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둘째가 생겼을 때 첫째아이 어린이집 보내기

김영훈 2017. 0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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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9006_P_0.JPG » 사진 픽사베이.부모가 가장 난감해 하는 때는 아이들이 아플 때와 아침에 어린이집에 안 간다고 떼쓸 때이다. 희한하게도 한 명이 그러면 다른 아이도 연쇄적으로 안 가겠다고 떼를 부리곤 한다. 주변에 맡아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니 설득해야 하는데 마음만 급해진다


특히 둘째가 태어나면 첫째는 아침마다 어린이집에 데려다 달라며 엄마와 실랑이를 벌인다. 엄마가 어린 동생을 이유로 첫째의 요구를 거절하거나, 어쩔 수 없이 동생을 업고 나서면 첫째는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며 울음을 터트려 엄마를 화나고 난처하게 한다. 친구들과 어린이집 버스 타는 것을 좋아했던 첫째가 왜 이러는지 엄마는 이해할 수가 없다


첫째는 전과 달리 짜증도 많아져 조금만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소리 지르며 울어버린다. 부모들이 이 시기에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둘째를 낳고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다. 첫째 입장에서 보면 자기를 보내 놓고 엄마가 동생이랑 뭘 하려고 하나 싶다. 뿐만 아니라 부모의 생각과는 달리 아이에게 어린이집의 초기 적응은 꽤 스트레스가 된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 자기가 더 이상 중심에 놓이지 않고 뭐든 정확히 표현해야만 자기 말을 들어주는 분위기는 아이에게 큰 도전이고 엄청난 스트레스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에게 짜증을 부리기도 하고 어린이집을 안 가려는 태도도 많이 보인다. 이 때는 어린이집을 잠시 미루는 것도 괜찮지만, 여건상 보내야 한다면 아이가 당분간 짜증을 낼 것은 각오해야 한다. 도망가기보다는 정면 승부를 해야 아이의 불안이 줄어든다.

 

스트레스와 어린이집


연구에 의하면 어릴 적 부모와 격리된 경험은 불안시스템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한다. 부모 중에는 우는 아이를 달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을 일종의 스트레스 예방접종이므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스트레스 예방접종은 아이를 알맞은 정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두고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아이가 오랫동안 우는 것이 단지 스트레스를 적당히 경험하고 적응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아이를 수시로 안아주고 달래주고 품에서 진정시켜주고 즐겁게 해주면 부모와 애착을 형성한다. 부드럽고 다정한 접촉으로 아이에게서 오피오이드와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아이는 부모와 일체감을 느끼며 행복해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아침에 가장 높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한다. 하지만 어린이집에 맡겨진 5세 이하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코르티솔이 시간이 가면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아이들이 다시 부모와 만나자마자 스트레스 수치가 크게 낮아진다. 아이들 중 91%가 어린이집에서 코르티솔 농도가 높아졌고, 그중 75%가 집에서 돌아온 후 떨어졌다는 보고도 있다그러나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아이들은 혼자 노는 아이들보다 코르티솔 농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아이의 사회성이 중요한 것이다.

 

어린이집의 적응


36개월이면 아이가 어린이집에 잘 다닐 수 있다. 엄마하고도 쿨하게 헤어지고, 적응도 잘 한다. 헤어질 때도 울지 않고. 엄마가 가도 곧잘 보내주고, 어린이집 차를 혼자 타고 가도 울지 않는다. 그래도 1개월 정도는 단계적인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보통 피곤하거나 하면 엄마를 찾고 우는 경우가 있는데 그마저도 금방 그친다. 그러다가도 어린이집에 안가고 집에서 엄마랑 쉬고 싶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생각 같아서는 좀 피곤하거나 집에서 엄마와 있고 싶은 날은 차라리 데리고 있고 싶기도 하지만, 장기화되면 적응하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집에서 쉬자라고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 아이에게 처음 시작하는 어린이집은 낯선 장소이다. 따라서 아이에게는 불안과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아이는 독립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며, 아직은 분리불안을 느끼는 나이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부모와 떨어져 있는 것을 힘들어할 수 있다. 아이의 이러한 불안은 전두엽이 발달하면서 점차 억제된다


아이는 자라면서 그림책을 읽거나 TV를 시청하거나, 장난감을 가지도 노는 것처럼 기분 전환하는 법을 서서히 배워나가는 것이다. 발달전문가들은 36개월이 되면 이러한 분리불안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동반하지 않고 사설기관에 다른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처음 적응할 때만 그렇지 독립적으로 어린이집에 다닐 뇌의 준비는 이루어진 상태인 것이다. 다만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부모와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자주 떨어져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누구와 같이 놀아야 하는지 아이가 느낄 감정적 고통을 진지하게 고려하면서 알게 하여야 한다


따라서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거부감을 느낄 때 그것을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연결시켜주면 좋다. 예를 들어 찬찬히 설명하거나 가능한 한 추상적이지 않은 언어를 사용해서 말이다. 또 어린이집에서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와 즐거움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울 수 있다면 코르티솔이 줄어든다. 호기심이 생기면 두뇌에서 도파민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부모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노는 즐거움과 기쁨을 강조하여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친구 사귀기


어린이집에 다니려면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어린이집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의 경우에는 집에 와서 짜증이 많아지고 울곤 한다. 아이가 엄마를 보고도 반응이 없고 웃지도 않고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어린이집에 친구가 없을 때 적응이 어려워진다.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것을 즐거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친한 친구가 없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어린이집에서 혼자 있게 되면 어린이집 다니는 것도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동안은 잘 있었다고 하더라도 혼자 앉아서 미술을 하였던 나쁜 기억이 아이를 위축시키고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더구나 마음에 드는 친구가 자기와 잘 놀아주지 않는다면 그것도 속상해하고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자기가 친구가 많다면 쿨하게 넘어갈 일이지만 친구가 한명인데 그 친구가 다른 아이들과 더 잘논다면 속이 상한다


이 시기는 아이들과 재미있게 논 시간이 없으면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싫어하게 된다. 사회성은 선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물론 아이의 성격특성상 외향성이 많거나 수용성이 높은 아이가 친구를 잘 사귈 가능성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적 기술이나 경험이 없다면 외향성이나 수용성이 많다고 친구를 잘 사귀지는 못한다. 따라서 사회성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사회적 기술을 가르쳐준다면 충분히 늘려나갈 수 있다.


