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하버드의대에서 제안하는 임산부 영양관리-4

김영주 2011. 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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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기의 건강이 평생을 좌우하는 이유 


 


 우리는 오랫동안 임신 기간 중 엄마의 건강 습관이 중요하다고 믿어 왔다. 지난 20년 동안의 연구 결과를 보면, 임신 기간 중의 영양섭취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결정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태아기 동안의 영양 상태가 한 개인의 건강, 신진대사 그리고 만성질환의 위험 등 평생 건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임신 기간 중의 엄마의 건강이 건강한 아이를 분만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아기가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는데도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 영역은 여전히 아주 새로운 것이지만, 연구 결과로부터 몇 가지를 파악해 볼 수 있다.


∙ 태아기 때 불충분한 영양섭취로 인해 성인이 되었을 때 만성질환에 걸리기 쉽다.


∙ 자궁 내 환경은 아기의 신진대사를 영원히 변경시킬 수 있다.


∙ 균형 잡힌 식단으로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임신 전이나 임신 중에 건강상의 문제들을 관리하는 것은 건강한 분만과 아기의 장기적인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발견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좋은 영양섭취가 중요하다’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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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은 또한 삶의 가장 초기 단계에서의 좋은 건강 상태는 일생에 걸쳐서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을 지지해준다.


이 장에서는, 태아기 때의 영양 상태가 성인이 되었을 때의 건강 상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최근의 연구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것의 가장 기본적인 관점은 ‘자궁 속 건강이 평생건강의 기초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몸은 아기가 발달되는 곳이기 때문에 단순히 아기를 위한 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임신 기간 중에 아기에게 전달되는 영양분은 마치 조각가가 진흙을 빚듯이 실제로 아기를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현상을 “태아 프로그래밍fetal programming”이라고 한다. 태아 프로그래밍은 임신기간 중 좋은 영양 상태의 중요성에 대해서 일깨워 주는 새로운 연구 분야다. 이것은 엄마 몸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가 아기의 건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신진대사와 건강


영양분이 건강과 질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신진대사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매년 우리 몸은 수천 파운드의 음식을 받아들이고, 몸 안의 거의 모든 분자들을 새로운 것으로 교체한다. 우리의 신체를 이루고 있는 세포의 대부분은 지속적으로 해체되고 재건되며, 이를 위한 모든 에너지는 음식으로부터 얻는다. 신진대사는 음식을 에너지로, 에너지를 새로운 세포로 바꾸며, 초과된 에너지를 비축하고 소비하며, 찌꺼기를 버리는 것으로 대표되는 우리 몸의 모든 신체기관의 활동과 화학적인 작용을 포함한다. 이러한 작용은 기본적으로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집합적인 기관(engine) 활동이다.


선진국에서는 죽음과 질병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을 ‘신진대사 기관(metabolic engine)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것들에는 심장병, 당뇨병 그리고 비만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이상 증세의 상당수는 불량한 식습관으로 인해 우리의 기관이 부적절하게 가동되거나 또는 앉아서 일하는 생활양식이 기관을 쇠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생기는 신진대사의 문제에 의해 발생한다.


우리는 태아 발달 기간 동안의 일련의 사건들이 어린이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만약 태아 두뇌의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하는 일이 생긴다면 이것은 영구적인 뇌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두뇌와 마찬가지로 신체의 각기 다른 부분에서도 태아기 동안 태아의 신진대사 기관이 조립된다. 만약 신진대사 기관의 발달 중에 어떠한 방해를 받게 된다면 성장과정 중 기관의 운영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발달 기간 중의 어떤 사건들이 신체적 혹은 정신적인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반면, 최근에야 같은 과정이 한 개인의 신진대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만약 누군가에게 심장질환이나 당뇨병이 발병된다면, 우리는 아마도 그 사람이 부모로부터 질병에 대한 유전적 소인을 물려받았거나(기관 자체의 불량) 혹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이나 나쁜 식습관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현재의 연구 결과들은 이러한 질병이 발병하는데 있어서 다른 요인도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병에 걸리기 쉬운 성향은 발달과정 중에 기관(engine)의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과학자들은 건강한 신진대사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태아기, 유아기, 아동기의 역할을 인식해 왔다. 우리는 이제 질병이 우리의 태아기 때부터의 모든 경험의 축적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여기에는 물려받은 유전적인 부분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경험의 축적이나 유전적인 부분들이 태아기, 유아기 그리고 아동기 때에 어떻게 형성되며, 전 생애에 걸쳐 이것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이러한 관점에 대해 다행스러운 사실은 인생의 각 단계에는 질병을 예방하고 평생 건강을 개선시킬 기회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통 건강과 질병에 대한 “생애 과정(life course)” 접근법이라고 부른다. 인생에는 다른 단계보다 더 중요한 삶의 특정 단계가 있고, 각 단계별로 다른 건강 상태들은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들을 가지고 있다.


