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처방전 없더라도 구입 전에 한번 더 고민

김영주 2011. 09.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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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기간중 처방전 없이 구입해도 괜찮은 약품들







53cfbb7c5b503ed80c9a4c453f1e46c1.두통, 설사, 충혈과 같은 일상적인 증세를 치료할 필요가 있다면 일반적으로 가장 안전하다고 추천되는 약품을 사용하도록 한다. 충혈완화제와 같은 몇몇 약들은 오랜 기간 복용하면 해로울 수도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모든 약을 섭취할 때는 반드시 먹기 전에 의사와 상담하도록 해야 한다.



 • 고통 경감제: 아세트 아미노펜(타이레놀)

 • 충혈제거제: 슈도에페드린 염화수소산염(슈다페드)

 • 항히스타민제: 클로르페니라민(클로르 트리메톤)

 • 지사제: 카올린(함수규산 알루미늄), 펙틴(카오펙트)

• 제산제: 탄산칼슘(튬),수산화 알루미늄/수산화 마그네슘(말록스)

 • 가스 방지제: 쓰메시콘(밀란타 가스)



복합증세의 알레르기 약이나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는 감기약은 피해야 한다. 여기에 제시되어 있는 많은 약들이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는 도움을 주지만, 오랜 기간 복용하면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탄산 칼슘을 계속 먹게 되면, 칼슘 수준이 너무 높아져 위험할 수 있다. 만약 여러번 약을 먹어야할 필요가 있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서 상태를 완화시킬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일부 의약품들은 혈관을 통해 태반으로 들어가 아기의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 어떤 의약품들은 태반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에 영향을 끼치거나, 자궁을 수축시키는 등 임신에 간접적으로 해를 끼친다. 그러나 또 어떤 의약품들은 태반으로 들어가지 않거나 태아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특정 의약품들은 태아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해서 확실히 알지 못한다. 특히 새로 나온 약일수록 더하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평상시 보통 하나 이상의 약 처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의약품이 임신 기간 중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의약품 섭취를 결정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과정일 수 있다. 의사도 임산부에게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주지 못할 수 있지만 이익과 위험의 경중을 따져 결정하도록 도움은 줄 수 있다.



처방의약품에 덧붙여서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약품들 또한 안전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은 임신기간 중, 특히 임신 말기 세 달 동안에는 복용을 피해야 한다. 또한 이부프로펜(부루펜)이나 나프록센(낙센)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NSAIDs)의 복용도 피해야만 한다. 몇몇 사람들은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은 안전할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약품을 섭취하기 전에 의사와 충분히 상의를 거쳐야만 한다. FDA에서는 임신기간 중에 섭취하는 의약품에 대하여 “등급”을 정해놓고 있다.



 ∙ Category A : 이 약품들은 임신기간 중에 섭취해도 안전한 것들로, 엽산, 비타민 B6과 같은 보충제들이 포함된다.



∙ Category B : 이 약품들은 임신기간 중에 자주 사용되어 왔고 선천성 기형이나 다른 문제들을 유발시키는 것이 나타나지 않은 것들이다. 이러한 약품들에는 몇몇 항생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파모티딘famotidine(가스터), 프레드니손(코티손), 인슐린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부프로펜(부루펜), 나프록센(낙센), 그리고 다른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NSAIDs) 같은 것들은 임신 3 삼분기 이전에는 B그룹에 속하지만, 임신 말기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D그룹에 속한다.



∙ Category C : 이 그룹에 속한 약들은 엄마와 태아에게 다소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거나, 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들이 해당된다. 여기에 해당하는 약의 대부분은 안정성 연구가 되어 있지 않다. 사용시의 이익이 위험성보다 클 때만 사용한다. 여기에는 항균(살균) 약품인 fluconazole (디플루칸),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소염제인 슈도에페드린(슈다페드), 항생물질인 Ciprofloxacin(씨프로바이), 그리고 몇몇 항우울제가 포함된다.



