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펫트병으로 60종의 만들기를 하다

권오진 2017. 04. 14
조회수 4827 추천수 0

지난 21일부터 펫트병으로 만들기를 시작했다. 작년 말에 도시농부를 공부하면서 펫트병으로 다양한 화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동기부여가 되었고, 이에 고무되어 자신감이 충만해졌다. 아파트에는 매주 화요일이 재활용 수거일이다. 이를 알고 1월 중순부터 화요일이 되면 펫트병과 뚜껑을 모으기 시작했다. 커다란 백을 들고 그럴듯한 병을 가득 넣었다. 주위에 경비원들이 이를 보고 무엇을 하느냐고 묻는다. 이미 친한 사이기에 아이들을 위한 물건을 만든다고 말했더니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다


01파렛트.jpg » 펫트병 뚜껑을 이용해 만든 파렛트. 사진 권오진.

맨 처음 만든 것은 펫트병 뚜껑을 이용한 파렛트였다. 이것은 수채화를 그릴 때, 물감을 짜서 넣는 기구다. 먼저 CD 위에 4개의 뚜껑을 글루건으로 붙였고, 병의 윗 부분을 잘라서 물통을 만들었다. 완성 후에 아내에게 보여주니 멋지네라고 칭찬이 돌아온다. 그 후, 2.5리터 우유병으로 부삽을 만들었고, 이어서 모래시계, 캐릭커 화분받침, 자동차, 연필꽃이, 보석함, 팽이, 스마트폰 거치대, 야구베트, 종이컵디스페스 등 3월말까지 60종류를 만들었다.

11 캐릭커 화분.jpg » 플라스틱 병을 활용해 만든 캐릭터 화분. 사진 권오진.


05움직이는 자동차.jpg » 자동차. 사진 권오진.


 03 3단보석함.jpg » 보석함. 사진 권오진.

나는 아빠가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놀이 자료가 5,000개쯤 된다. 그런데 이것을 한 번에 모은 것이 아니고 거의 20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런데 이렇게 모을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 바로 아이들과의 놀이 속에 있었다. 아들이 유아 때는 아빠가 하자는대로 놀았다. 그런데 7살이 되니 방식이 달랐다


어느 날부터 아들이 아빠, 이런 놀이는 어때요?’라고 제안을 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박스놀이를 하다가 박스 속에 들어가서 옆으로 굴러가기 놀이가 탄생되었고, 이름은 박스 속 굴러가기. 또한 지구들기에서도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것은 아이가 물구나무를 서면 아빠가 아이의 발목을 잡고 시간을 재는 놀이다. 여기서 아들은 한 손으로 물구나무를 설래요라고 제안을 했고, 또한 아빠, 그냥 머리로만 지구를 들래요라고 추가 제안을 했다. 이렇게 놀이를 하면서 아이의 아이디어가 더해지자 놀이의 종류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바로 아이의 시각에서 하고 싶은 놀이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펫트병 만들기는 조금 달랐다. 아이와 하는 것이 아니라 나 혼자서 해야만 했다. 더구나 많은 양의 각종 병을 집에 가져오니 우선, 아내의 눈치가 보였다. 그래서 먼저 양해를 구했다. 기본 아이디어는 인터넷과 유튜브를 활용했다. 기본 과정을 살펴보면, 재활용 날에 병과 뚜껑을 가져와서 화장실에서 세척을 했다. 먼저, 샤워기로 충분히 분사를 한 후에 퐁퐁을 이용하여 닦아주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특히, 병뚜껑은 이물질과 냄새가 많았다. 더구나 소주나 맥주 뚜껑은 한 번의 세척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지근한 물에 한 나절 이상 물에 담가놓았다. 그리고 이것을 베란다에서 하루 정도를 말렸다

10 자동 새먹이통.jpg » 자동 새먹이통. 사진 권오진.

만들기를 하면서 놀라운 것은 펫트병의 다양함이다. 우선 콜라의 경우, 2리터, 1.5리터, 500만 있는 줄 아는데 350의 크기도 있었다. 색상은 대부분 흰색이었지만 소주는 녹색계통이 많았고, 어린이들의 음료에는 보라색과 핑크색 등도 있었다. 형태도 다양했다. 야구베트형도 있었고, 심지어 옛날 전구형태도 있었다. 그리고 2리터의 물병의 경우, 회사마다 외부 형태가 조금식 달랐다. 그리고 뚜껑의 경우, 주로 2가지의 종류가 있었는데 물병과 음료용으로 구분되었다. 그리고 물병 뚜껑의 경우, 5002l가 동일하게 사용되었다. 그런데 콜라와 사이다병의 뚜껑은 조금 작아서 구별이 되었다. 두께도 다양했다. 주로 물병의 두께는 음료수병에 비하여 얇았다. 그리고 병의 크기가 클수록 대부분 두꺼웠다.