 


태아 프로그래밍의 기원


태아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은 1980년대 말 영국의 역학연구가(epidemiologist)인 데이비드 바커(David Barker)가 명명하면서 각광받기 시작하였다. 그는 영국에서 영아 사망률이 높은 지역들이 다른 지역보다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은 지역임을 발견했다.


왜 이런 특징이 나타날까? 전형적으로 우리는 심장질환을 과식, 포화지방의 과도한 소비, 좌식생활 등 부유한 생활의 불행한 부산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영아 사망은 일반적으로 빈민지역에서 더 높고, 이러한 지역에서의 삶은 어렵고 음식도 부족하다. 바커(Barker)와 그의 동료들은 1900년대 초 잉글랜드 Hertfordshire에서 출생한 대규모 남성 집단의 기록을 살펴보던 중 비슷한 모순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출생시 혹은 출생 후 1년 에 매우 작았던 아기들이 성인이 되어 심장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출생 후 1년의 몸무게가 8.2㎏(18파운드) 혹은 그 이하였던 영아들이 12.2㎏(27파운드) 상 나가는 영아들보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거의 세배나 되었다. 출생 초기에 작게 태어난 사람들이 훗날 과체중이 되어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바커(barker)는 생의 초기의 불량한 영양 상태가 이후 풍족한 식사의 영향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신체를 만든다고 제안했다.


바커(Barker)의 연구는 태아의 발달 및 질병과 관련된 연구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마련했다. 출생 시 몸무게와 심혈관질환 간의 관계에 덧붙여서 많은 연구들이 다른 건강상의 문제(예를 들면, 고혈압, 비만과 과체중, 당뇨 등)가 출생 시의 몸무게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질환들은 모두 신진대사 기관이 가진 문제에서 발생한다. 이 연구들은 자궁 내에서의 불량한 영양이 태아의 신진대사에 지속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이것이 아동기의 신진대사가 성인기에 작용하는 데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또한 임신기간 중의 엄마의 건강이 아기의 신체 형성-아기의 몸이 각각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 “프로그램”화 됨-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은 태아 프로그래밍, 또는 바커(Barker)의 가설, 최근에는 성인 질환의 발달학적 기원으로 불려왔다. 이러한 연구는 생의 가장 초기단계의 특성이 인생 전체의 건강을 결정짓는다고 가정한다는 점에서 급진적인 것이다. 바커(Barker)의 발견에 대해서 회의론자들은 바커(Barker)가 발견한 연관성들이 시기적으로 너무 많이 동떨어져 있어서 많은 다른 요소들로도 그것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출생 시의 저체중과 심혈관질환 간의 연관성은 미국, 인도, 스웨덴, 남 웨일즈 지방 등 다른 인구집단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간호사 건강연구(Nurses' Health Study)에 의하면, 하버드의 연구자들이 7000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출생 시의 체중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성 간에 높은 상관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태아 프로그래밍에 대한 심층 연구들은 우리의 건강이 발달과정에 따라 우리의 몸에 “각인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태아기의 영양 상태가 성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사례로 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발생한 기근사태인 Dutch Hunger Winter 기간에 출생한 아기들의 예를 들 수 있다.


전쟁이 거의 끝나갈 무렵, 네덜란드 레지스탕스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독일군들은 네덜란드로 들어가는 식품 선박을 붙잡아두고 있었다. 곧 이어진 혹독한 겨울과 식량 부족은 이 지역을 심한 기근 상태로 몰고 갔고, 사람마다 하루에 1인당 300-600 칼로리 정도의 식료품 배급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임신한 여성의 권장량에 1/8-1/4 정도 밖에 미치지 않는 양이었다. 이 시기에 태어나거나 임신되었던 영아들은 당뇨로 발전할 수 있는 상태인 내당능 장애(glucose intolerance), 관상동맥 질환, 고혈압의 발생 빈도가 더 높은 성인으로 자라났다. 


