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남매 컴플렉스

김영훈 2017. 04. 27
조회수 3737 추천수 0

man-1023604_960_720.jpg » 사진 픽사베이.

브라더 콤플렉스 vs 시스터 콤플렉스


남매사이의 무의식적인 속박을 일컬어 브라더 콤플렉스 혹은 시스터 콤플렉스라 한다. 브라더 콤플렉스는 일반적으로 여동생이 오빠에게, 혹은 누나가 남동생에게 품는 감정적 속박을 말하며, 시스터 콤플렉스는 남동생이 누나에게, 혹은 오빠가 여동생에 대해 품는 감정적 속박을 말한다


브라더 콤플렉스를 가진 여동생은 오빠에게 애인이나 결혼 상대가 생기면 때때로 울적해지거나 불안정해진다. 그런가 하면 그 여자를 질투하는 동시에 오빠의 사랑을 얻어낼 존재로 이상화하는 이중적인 감정을 품기도 한다. 외양적인 아름다움이나 뛰어난 재능을 지닌 누나는 시스터 콤플렉스를 가진 동생의 뇌리에 이상적인 존재로 각인되곤 한다. 그 후 누나가 행복한 삶을 살면 남동생의 동경심은 남몰래 지속되는데, 누나가 불행하고 비참한 모습을 보이면 누나를 향한 마음에 더욱 강하게 이끌리기 쉽다.


1) 브라더 콤플렉스


남자의 경우에는 누나에게도 여동생에게도 강한 동경심을 가지게 되지만, 여자의 경우에는 남동생보다 오빠를 향한 감정이 압도적으로 크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에게는 엘리자베트라는 여동생이 있었다. 엘리자베트에게 오빠는 영웅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무엇보다 오빠는 명문대학 프포르타에 수업료 면제라는 특전을 받고 입학이 허가된 수재였다. 게다가 성적도 수석에 시도 쓰고 작곡까지지 했다. 엘리자베트도 오빠만큼은 아니지만 총명하고 공부도 잘했다. 오빠에게는 없는 쾌활하고 밝은 성격도 갖추고 있었다. 프리드리히는 실제로 화려한 활동을 펼치며 24세의 젊은 나이에 대학교수에 발탁되는 이례적인 출세도 이루어냈다. 그런 오빠의 활약을 엘리자베트는 자기 일보다 더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오빠가 쓴 글은 아무리 단편적인 것이라도 전부 수집했다. 니체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방대한 원고가 소실되지 않고, 후대에 남겨질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노력 덕분이었다.


2) 시스터 콤플렉스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첫째로 태어났지만 세 살 때 여동생이 태어나면서 부모의 애정을 독점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는 혼란을 겪고 아버지에게 집착했다. 늘 아버지 곁에 붙어 있었고, 학교에도 아버지와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화가이자 미술관장이었던 아버지는 아들 곁에서 그림을 가르쳤다. 그러나 피카소는 엄마의 관심을 빼앗겼다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했다. 그가 훗날 숱한 여성과 관계를 맺은 것은 채워지지 않은 애정과 관심에 대한 욕구 때문이었다.


남매의 경우 첫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따라 아이의 성향도 육아법도 달라진다. 오빠는 여동생에 대한 신체적인 우월함을 느끼므로 여동생의 존재에 대해 별로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자신이 우월감을 느끼는 만큼 여동생의 복종을 기대하고, 여동생이 이에 상응하지 않을 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 쉽다. 여동생은 오빠에 대해서 피해의식을 갖기 쉽고, 힘으로 오빠를 대항할 수 없으므로 약을 올리거나 비꼬는 식의 말로 공격을 하기도 한다. 애교를 부려 부모의 동정을 얻거나 거짓 연기를 하는 등 꾀를 부려 부모를 자기편으로 만들려 노력한다. 반대로 첫째가 여자인 경우 엄마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심리가 강해 남동생을 보살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때로는 누나도 남동생을 지배하거나 통제하려는 욕구를 강하게 표출한다. 터울의 차이가 클수록 동생은 누나에게 의존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러나 터울이 별로 없는 경우 남동생은 누나가 자신보다 힘이 약한 존재임을 알고 신체적으로 도전하기도 한다.

 

오빠와 여동생


첫째였던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에게는 9세 아래의 여동생 마야가 있었다. 마야는 엄마가 버락의 아빠와 이혼하고 인도네시아의 비즈니스맨과 재혼했을 때 생긴 아이로 버락과 아빠가 다른 동생이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동생이 태어났을 때 이미 그가 9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어느 시기까지 엄마의 애정을 독점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에 가서도 엄마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아들 곁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경제적으로는 그다지 여유가 없었지만 높은 교육열을 보이며 아들에게는 최고의 교육을 받게 했다. 형제 관계에서 볼 때, 여동생을 둔 오빠가 괴로움의 정도가 더 심각하다


