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난 뭘 해도 못해”…‘열등감’이라는 이름의 덫

베이비트리 2017. 04. 18
조회수 1301 추천수 0
[함께하는 교육] 윤다옥 교사의 사춘기 성장통 보듬기

지난 3월 중1이 된 우리집 딸아이는 요즘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잘 적응하고 안착했다 싶어 안심하는 그 순간 다시 괴로워하며 징징댄다. “엄마, 선생님이 공부 잘하는 ○○보고, 뭘 또 잘했다고 칭찬하면서 ‘우리 ○○이~’라고 그러더라”, “나는 머리가 나쁜가 봐”, “특별히 잘하는 게 없어”, “나중에 뭐 해먹고 살지?”

사춘기는 왜 그렇게 힘든 걸까? 아동기 끝 무렵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자의식은 본격적으로 두드러진다.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며 외부로 향했던 시선이 자신에게 맞춰지기 시작한다. 청소년기 자아중심적인 사고와 함께 혹독한 자기 검증도 같이 나타난다. 그래서 어떤 날은 근거 없이 자신만만해하다가도 어떤 날은 한없이 열등감에 휩싸여 있기도 한다. 거기다 모든 것이 학업 성취에 맞춰져 있는 생활에 직면하다 보니 대부분의 아이는 좌절과 열등감을 안게 될 수밖에 없다.

열등감은 자기를 남보다 못하거나 무가치하게 낮춰 평가하는 마음이다. 이 덫에 안 걸려본 사람은 없을 거다. 다행히도 열등감 자체는 병이 아니다. 더 가치 있는 사람,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하게 하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열등감으로 매사에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경우다.

특히 사춘기 아이들에겐 이 열등감이 통과의례다. 학업 성취 이외에는 관심과 인정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부터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답을 찾아내야 한다. 자신의 약점(단점)과 장점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면 훨씬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요즘 학교 아이들과 행복해지는 여러 연습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관점 바꾸기’다. 최근 자신에게 있었던 부정적 사건을 긍정적인 관점으로 보거나, 자신의 단점을 긍정적인 관점으로 다르게 보는 활동이다. 관점을 바꾼다고 이미 일어난 일을 없었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 자신의 취약한 점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부정적인 감정에 계속 휩싸여 괴로워하고만 있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된다. 그건 그대로 두고도 다른 희망, 긍정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음을 배운다.

한 아이는 평소 자신이 엄청 예민해서 싫었는데 ‘섬세하고 관찰력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쉽게 포기하는 태도’를 다른 관점으로 보면 ‘현실적인 태도일 수 있고, 시간 낭비도 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계속 참다가 결국엔 폭발하는 성격’에 대해서는 ‘그래도 참은 경우가 더 많다,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다’ 등으로 바꿔보기도 했다. 이 활동을 하고 아이들이 한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안 좋은 점을 다른 관점으로 바꾼다고 장점이 되는 건 아니지만 긍정적인 면에서 보니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 새로웠다”, “주변 아이들이 나의 단점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놀라웠다”, “나는 항상 장점은 없고 단점만 많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미처 생각지도 못했는데. 스트레스가 조금이나마 풀리고 마음이 조금 변해서 따뜻한 느낌이 든다.”


한성여중 상담교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소장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베이비트리
안녕하세요, 베이비트리 운영자입니다. 꾸벅~ 놀이·교육학자 + 소아과 전문의 + 한방소아과 한의사 + 한겨레 기자 + 유쾌발랄 블로거들이 똘똥 뭉친 베이비트리,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혼자서 꼭꼭 싸놓지 마세요. 괜찮은 육아정보도 좋고, 남편과의 갈등도 좋아요. 베이비트리 가족들에게 풀어놓으세요. ^^
이메일 : hanispecial@hani.co.kr       트위터 : ibabytree       페이스북 : babytree      
홈페이지 : http://babytree.hani.co.kr

최신글




  • 청와대 “생부에게 양육비 청구 등 비혼모 지원방안 검토 중”청와대 “생부에게 양육비 청구 등 비혼모 지원방안 검토 중”

    베이비트리 | 2018. 04. 25

    ‘히트앤드런 방지법’ 제정 청원 답변 청와대는 비혼모의 아이 양육비를 정부가 먼저 지급하고, 이후 생부를 상대로 비용을 청구하는 ‘양육비 대지급 제도’ 등 양육비 지원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엄규숙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 “아이들의 ‘그냥’은 ‘그냥’이 아녜요”“아이들의 ‘그냥’은 ‘그냥’이 아녜요”

    양선아 | 2018. 04. 25

    스스로 알아서 놀다 보면발견과 배움의 기쁨 쑥쑥[놀이 중심 어린이집 가보니] 그날의 ‘어린이 선생님’이 나서하루 일과 짠다, 놀고 먹고 놀고… 장기,&n...

  • 비만 예방 수칙…짜게 먹지 말고 충분히 자는 습관 필요

    베이비트리 | 2018. 04. 20

    생활 속 비만 예방 수칙 식사시간 정해놓고 천천히 먹어야채소 많이 먹고 규칙적 운동은 필수잠들기 2시간 전 음식 섭취 말아야자신의 키에 맞는 몸무게나 허리둘레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라는 말에는 누구나 동의한다. 비만이 각종...

  • ‘아동수당’ 선정기준액 3인가구 월 1170만원 이하‘아동수당’ 선정기준액 3인가구 월 1170만원 이하

    베이비트리 | 2018. 04. 18

    복지부, 아동수당법 시행규칙·고시 입법예고소득인정액에 따라 하위 90%에 매달 10만원 지급2012년 10월 이후 출생아동 대상 9월부터 주기로가족. 게티이미지뱅크오는 9월부터 만5살 이하 아동을 둔 3인 가구의 월 소득인정액이 1170만원을 넘지 않으...

  • 전남 공공산후조리원, 해남에 이어 강진도 개원한다전남 공공산후조리원, 해남에 이어 강진도 개원한다

    베이비트리 | 2018. 04. 18

    강진의료원, 5월1일부터 농어촌 산모의 신청을 받을 예정해남의료원, 2015년부터 2년 8개월 동안 산모 700명 이용 해남종합병원 안에 있는 공공산후조리원 1호점 신생아실 전남도청 제공전남 해남에 이어 강진에도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산후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