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형제의 난 막는 여섯 가지

김영훈 2017. 04. 17
조회수 3496 추천수 0

형에 대한 콤플렉스


brothers-835175_960_720.jpg » 사진 픽사베이.

터울의 차가 크던 적던 형제를 키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유난히 아이들이 순하다면 모를까 형제 간 다툼은 끝이 없다. 성경에 나오는 첫 형제인 카인과 아벨도 싸우다 형이 동생을 죽이는 것으로 끝났을 정도이다.


<행복한 왕자>,<윈더미어 부인의 부채> 등의 작품으로 알려진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어린 시절 그는 형에 대한 열등감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엄마는 오스카보다 2년 터울의 형 윌리엄을 더 사랑했다. 게다가 아들은 윌리엄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딸을 기다렸지만 아들이 태어나자 엄마는 오스카가 5세가 될 때까지 여아 옷을 입히기도 하였다


oscar-wilde-1165545_960_720.jpg » 오스카 와일드. 사진 픽사베이.형은 활동적이고 실용적인 일에 관심을 가졌다. 문학과 예술에 빠지는 섬세한 오스카와는 양립할 수 없는 기질의 소유자였다. 오스카의 재능이 뚜렷해질수록 엄마의 관심이 윌리엄에서 오스카에게로 급격하게 옮겨갔다. 더욱이 희곡 <원더미어 부인의 부채>로 동생 오스카는 일약 대스타가 되었다. 신문기자인 윌리엄으로서는 자신의 존재감이 완전히 없어졌다. 강한 질투심을 느낀 윌리엄은 오스카의 작품을 비방하는 기사를 쓰고 더는 같은 영국에 있을 수 없다는 듯 미국으로 건너갔다


오스카는 일찍이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그런 일념으로 더욱더 유명해지기 위해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일이 끊임없이 벌였다. 선정적인 작품을 쓰고 퇴폐적인 생활을 향유하며 온갖 스캔들을 만들어냈다. 동생에게 형은 매우 커다란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특히 터울이 클 경우 가벼운 이야기도 나눌 수 없어 늘 존대말을 쓰기도 한다. 형이 학업도 뛰어나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는 등 승승장구를 하면 동생은 늘 엄마가 형만 특별대우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동생이 예기치 못한 성공을 하는 경우 형은 충격을 받는다. 그때까지 엄마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형은 흔한 성공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일을 벌이지만 성공을 하기는 어렵다. 동생은 형에게 콤플렉스를 가지는 경우가 많지만 그 콤플렉스가 동생을 성장시킨다.

 

지배하려는 형 VS 반항하는 동생


형제들은 서로 간의 경쟁과 힘겨루기로 인해 단순한 다툼도 주먹다짐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툭하면 싸우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심지어는 사이좋게 놀 때도 사고를 친다. 그러나 형제의 이런 성향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형은 대개 동생을 지배하려 하고, 동생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늘 확인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욕구가 충분히 충족된 다음에야 아량을 베풀어 동생에게 인심을 쓰거나 양보한다


따라서 동생은 이러한 형에 대해 복종과 반항의 성향을 번갈아 보인다. 형이 잘하는 것은 따라해 형을 닮고 싶어 하는 심리도 있지만, 형의 약점을 발견한 순간 형을 이기려는 심리도 있다. 그러나 동생이 형을 이기거나 형보다 더 잘하는 게 생기면 형제 사이가 나빠지기 쉽다


또한 형이 동생을 힘으로 제압하거나 괴롭힐 경우 형제 사이는 좋아지기 어렵다. 형이라는 이유로 장난감이나 컴퓨터 등 함께 사용해야 하는 것들을 더 많이 차지하려고 하면 동생의 마음속에 적개심이 생긴다. 형과 동생이 있는 집에 가 보면 형이 동생 대신 말하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동생에게 이름이 뭐니?”라고 물어보면, 형은 정작 동생이 입을 열기도 전에 저 아이 이름은 영수예요. 올해 2학년이고, 인형을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흔하다. 형은 동생과 끊임없이 경쟁하려고 한다. 동생이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 무엇을 만들어 보여주면 첫째는 채 몇 분 안 되어 더 크고 근사한 것을 만들어 온다. 이러한 경쟁으로 둘째는 무력감을 느끼는 동시에 형제에 대한 혐오감을 갖게 된다.


[형제를 위한 양육가이드]


첫째, 형제의 팀워크 키워주자.


형제가 서로를 좋아한다는 것만 알게 해주어도 애정이나 존중감이 높아진다. 과제를 줄 때 누가 먼저 하는가에 초점을 두지 말고 힘을 합쳐 얼마나 빨리 하는지가 중요한 과제를 주어라. 형제의 협동이 성공을 만들었다는 경험을 몸으로 체험하도록 하라.


둘째, 비교하지 말자.


직접 비교하는 말을 하는 것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낮추고 서로를 경쟁상대로 만들어 우애관계를 망친다. 형제를 앞에 두고 동생을 칭찬하거나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형제 사이에 경쟁심이 생겨 사이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셋째, 몸싸움을 할 때는 반드시 개입하자.


몸싸움을 할 때는 누가 먼저 왜 그랬는지 등에 대해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일단 몸싸움 그 자체를 중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안 된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폭력은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넷째, 흥분한 상태라면 아이들을 타임아웃 시키자.


서로 치고 박고 싸우기 일보 직전으로 흥분한 상태라면 일단 서로 다른 곳에 떼어놓는다. 형은 안방에, 동생은 다른 방에 있게 하고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나오지 못하게 한다. 아이들은 단순하고 지루한 걸 참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안 보면 금세 관계가 회복된다.


다섯째, 각자 고유한 장점과 차이점을 키워주자.


형제간에 구별되는 다른 특기나 취미를 인정하고 지지해주어 각자 자신의 재능이 있음을 인정하도록 도와주자. 이는 자신의 욕구나 능력과는 상관없이 불필요한 경쟁구도 속으로 아이들을 밀어 넣거나 부모의 인정을 받기 위해 싸우는 전쟁터를 만들지 않게 할 것이다.


여섯째, 우애로운 행동을 놓치지 않고 칭찬해주자.


함께 싸웠으나 서로 화해하는 모습, 나누어 갖는 모습, 협동하는 모습 등 바람직한 형제간의 태도와 행동을 하였을 때 부모는 즉각적인 반응을 해줄 필요가 있다.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은 아이들의 긍정적 행동의 양을 늘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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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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