특히 저체중으로 태어났으나 출생 이후 빠른 속도로 몸무게가 늘어나거나 혹은 과체중인 성인이 된 사람들일수록 기근 전후에 태어난 사람들과 비교해 질환의 위험도가 더 높았다. 이러한 생각은 다소 반직관적이다. 만약 아기가 아주 작게 태어난다면, 우리들은 대부분 아기가 정상적인 크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먹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이러한 격차해소를 위한 “따라잡기(catch-up)” 성장이 아기에게는 가장 나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자궁 내부의 환경만이 우리의 출생 이후 건강에 대한 유일한 중요 요인인 것은 아니다. 즉, 출생 전후 우리 건강의 상호작용이 질환을 일으키는 소인을 어느 정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신생아의 크기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출생 시 크기가 ‘작다 혹은 크다’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몇몇 아기들을 그들이 너무 일찍 때어났기 때문에 크기가 더 작을 수도 있다. 자궁 속에서 머물러 있는 기간이 길수록 아기는 더 크게 자랄 것이다. 임신 마지막 주는 신체가 보다 더 풍부해지고, 통통해지며 지방과 근육이 보태져서 더 무거워 지는 시기이다. 그러나 조산아들은 자궁 속에서 이러한 과정들을 충분히 거치지 못하기 때문에 작게 태어난다. 그러나 몇몇 아기들은 자궁 속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작게 태어날 수도 있다.


태아의 크기와 몸무게는 자궁 내 환경에 의존한다. 즉, 엄마의 자궁이 아기에게 맞게 적절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지, 영양분을 잘 받는지, 호르몬에 노출되어 있지는 않는지 등의 환경에 의존한다. 만약 태아의 성장이 특정 요인들에 의해서 제한을 받는다면 태아는 작게 태어나지만, 출생 이후 유전적으로 정해진 크기를 따라잡기(catch-up) 위해서 급성장할 것이다.


“저체중아(small for gestational age)”인 아기들은 출생 이후 성장하면서 발병의 위험성이 더 높게 프로그램 된 사람들일 수 있다. 신생아의 크기 분류는 성장표를 참조하라. 태아 프로그래밍의 초기 연구가 작게 태어나는 아기들에 초점을 맞춘 것이기는 하지만, 너무 크게 태어난 아기들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큰 아기들은 분만 당시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동반할 수도 있고, 장년기에 당뇨나 비만일 확률이 더 높다. 임신기간 중에 잘 먹고 권장되는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7장 참조)이 아기가 건강한 몸무게로 출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적절한 계획의 결과로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빈곤한 상태에서 자라난 사람들이 이후 편안한 삶을 누릴 때 왜 더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가지게 되는가? 한 가지 설명은 심장질환이나 당뇨병과 같은 질환은 태아의 발육기간 중에 암시된 환경이 다른 환경으로 변화될 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진대사 "기관(engine)" 이 함께 모여 있다고 상상해 보라. 만약에 기관에 연료가 부족할 것이 염려된다면, 당신은 즉각 연료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러나 만약 연료가 충분하다면 당신은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심지어 더 빨리 달리기 위해 연료를 빨리 소비할 것이다.


같은 방식이 우리의 신진대사에도 발생한다. 기근 가운데에 발육된 아기들은 연료(말하자면 식량)가 부족한 세상에 대처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Peter Gluckman과 Mark Hanson은 이러한 현상을 “예측된 적응반응(predictive adapted responses)”이라고 불렀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태아는 그들의 환경을 인지하는 방법과 예측될 수 있는 상황에 신진대사 활동을 맞추기 위해 인지된 정보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만약 엄마의 자궁에 필요한 영양분이 부족하다면, 아기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그들의 신체 시스템을 조정한다.


다시 말하면, 아마도 기근 속에서 자라나는 태아들은 연료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을 것이다. 그들이 태어났을 때 기근상태는 끝이 났지만, 그들의 몸은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보다 더 편안한 생활양식을 다룰 준비가 잘 되어 있지 못하다. 예를 들어, 그들의 신진대사는 그들이 풍부한 식생활에서 섭취하는 초과 연료를 소모하는 대신에 만일을 대비해서 저장하려고 할 것이다.