첫째, 첫째에게 집중하라.


둘째를 낳은 직후엔 둘째보다는 첫째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 조부모가 있다면 둘째는 조부모가 많이 보게 하고 2~3달 동안은 엄마는 주로 첫째를 돌보아야 한다. 아이들은 순간적인 욕구나 충동이 우선이다. 따라서 말로 설득하려 하면 아이는 그냥 엄마가 내 요구를 안 들어주는구나 라고 생각한다. 물론 안 들어줘야 할 요구는 들어주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들어줄 수 있는 요구라면, 장기적으로 볼 때 들어주는 편이 유리하다


첫째에게 당분간 더 집중하라. 되도록 아이를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것은 엄마가 하라. 이때 분위기는 될 수 있는 한 밝게 하라. 물론 아이는 엄마이기에 아빠보다 더 떨어지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감당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아이가 정말로 엄마에게는 자기가 우선이고, 자기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보아라. 그러고 나면 아이는 한결 편하게 느낄 것이고 덜 매달릴 것이다.


둘째, 모든 가능한 변화는 동생이 태어나기 몇 개월 전에 미리 조금씩 만들어주자.


예를 들어 첫째의 방을 동생에게 주어야 할 경우라면 출산 몇 개월 전에 미리 옮겨주거나 큰 침대로 바꾸어주어야 한다. 동생이 태어난 후 첫째를 돌봐줄 수 없다면 동생이 태어나기 몇 개월 전부터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 동생 때문에 첫째를 어린이집을 보낸다면 동생을 낳기 전에 아이가 완전히 어린이집에 잘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낼 계획이 있다면 엄마의 몸이 약간 편해지는 임신 중기에 시도하는 것이 좋다.


셋째,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는 것은 일시적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괜찮은 곳으로 여기게 되어야, 아이는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고, 가족 이외의 사람과 정서적 유대를 맺을 능력이 있으며, 또 그렇게 해도 된다고 느낀다. 어린이집에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친구가 있고 어린이집 선생님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지내는 것을 좋아하게 된다. 처음에는 낯설고 불안정하겠지만 다른 아이와 친해지고 유치원 선생님과 친해지고 익숙해지면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려고 한다


어린이집에 가는 습관은 일관성을 가지고 지켜야 한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원하지 않는다면 엄마와 같이 동반해서 가거나 외적보상으로 구슬러서라도 일단 어린이집은 매일 가야한다는 인식이 심어져야 한다. 아이가 아프거나 하면 가끔 빠지는 것은 가능하지만 가기 싫다고 어린이집에 안보내게 되면 집이 훨씬 좋기 때문에 점점 감당이 안될 가능성이 높다.


넷째, 역할 놀이를 하자.


어린이집에 처음 다닐 때는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부터 없애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익숙한 장난감이나 동물 인형을 가지고 가면 아이가 어린이집과 집을 쉽게 연결할 수 있다. 부모가 아침저녁으로 어린이집 선생님과 아이의 일상생활에 대해 상세하게 정보를 교환하는 일도 필요하다. 아이가 겪어 보지 못한 상황이나 시련에 직면할 때마다 전부 이해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부모가 설명해주는 것이 아이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처음 어린이집에 갈 때에는 아이가 부모와 얼마나 오래 떨어져야 하는지, 어린이집에서 어떤 재미있는 일이 있는지, 친구들과는 어떻게 인사해야하는지 등에 대해 알려주고 역할 놀이를 하여야 한다.


다섯째, 부정적인 기억은 오래 간다.


어린이집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이 있으면 아이는 어린이집을 가지 않으려고 한다. 부정적인 기억을 극복하는 방법은 두가지이다. 한 가지는 부정적 기억을 다시 상기하여서 그런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거나 부정적인 기억을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그렇게 된 상황을 설명하고 이유를 말해주어야 한다. 한 번 얘기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세 번 이상 이야기하여 부정적 기억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


또한 선생님이 아이의 편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해주어야 한다. 다른 한 가지는 부정적인 기억을 덮기 위한 긍정적인 기억이 4배 이상 있어야 한다. 긍정적인 기억은 오래 가지 않기 때문에 여러 번의 기억 필요하다. 친구들과 같이 노는 4번 이상의 기억을 만들어주어야 부정적인 기억이 덮어지는 것이다.


여섯째, 친한 친구와 개인적인 시간을 갖도록 하라.


친한 친구를 집으로 데려와서 둘이 노는 시간을 만들어보아라. 둘째가 있어서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친구부모와 친해져서 부모끼리도 친해질 수 있다면 아이는 더욱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집 안에서 다양한 놀이를 함께 하다보면 이를 매개로 친구와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이런 시간이 쌓여 관계가 굳건해지면 친구가 다른 아이가 함께 놀아도 상처를 받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사귀고 싶어하는 아이와 같이 노는 시간을 마련해주어라. 어린이집에서 재미있게 놀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해 어린이집선생님께 부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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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엄마가 모르는 아빠 효과> <닥터 김영훈의 영재두뇌 만들기>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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