06 미니선물바구니.jpg » 미니 선물 바구니. 사진 권오진.

만들기를 위하여 기본 도구를 준비했다. 캇터 칼, 송곳, 구멍을 뚫는 기구, 뺀찌, 글루건, 전기인두, 가위, 목장갑이다. 그리고 도구가 주로 사용되는 형태를 보자. 대형 캇터칼은 주로 펫트병을 가로로 자르는데 사용된다. 바닥에 고정시키면 자르기가 용이하다. 글루건은 만들기에서 필수적이다. 주로 접착재로 사용한다. 전기인두는 크고 작은 굵은 구멍을 많이 뚫을 때 용이하며, 시간을 절약해준다. 송곳은 주로 표식을 할 때 사용한다. 목장갑은 손에 끼는 용도보다 글루건이나 전기인두를 사용하면 잔여물이 인두 끝에 붙는다. 이것을 제거할 때 사용된다. 가위는 얇은 펫트병을 가로로 자를 때, 한 번에 자를 수 있으며, 일부분을 빠르게 자르거나 형태를 변경시킬 때 용이하다.


그런데 이런 만들기를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안전사고다. 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도구는 바로 칼이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칼의 사용을 금지시켜야 한다. 특히, 5세 이상의 아이의 앞에서 해야 하며, 칼을 사용할 때 아이와 최소 1미터 이상 거리를 두어야 한다. 사고는 순간적으로 발생한다. 그 과정을 보면 아빠가 칼을 사용하고, 아이가 전후좌우로 자유롭게 뛰어 놀다가 부지불식간에 손이 베게 된다. 전기인두도 마찬가지다. 전선에 연결하면 그 온도가 수 백도에 이른다. 아이가 뛰어다니다가 발목 등에 순식간에 데인다. 더불어 송곳도 마찬가지다. 특히, 만들기 놀이를 할 때, 아이에게 많은 지식을 알려주기보다 안전의식이 더욱 중요하다.

 

3월 중순, 백화점 문화센터에 제출할 강의 제안을 준비했다. 그동안 만들었던 60개의 완성품 중에서 12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담당자에게 보여주었다. 부산, 대구, 인천, 서울 등 6곳이었다. 담당자들은 모두 너무 잘 만들었다고 감탄을 하며 강의안과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수도권의 한 곳에서만 강의가 확정되었다


주제는 파렛트 만들기와 수채화 그리기로서 7~10세 아이들이 대상이다. 강의시간은 60분이며, 10분은 창의성의 기초교육을 하고, 20분은 만들기를 하고, 20분은 직접 종이에 꽃을 그리는 방식이다. 한 곳에서라도 강의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무엇이든 항상 처음이 어려우며, 누구나 낮선 동네에 가면 약간의 두려움이 있다. 나는 2달 동안 펫트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지만, 백화점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은 생뚱맞기도 하다. 이런 프로그램이 처음이며, 더구나 7~10세 아이들은 참여율은 유아에 비하여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주 작은 씨앗에서 다양한 꽃들과 결실이 맺는 것처럼, 나의 도전과 시작은 매우 유의미하다고 자평한다.

 

모든 엄마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창의성이다. 그런데 그런 엄마들의 교육관을 보면 조기교육, 원어민교육에 목을 매는 경우가 많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창의성에 관하여 이율배반적인 태도이다. 내 아이를 창의적으로 키우기 위하여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아이가 개구쟁이로 키워야 한다. 그러면 자유정신이 생성되고, 공감각이 살아난다. 이를 통하여 저절로 오감으로 많은 대상들을 받아들인다. 바로 input이 이루어진다. 이게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창의적인 output이 저절로 생성된다. 또한 손가락을 많이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만들기 놀이가 중요하다. 손가락으로 무엇을 만들면 저절로 뇌가 활성화가 되고, 입체적, 종합적인 생각으로 확대 재생산이 된다. 심지어 영감까지도 불러올 수가 있다. 바로 위인들의 어린 시절은 대부분 이런 카테고리에 속한다.

 

만들기의 영역은 펫트병에 국한되지 않는다. 신문지로 딱지나 모자, , 비행기를 만들 수 있으며, 박스로 칼, , 의자, 징검다리를 만들 수도 있으며, 이불로 집시집을 만들 수가 있다. 놀이는 곧 상상력이다. 아빠들의 어린 시절 추억속에 수많은 만들기 놀이가 숨어있다. 이제 아빠의 만들기 참여는 아이에게 호기심을 불러오고, 소통이 향상되며, 창의성이 저절로 춤추게 할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와 만들기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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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펫트병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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