 


절약가설


사람의 몸은 어려운 상황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진화시켜 왔으나. 이러한 생존전략은 보다 더 풍요로운 생활양식을 대하게 될 때 실제로 실패하게 될 수 있다. 이것을 “절약가설(thrifty hypothesis)”이라고 부른다. 많은 연구자들은 인간의 신체가 자신의 신진대사 기관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선조들은 식량부족과 기근을 견디면서 잘 살아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그 때와는 전적으로 다른 환경(식량과잉)에 놓여있어 이로 인한 신진대사의 변화가 질병을 초래할 수도 있다. 우리는 초과된 연료의 저장(비만), 연료의 적절한 처리능력의 상실(당뇨병), 그리고 신체 내 기관을 구축하는 신진대사의 반작용으로 인한 부산물(동맥경화와 심장질환) 등의 방법으로 변화한 환경에 대응한다. 신진대사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우리의 유전자 속에 들어있고, 이것을 “절약유전자(thrifty genotype)”라고 한다. 엄마의 자궁에서 발육하는 동안 아기가 얻는 것을 “절약형질(thrifty phenotype)”이라고 한다. 이러한 요인들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아이들과 우리 자신들이 기본적인 생물학적인 특징을 거스르는 생활양식을 피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프로그래밍 운영 방법


발달기간 중에 어떻게 사람의 몸이 “프로그램” 되어 지는가? 다시 말하면, 영양분과 여러 환경적인 상황이 어떻게 사람의 신체작용의 차이를 만드는가?


∙ 엄마의 영양분과 신진대사가 아기에게 영향을 미친다.


엄마의 몸은 단순히 아기를 키우는 장소가 아니다. 엄마의 몸은 아기의 몸이 어떻게 자라나 바깥 세상에서 어떠한 작용을 할지를 결정하는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 아기에게 전달되는 영양분은 엄마가 먹는 음식, 태반의 크기와 기능수행 정도, 자궁 크기의 성장 정도, 혈관을 타고 순환하는 엄마 몸의 호르몬 수준, 엄마의 몸무게 증가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요인들의 일부분은 유전적인 것인 반면에, 상당 부분은 신진대사 건강에 의해서 부분적으로 통제받는다.


아기가 몸 안에서 자라고 있는 동안, 아기는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해주는 엄마의 신진대사 기관의 효율성에 의존한다. 엄마의 불충분한 영양 상태와 아이들의 신진대사 관련 질병의 위험성과는 분명히 연결고리가 있다. 이러한 건강상의 문제들은 엄마가 영양실조일 때 발생할 수 있지만, 엄마가 비만이나 당뇨병과 같은 과다 영양 상태일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신진대사 건강은 엄마가 아기에게 좋은 영양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아기의 신진대사가 가장 건강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초기의 작은 변화가 후기에 큰 차이점을 만들 수 있다.


프로그래밍의 핵심적인 개념은 삶의 가장 초기에 일어나는 작은 장애가 이후에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육기간 동안 청사진은 다른 신체 기관을 위해서 아주 초기에 설계된다. 심지어 배아가 단지 씨앗의 크기만 할 때에도 그 작은 몸 안에서 모든 주요 기관들의 역할이 이미 정해져 있다.


이때는 단지 세포가 분화되고, 성장하고 점점 더 구체화 복잡화 되어가는 시기이다. 초기단계가 모든 후기 단계의 기초를 형성하기 때문에, 변화나 손상에 대해서 특히 더 민감하다. 건물의 기초를 다질 때 발생한 근본적인 균열이 이후에 문제를 일으키고 그것이 크게 확대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 프로그래밍이 기관의 형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프로그래밍을 확인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특정기관의 성장과 발달을 어떻게 변경시키는지 보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증거를 동물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태아가 영양이 부족하다면 그 몸은 뇌와 같은 중요한 영역으로는 영양 자원을 보내는 반면, 신체의 다른 기관들에게는 가차 없이 대한다. 어느 모로 보나, 아기는 완전하게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아주 작은 기관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 영향은 이후 삶에 허약함이나 질병의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 타이밍이 중요하다


태아의 발달은 완만하고 점진적인 과정이 아니다. 신경계, 소화기관, 호흡기관, 순환기관, 생식 기관들은 그들 자체의 발달 시간표를 따른다. 이러한 각 기관들은 엄마의 영양 상태와 아기의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결정적 시기(critical window)”를 가지고 있다. 이는 삶의 각 단계마다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신체의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엽산은 임신한 여성들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비타민 중의 하나다. 왜냐하면 그것은 신경계통의 발달 단계를 완성시켜주는데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경기관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임신한 사실을 알아채기도 전인 임신의 가장 초기에 발달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임기 여성들에게 임신하기 전에 충분한 엽산을 섭취하도록 권고하는 이유다.


