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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속 야외활동이라니…” 어린이집 학부모들 ‘울화통’

베이비트리 2017. 0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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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503858_20170330.JPG »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미세먼지가 ‘나쁨’ 단계를 기록한 지난 28일, 박인옥(33)씨는 연년생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인근 공원으로 야외활동을 다녀온 사실을 알게 됐다. 반나절 동안 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두 자녀를 생각하니 울화가 치밀었다. 박씨는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에게 “미세먼지 심한 날 야외활동을 하지 말아달라”고 이전에도 몇차례 건의했다. 하지만 ‘일정대로 야외활동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박씨는 “‘야외활동 자제해달라’고 말할 때마다 내 자식이 미운털 박힐까봐 눈치가 보인다”며 “어린이집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해달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옮길 곳도 마땅치 않다. 박씨는 “미세먼지 때문인지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도 쉽게 낫지 않는다. 이젠 공기 때문에 부모들이 이런 고민까지 해야 하느냐”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연일 하늘을 뒤덮고 있는 미세먼지에도 일부 교육기관(유치원·어린이집·학교 등)이 야외활동을 강행하면서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미세먼지 발생 시 야외활동 금지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고 지켜달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교육기관들은 “예측 불가능한 대기질 탓에 계획한 야외활동 수업을 취소하거나 변경하기 쉽지 않다”며 난감해한다.

환경부는 지난 1월 ‘건강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을 제작해 교육기관에 배포했다. 매뉴얼엔 미세먼지 특보(나쁨, 매우 나쁨)가 발효되면 유치원·어린이집은 야외활동 및 실외수업 금지, 임시휴업 등을 하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강제력이 없다 보니 교육기관마다 재량껏 지침을 따르고 있다.

교육기관들도 말 못 할 고민이 많다. 서울에 있는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누리과정 지침에는 매일 1시간쯤 야외활동을 권장한다. 갇혀 있기 싫어하는 아이들 특성상 야외활동을 안 할 수 없다. 미세먼지 수치가 애매할 때는 야외 수업을 강행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인천에 있는 또 다른 어린이집 관계자는 “미세먼지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학부모들도 있다. 야외활동을 두고 찬반 의견이 나뉘기 때문에 학부모들 눈치가 보인다”며 “어린이집 시시티브이 설치 의무화 정책처럼 정부에서 공기청정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약 4만여명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회원들은 오는 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초미세먼지 위험성 알리기’ 캠페인을 벌인다. 카페 관계자들은 공지 글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대선 주자들과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고, 대책을 촉구하도록 하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국회 입법예고 시스템 누리집엔 지난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발의한 ‘미세먼지 대책 특별법안’이 게재됐는데, 시민들이 연일 누리집을 찾아가 찬성 댓글을 남기고 있다. 현재 1만1600건이 넘는 의견이 달려 ‘관심 입법예고’로 분류됐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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