∙ Category D : 이 약품들은 태아에게 분명히 위험하며, 알코올, 조울증 치료제인 리튬, 항경련제인 페니토인(딜란틴), 암치료를 위한 화학요법이 이에 해당한다. 몇몇 경우에 엄마의 건강이 위험에 처해있다면 임신기간 중에도 항암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 Category X : 이 약품들은 선천성 기형을 초래하는 것들로 판명되었으며, 임신기간 중에는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다. 이러한 것들로는 낭포성 여드름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아큐텐Accutane, 건선 치료제인 타가손, 진정제(수면제) 탈리도마이드가 해당된다. 이러한 약품들은 가능한 한 임신 이전에 반드시 섭취를 중지해야하며, 그렇지 않다면 임신이 의심되는 순간 바로 투약을 중지해야만 한다.



예를 든 약품의 대부분은 임신기간 중에 복용하면 잠재적으로 위험한 것들이다. FDA의 이러한 분류가 완벽한 것은 아니며 FDA는 의약품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의약품의 영향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 집단에는 약을, 다른 집단에는 위약을 주고 제한된 시간 동안 관찰하는 연구 방법인 무작위 통제 임상실험을 수행하는 것이다. 임신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러한 종류의 실험은 비윤리적이며, 태아에게 잠재적인 위험을 제공해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약의 안전성에 대한 정보는 주로 동물실험에서 추론하거나, 임신하지 않은 여성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보고 추정하기도 하며, 혹은 약을 구입해서 섭취하는 임산부들을 관찰함으로써 얻는다.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약을 포함하여 자신이 섭취하는 약에 대해서 가장 잘 알아보기 위해서는 임신하기 전에 의사와 상의해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약의 해로운 영향이 자주 수정된 후 첫 며칠에서 몇 주 시기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만약 이미 임신을 했다면, 지금까지 섭취해온 약이 안전한가에 대해서 의사와 상의해보아야만 한다. 일부 약들은 단지 임신 초기 혹은 임신 말기에만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약들이 필요해서라기보다는 구입이 편해서라면, 당장 이러한 약을 섭취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고통을 경감시키거나 소화를 돕기 위해서, 혹은 감기나 알레르기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자마자 약을 복용해야 한다면 먼저 진정으로 이 약들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고려해 보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병의 치료를 위해서 약을 사용할 때는 약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위험성보다는 건강에 대한 이익의 비중이 더 높아진다. 예를 들어, 톡소플라스마증이나 리스테리아병과 같은 병에 감염되어 항생제를 섭취해야 하는데 만약 치료를 거부한다면, 태아의 건강은 위험에 놓이게 된다. 혹은 약물치료를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데 약물 치료를 건너뛰거나 중단하여 만성질환의 조절이 잘 안된다면 임신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게 된다. 아기의 건강은 전적으로 엄마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자신을 보살피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임신 중 항우울증제의 사용은 특히 논쟁거리가 되는 것이다. 우울증은 약 10%정도의 임산부들에게 나타나며, 임신기간 중이나 출산 후에 경험하게 되는 호르몬 수준의 변화는 그들을 특히 기분 장애에 취약하게 만든다. 그러나 임신기간 중 항우울제 사용의 안전성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항우울제를 사용한 적이 있는 여성들로부터 수집한 정보는 과거 삼환계 약물치료tricyclic medication 뿐만 아니라 프로작(Prozac), 팍실(Paxil), 졸로프트(Zoloft)와 같은 더 새로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방지제(SSRIs)들이 아기들에게 선천적인 기형이나 유의할 만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SSRIs의 안전성에 대한 막대한 양의 자료가 있기 때문에 이것을 처방하는데 있어서 안도감을 느낀다. 그러나 몇몇 보고들은 SSRIs와 연관된 신생아의 금단증상과 잠재적인 독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우울증 치료를 받는 여성들은 의사와 상담해야만 하며 정신건강에 미치는 중요한 도움과 항우울제의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해서 저울질 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결정은 각 여성의 상태에 따라서 다양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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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이대 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로 200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기의 인권을 존중하는 르봐이예 분만을 처음으로 시작한 르봐이예 전도사이다. 그후 프랑스 의사 르봐이예의 <아기 맛사지>를 번역하였으며, 임신과 관련된 영양에 관한 책으로 <임신·출산·영양 가이드>(조윤커뮤니케이션)를 번역하기도 했다. 현재 이대 목동병원 모자센터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임산부에게 매우 친절하고 친정 어머니 같이 다정한 의사 선생님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학문적으로도 매우 우수해 대한산부인과학회를 비롯한 모체태아의학회, 주산기학회에서 다수의 학술상을 수상했다.
이메일 : kkyj@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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