∙ 사람들은 자신들의 환경에 따라 각각 다르게 반응한다.


몇몇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지방의 축적이나 신진대사 문제에 대해서 미리 대처한다. 신진대사의 여러 특성들은 우리가 출생할 때 이미 정해져 있고, 이렇게 프로그램화 된 반응들은 우리의 환경, 생활스타일과 상호작용하면서 건강을 결정짓는다.


작은 아기에게 많이 먹이려고 하는 것은 아기의 자연적인 프로그래밍과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아기들은 그들이 먹고 싶은 양만큼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하고, 그들이 프로그램 된 대로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가설은 검증 과정이 있어야 한다.


바커(Barker)의 가설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많은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것들을 어느 정도까지 믿어야 할까? 가장 처음 나온 연구 결과들은 인류에 대한 흥미 있는 연관성을 보여주었다. 그 이후로 보다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었고, 동물 연구에서는 영양 상태의 변화가 태아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모든 연구 결과들은 태아 프로그래밍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 되었다. 태아 프로그래밍에 대한 의문 중의 하나는 그 규모와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연구들은 극단적인 상황이 프로그래밍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즉, 기근 기간 동안 임신한 여성과 저단백질 혹은 저칼로리의 식단을 제공받은 동물들, 자궁 내 성장 제한이 심한 아기들이 연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칼로리, 단백질 또는 특정 영양분의 미세한 부족이 태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지는 명백하지 않다. 자궁 속에서 성장을 제한받은 태아들이 모두 다 당뇨병, 고혈압 또는 심장질환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아기들도 다양한 환경에서 태어나기도 하며 이것은 인간 발달의 놀랄만한 유연성의 증거이기도 하다.


다른 연구들은 태아 프로그래밍이 건강을 위해서 아주 중요한 것이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가 개입해야할 지점에 대해서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밝혀졌든 태아 프로그래밍과 바커(Barker)의 가설은 건강 유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전반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흔히 질병들이 생활양식과 관련 있다고 말한다. 즉, 과식, 잘못된 음식 섭취, 좌식생활 등 우리 자신의 행태들이 질병을 야기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이러한 질병들을 예방하기 위해서 균형 잡힌 식생활, 운동 그리고 건강한 생활양식을 따라야 한다고 알고 있다. 바커(Barker)의 가설은 우리 삶의 가장 초기 단계도 질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생의 초기 단계의 경험 때문에 어떤 질환의 소인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의 삶에 걸쳐 건강한 습관을 따르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태아 프로그래밍이 질병의 기원에 대한 매우 급진적인 새로운 인식을 제안하고 있는 반면에 임신한 여성들에게 구체적으로 조언을 제시해줄 만한 연구는 아직 미비한 상태이다. 과학적인 의견이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몇 년 혹은 몇 십 년이 필요하다.


반면에 이런 느린 과정은 지금 당장에 답을 원하는 부모들에게 좌절감을 안겨 주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런 과정은 미완성이고, 과장되거나 혹은 잘못된 여러 충고들로부터 부모들을 보호하는데 도움을 준다.


 


태아 프로그래밍의 의미


우리는 아직 태아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으며, 성인 질병의 태아 기원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연구 결과들로부터 분명하게 제시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 건강에 좋은 것을 일찍 시작하라.


태아기는 아기의 양호한 건강상태를 구축하는 중요한 시기다. 태아는 해로운 것에 지극히 민감하고, 발달기간 동안 발생하는 여러 가지 변화들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증거들이 많이 제시되고 있다. 다른 연구들은 또한 영아기와 유아기 때의 영양 상태가 어떻게 이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이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과정 접근법(life course approach)을 주장하고 있다. 이 접근법에 의하면 건강은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는 결정적 기간들이 있는 연속체로 간주되며, 이 연속체 속에는 태아의 발육기도 포함된다.


