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빨래

 

깜박했네

아이 옷을 물에 담궈놓고

잊고 있었다

그래도 급하지 않다

물 빠지는 옷이 아니라서

 

소매를 둥둥 걷고

때가 어디 묻었나 보고

비누칠을 한다

손으로 쓱싹쓱싹

 

만화나 영화에서 보면

무예를 닦거나 수련할 때

사부님들이

제일 먼저 시키는 일이

설겆이랑 빨래 청소하기다

 

왜 바로 가르쳐 주지 않을까

빨래나 청소할 시간에 

더 배우면 더 잘할텐데

언제부터였나

이 모든 것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손빨래하면서 다시 끄덕인다

 

어떤 일을 하든지

마음의 평정심이 필요하고

일상 생활이 바탕이 된다

5년 10년 20년

매일 매일이 쌓인 일상의 반복이다

 

바로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마음의 평정심과

탄탄한 일상생활이다

 

하루종일 모임 참석한다고

쫓아다닐수도 있겠지만 

진정되지 않는 마음에

참석을 포기했다

잠깐 멈춤이 필요하다

 

올 한해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하나 

무엇에 집중해야할까

나는 진정 무얼 하기를 원할까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지

내게는 무엇이 중요한가

다시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비누칠한 옷을 헹구는데

옷에 묻어 있던 먼지들이 이리 많았나

하루 입고 벗어놓은 옷들이기에

찌든 때보다는 먼지가 더 많았다

가끔 시간을 내서

손빨래 해야겠다

 

세탁기 돌리고 나서 까만 아이 바지에

남아있던 먼지를 보고 불편했던 마음이

말간 물에 씻겨나간다

어릴 적 차가운 개울물에

손빨래 하던 기억도 폴폴 살아난다

탁탁 빨래한 옷을 털어내듯

쫄아있던 마음도 탁탁 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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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어릴 적엔 어떤 옷을 입던지 개의치 않았는데 작년부터는 옷에 묻은 먼지며 위아래 옷의 어울림이며 이것저것 부쩍 신경을 쓴다. 따라서 아이 옷빨래에 나도 더 신경쓰게 되었다. 매번은 아니더라도 애벌빨래든 손빨래든 직접 옷을 빨 때가 생겼다. 가끔 나를 위해서도 손빨래하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싶다. 다시 일을 시작한지 4년차에 접어들면서 나에게 요구되는 일들이 생겼다. 선택은 결국 내가 하는 것이지만 주위에서 이 일을 해주었으면 하기도 한다. 냉정히 보면 누군가가 대신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어떤 일을 할지 내가 어떤 일을 하면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아참 작년 4월에 시작한 마을미디어 엄마들의 책읽는 방송은 함께 이끌어주는 엄마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제 잘 자리잡아가고 있다. 다음에는 이 이야기도 꺼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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