일반적인 가정 분위기에서 아들이기 때문에 가족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할 수 있었던 오빠가 여동생을 보면, 가족의 사랑과 관심이 컸을수록 그 사랑의 박탈감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대체로 여동생을 볼 나이에 이르면 오빠는 미운 짓을 하는 나이가 된다. 오빠는 행동이 거칠고 부잡스러워 사고가 잦고, 고집이 세져서 부모를 피곤하게 한다. 자연히 오빠를 나무라는 일이 늘어난다. 그러던 차에 여동생이 태어나면 부모는 새로 태어난 아기가 더 예뻐 보인다. 특히 아빠의 경우에는 딸을 더 귀여워한다. 오빠는 여동생이 못된 짓을 하면 씩씩거리기만 할 뿐이다. 반대로 엄격한 부모는 오빠와 여동생이 싸우는 걸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오빠가 여동생을 짓궂게 놀리고 횡포를 부려도 부모는 오빠니까 무조건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아들을 기를 때와 달리 딸을 기르는 재미가 더 각별하다. 어쩌다 형제 사이에 시비가 붙으면, 부모의 사랑은 흔히 내리사랑이어서, 미운 짓이 늘어나는 오빠보다 어리고 예쁜 여동생에게 관심을 보인다. 게다가 부모들은 오빠는 어른다운 행동을 하도록 강요하는 반면 여동생은 나이보다 어리게 봐주고 어리광을 부려도 너그럽게 이해한다. 여동생은 여성으로 남아야 하고 나를 내세워야 하지만 오빠의 문화에 길들여질 수 있다. 그래서 가끔은 매우 여자답게, 가끔은 매우 남자답게 행동하게 된다. 오빠와 자란 여자 아이들은 매우 여성적이거나 매우 남성적인 특성을 보인다. 특히 많은 오빠들 속에서 자란 여자아이는 선머슴아라고 보를 정도로 남성성이 발달한 여자로 발달한다. 또 오빠로부터 보호받고 특혜를 받으며 매우 여성적인 사람으로 발달해가는 경우도 있다.

 

누나와 남동생


힐러리 클린턴은 하버드 로스쿨에 거쳐 예일 스쿨에 진학하고, 그 후에도 변호사로 활약하여 퍼스트레이디로 가는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갔다. 그런 누나의 눈부신 활약에 반해 남동생 토니는 여러 직업을 전전해야 했고, 경력도 어정쩡했다. 매형이 백악관의 주인이 되자 그 덕을 입어 그럴듯한 지위에 올랐지만, 성격이 어디 갔을 리는 없었다. 토니는 힐러리 부부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스캔들, 금전 문제, 폭력에 휘말리며 세상에 알려졌다. 참으로 한심한 동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생의 입장에서 보면 얘기가 다르다. 그의 타락은 너무도 뛰어난 누나를 둔 비극의 결과일 수 있다.


누나는 어렸을 때 순해서 혼자 놔두어도 잘 있는 경우가 많다. 예전의 부모는 그냥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씻기면 다 되는 줄 알고 다른 것을 해줄 여력도 없었다. 이후 남동생을 낳아 키워보니 누나를 너무 혼자 두었던 것 같아 후회가 되지만, 어린 남동생을 키우다보면 누나에게 신경을 쓰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누나는 집안일을 도와주고 남동생까지 챙겨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누나도 엄마와 남동생이 함께 있을 때 자신도 함께 하려고 시도하거나 괜히 삐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부모의 차별에 위축이 되면 어린 남동생에게도 제대로 대응 못하고 툭하면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남동생은 자신을 챙겨주는 누나 때문에 편하게 지내면 한없이 유약해질 수 있다. 누나를 둔 남자아이는 여성적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빠가 상대적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적고 엄마나 누나와 시간을 많이 가지다 보니 여성적 문화를 많이 접할 수밖에 없다. 남동생은 자신이 그들과 다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내 성별이 더 우월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긴장하고 맞서 싸우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와의 지내는 시간이 결핍된 남동생의 경우 여성적 성향을 띠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자신의 남성성을 강하게 돋보이기 위해 극단적인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이려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남매 양육가이드]


첫째, 남자아이의 폭력에 주의한다


오빠가 여동생을 대할 때는 힘보다는 칭찬, 채찍보다는 당근으로 다루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반대로 누나를 힘으로 윽박지르는 남동생들에게는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옳지 않다는 것을 가르치고 누나와의 서열을 강조해 절대 누나를 때리지 못하게 가르쳐야 한다.


둘째, 한쪽이 소외되지 않게 신경쓴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좋아하는 놀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남매끼리 노는 것보다는 동성의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때는 남매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놀이를 하도록 유도하고, 오빠나 누나가 또래 친구들과 놀 때는 엄마가 동생의 친구가 되어 주자.


셋째, 부모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한다.


한쪽에 쏠린 부모의 관심과 편애는 남매 싸움의 이유가 된다. 남동생은 누나와 비교 대상이 되어 주눅이 들기도 하고, 오빠는 여동생에게 심통을 부리는 경우도 생긴다. 부모는 남매를 둘 다 똑같이 사랑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자주 표현해주는 것이 좋다.


넷째, 조부모의 성차별은 싸움을 부추긴다.


부모는 아이들을 똑같이 대하는데 조부모가 남매를 차별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첫째가 여자인 경우 더욱 이런 일이 흔한데, 이때 누나는 남동생에 대해 피해의식과 분노를 느껴 엄마 이상으로 남동생에 대해 과도한 지배 욕구를 보일 수 있으므로 성차별을 하지 않도록 한다.


다섯째, 즉각적, 직접적 개입을 하지 않는다.


남매가 싸우면 부모의 마음은 싸우는 아이들에게 당장 달려가서 호통을 치고 멈추도록 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싸움이 아이들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하려면 기다리고 지켜보며 방법을 찾자. 아이들의 말싸움에 부모가 개입할수록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


여섯째, 공정하게 해결하는 기술을 가르친다.


스스로 터득하는 것도 중요하고 부모가 준 팁으로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들이 오랫동안 갈등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거나 혼란스러워한다면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아이가 다쳤거나, 물건을 부수었거나, 문제가 커져 해결이 어려우면 부모가 개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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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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