?” 자신이 아기였을 때 엄마로부터 똑같이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기에는 그들 역시 너무 어리다. 아이들이 비교당하지 않고 평등하게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1. 꾸짖을 때 형과 동생을 비교하지 마라.


아이를 꾸짖을 때 비교하는 건 좋지 않다. 이럴 때는 마음에 안 드는 아이의 행동이나 태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 그리고 아이가 해야 할 일은 차근차근 알려주자. 때리거나 꼬집거나 콧구멍에 이물질을 넣는 등 몸에 가하는 행동은 단호하게 제재하되,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모른 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엄마가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으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동생을 못살게 구는 행동을 그만둔다.


2. 칭찬할 때도 비교하지 마라.


아이를 칭찬할 때도 비교하면서 칭찬을 하면 칭찬받는 아이에게도 깊은 상처를 준다. 칭찬받지 못한 아이의 상처야 말할 것도 없다. 결국 둘은 어른이 되어서까지 상대를 이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3. 창친을 할 때는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라.


칭찬할 때는 상황에 더해 느낀 대로만 묘사해도 충분하다. 형이나 언니, 오빠나 누나는 대개 별 노력 없이 동생을 이길 수 있지만, 동생은 대부분 그들의 그늘 아래 머무르기 쉽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태어날 때부터 열등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다. 중요한 건 지금 보고 있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4. 아이 자신의 발전을 칭찬하고 격려하라.


비교를 하더라도, 아이의 6개월 전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자. 발전된 상황을 이야기해주면서 칭찬하고 격려하면 아이의 자존감이 회복된다.


5. 참여의식을 느끼도록 해주어라.


동생의 기저귀를 갈 때 큰 아이한테 기저귀를 가져오게 한다든지, 우유병을 가져오게 한다든지 하여 어린 동생과 큰아이를 연결시킬 수 있게끔 하여야 한다. 동생은 아직 어려 잘 보살펴야 할 존재고, 형이나 언니로서 동생을 돌봐주는 것은 의젓하고 대견한 행동이라고 격려해야 한다.


6. 형, 동생을 강조해서 순위에 맞는 자기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마라.


형과 동생의 역할을 강조하다보면 형의 경우에는 뭐든지 동생보다 빨리해야 하고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수 있어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좌절감이나 열등감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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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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