단지 중년기에 질병을 예방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대신에 우리는 삶의 가장 초기단계에서부터 우리 아이들의 장기적인 건강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건강한 엄마가 보다 건강한 아이를 낳는다.


우리는 임신한 여성들의 음주, 약물복용 혹은 핵심 영양분이 결여된 식생활 같은 행동들이 태어나지 않은 아기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태아 프로그래밍은 충분하지 못한 영양분, 스트레스, 가난 같은 보다 다양한 환경적인 상황들이 잠재적으로 태아 발달과정을 변경시키며 출생 이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임신하기 전에 건강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는 등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라. 임신 이전과 임신기간 중의 시간은 임신의 성공을 담보하고 아기의 발달에 좋은 환경을 제공해줄 건강한 생활양식을 적응시키는 완벽한 기회다.


그것은 단지 섭취해야할 식품 목록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전반적으로 건강한 신진대사가 관건이다.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자신과 아기를 위해서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고, 적절한 비율의 단백질, 지방 그리고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식단으로 음식을 섭취해야 하며, 특히 태아발육기에 충분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적당하면서도 낮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신 중 건강을 유지하려는 당신의 이러한 노력은 임신 이후에도 건강을 지키는 모델이 되며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도 영감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태아 프로그래밍은 엄마를 위협하는 것인가


임신한 엄마들이 태아 프로그래밍에 대한 연구에 대해 들었을 때 가질 수 있는 걱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언론에 의해서 전달되는 태아 프로그래밍에 대한 정보는 엄마들에게 위협적인 것으로 들릴 수 있다. 대부분의 임신한 여성들은 그들의 건강관련 행태가 부모, 가족, 동료, 심지어는 낯선 이들에 의해서도 감시받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태아의 전반적인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커져간다는 사실이, 여성으로 하여금 아이들의 건강상의 문제에 대해서 자책하게 만들거나 혹은 사회가 엄마들을 비난하게 만들 것인가? 바커(Barker)의 가설은 주로 언론에서 “당신의 건강은 당신 엄마의 탓”과 같은 캐치프레이즈 혹은 이와 같은 자극적인 문구들로 소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자극보다는 태아기 건강에 대한 지금까지의 정보를 보다 더 유용하게 쓰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태아 프로그래밍에 대한 현재 연구결과에 의해서 여성들이 상처를 받거나 피해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 대신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통해 여성들이 보다 더 건강한 임신을 위한 정보를 얻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임신 전, 임신기간 중, 출산 이후에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원이나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보장해 줌으로써 이러한 새로운 아이디어에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가 허약체질이나 질병을 초래하는 우리의 행동이나 환경에 대해서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만들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많은 영양학적 건강 문제들이 경제 사회적인 상태, 정신건강, 스트레스 그리고 인종적인 배경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연구는 건강한 엄마가 건강한 인구의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킴으로써 여성들의 건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


여성이 자신의 아기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태아 프로그래밍 : 요약


신진대사는 몸의 엔진(engine)과도 같은 것이다. 여성의 신진대사 건강은 본인의 엔진이 유전적으로 어떻게 디자인 되었는지, 그것이 자궁 내에서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일생 동안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의해 좌우된다. 그리고 다음을 기억해야 한다. 


최근의 연구는 사람의 신진대사는 자궁 속에서 “프로그램”화 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태아 프로그래밍은 성인이 되어서의 건강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출생 이후의 건강상의 문제와 만성질환을 앓을 가능성을 변화시켜줄 수 있다. 


임신기간 중에 건강과 식습관에 대해서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 는 것은 아기가 건강하게 출생하고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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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이대 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로 200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기의 인권을 존중하는 르봐이예 분만을 처음으로 시작한 르봐이예 전도사이다. 그후 프랑스 의사 르봐이예의 <아기 맛사지>를 번역하였으며, 임신과 관련된 영양에 관한 책으로 <임신·출산·영양 가이드>(조윤커뮤니케이션)를 번역하기도 했다. 현재 이대 목동병원 모자센터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임산부에게 매우 친절하고 친정 어머니 같이 다정한 의사 선생님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학문적으로도 매우 우수해 대한산부인과학회를 비롯한 모체태아의학회, 주산기학회에서 다수의 학술상을 수상했다.
이메일 : kkyj@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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