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결손가정? 서로 사랑하면 완벽한 가족이죠”

베이비트리 2017. 04. 10
조회수 678 추천수 0
‘구름빵’ 백희나 작가 새 그림책 
외로운 아이가 마음 여는 성장일기
“4인가족 이상화한 듯해 미안했다”

00503756_20170406.JPG
책읽는곰 제공

00503757_20170406.JPG
알사탕 
백희나 지음/책읽는곰·1만2000원

“혼자 노는 것도 나쁘지 않아.”

동동이는 오늘도 놀이터에서 혼자 구슬치기를 한다. 친구들에게 “같이 놀자” 말을 건넬 용기가 없어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기분이 어떤지는 표정에 다 드러난다. 새 구슬을 사러 간 문방구에서 동동이는 문방구 아저씨가 권하는 알사탕 한 봉지를 산다. 그런데 이 알사탕, 뭔가 이상하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색깔과 무늬의 알사탕은 하나씩 입에 넣자 각기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박하향이 나는 소파 무늬 사탕은 소파가 하는 말이 들린다. “옆구리에 리모컨이 껴서 아파.” “숨쉬기가 힘드니 아빠보고 방귀 좀 그만 뀌라고 해.” 사탕이 녹으니 목소리도 사라진다. 애완견 구슬이의 털무늬를 닮은 사탕은 구슬이 목소리가 들린다. “네가 싫어서가 아니라 늙어서 너와 잘 못 놀아주는 거야.” 아빠의 턱수염을 닮은 까칠까칠한 사탕은 잔소리 대장인 아빠의 진심이 들린다. “사랑해, 사랑해.”
백희나 작가.
백희나 작가.

<구름빵>을 지은 백희나(46) 작가의 새 그림책 <알사탕>은 외로운 동동이가 다양한 ‘마음의 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의 마음도 열어가는 성장 이야기다. 타인과 교감할 줄 모르던 아이는 알사탕을 통해 듣게 된 여러 진심에 마음의 경계를 풀고 먼저 말을 꺼낼 용기를 갖는다. 현재 외국에 머무는 백 작가는 4일 전자우편으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이번 책을 “<이상한 엄마>(2016) 출간 이후 거대한 우울함이 밀려올듯해 시작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스토리보드를 만들며 스스로 감동해 두세번 펑펑 울기도 했다”며 은근히 자부심도 드러냈다.

책읽는곰 제공
책읽는곰 제공

“가능하다면 많은 해석이 가능한 책을 만들고 싶다”는 백 작가의 바람은 전작인 <이상한 엄마>부터 도드라진다. 가족구성만 봐도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힐 여지가 많다. <이상한 엄마>에서 아이가 아픈 날 직장에서 마음 졸이는 엄마만 등장했다면 <알사탕>은 집안일을 하는 아빠만 나온다. 한부모 가정, 일하는 엄마, 주부가 된 아빠 등이 생각나는 설정인데, 백 작가는 “무지 행복한 4인 가족이 주인공인 <구름빵>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의도된 설정”이라고 설명한다. “지구상의 어떤 가족이 그렇게 엄마·아빠·형제·자매가 다 모여 오손도손 살겠어요. 아이하고 부모 중 누가 없으면 ‘결손가정’이라고 표현되는 것이 싫었어요. <구름빵>의 4인 가족을 이상적인 가정처럼 그린 게 미안했고,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가정을 그려보고 싶었죠. 어떤 모습의 가정일지라도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의지하며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완벽한’ 가정이잖아요.”

00503755_20170406.JPG

작품 세계는 다양하고 깊어졌지만, 그림책을 만드는 방식은 변함이 없다. 찰흙의 일종인 ‘스컬피’로 빚어 구운 캐릭터에 개성 넘치는 표정을 그려 넣고 실내외 배경과 소품들을 일일이 손으로 만든 뒤 입체감 있는 사진으로 담는다.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 힘들지만, 마법같이 공간과 인물이 살아나는 순간을 보면 욕심이 난다”는 백 작가는 “<알사탕>에 나오는 주변인 중 한 명이 주인공인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3살 이상.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베이비트리
안녕하세요, 베이비트리 운영자입니다. 꾸벅~ 놀이·교육학자 + 소아과 전문의 + 한방소아과 한의사 + 한겨레 기자 + 유쾌발랄 블로거들이 똘똥 뭉친 베이비트리,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혼자서 꼭꼭 싸놓지 마세요. 괜찮은 육아정보도 좋고, 남편과의 갈등도 좋아요. 베이비트리 가족들에게 풀어놓으세요. ^^
이메일 : hanispecial@hani.co.kr       트위터 : ibabytree       페이스북 : babytree      
홈페이지 : http://babytree.hani.co.kr

최신글




  • [6월23일 어린이 새책] 코끼리의 기억 외[6월23일 어린이 새책] 코끼리의 기억 외

    베이비트리 | 2017. 06. 23

     코끼리의 기억 코끼리인 나와 아빠는 전쟁을 피해 나라 밖으로 탈출했지만, 아빠는 전쟁 무기를 만들고 나는 군사 학교에서 군인 교육을 받게 된다. 많은 사람을 죽게 만드는 전쟁을 막기 위해 폭탄을 아이들이 지은 그림과 시로 바꿔...

  • 거짓말은 싫은데 자꾸만 하게 되네거짓말은 싫은데 자꾸만 하게 되네

    베이비트리 | 2017. 06. 23

     투덜이 빈스의 어느 특별한 날 제니퍼 홀름 지음, 김경미 옮김/다산기획·1만2000원“윙키 아저씨, 아저씨가 깡통 스무개에 10센트라고 했잖아요!”열살인 빈스는 단단히 화가 났다. 땀을 뻘뻘 흘리며 동생 커밋과 몇 시간이나 쓰레기더미를...

  • 바다밭에 머무는 시간 “딱 너의 숨만큼만”바다밭에 머무는 시간 “딱 너의 숨만큼만”

    양선아 | 2017. 06. 23

    ‘물숨’ 고희영 감독이 쓰고 스페인 화가 알머슨이 그린 제주 바다 해녀 3대 이야기엄마는 해녀입니다 고희영 글, 에바 알머슨 그림, 안현모 옮김(영어번역본)/난다·1만3500원광활한 바다에서 자맥질을 하면서 전복과 해삼 같은 해산물...

  • [6월9일 어린이 새책] 루나와 나 외[6월9일 어린이 새책] 루나와 나 외

    베이비트리 | 2017. 06. 09

     루나와 나 1997년 10월 미국 여성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은 캘리포니아 삼나무숲 나무 위에 올라 738일 동안 살면서 목재회사를 상대로 싸워 이들로부터 벌목을 중단하고 숲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제니 수 코스테키-쇼가 실화...

  • 우연히 만난 우리 가족 될 수 있을까우연히 만난 우리 가족 될 수 있을까

    베이비트리 | 2017. 06. 09

    난 네 엄마가 아니야!마리안느 뒤비크 글·그림, 임나무 옮김/고래뱃속·1만3500원작은 다람쥐 오토는 오래된 숲속 커다란 나무 위에 혼자 산다. 어느날 아침 오토는 집 앞에서 뾰족뾰족 가시가 돋친 초록색 알을 발견한다. “어, 이상하네! 어제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